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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여전
육체노동과 글쓰기로 바라본 삶과 세상
양성민
돌베개 2026.03.13.
베스트
사회 정치 78위 사회 정치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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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인생역전보다 소중한 일
세상을 지탱하는 건 코스피와 신축 아파트가 아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작업장에서 흘리는 땀방울이다. 다양한 육체 노동으로 한국사회와 마주한 양성민 저자의 노동 에세이. 힘든 일도 웃으며 견딜 수 있는 힘을 전달한다.
2026.03.31. 손민규 사회정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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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사
머리말

1부 꿈꾸는 배관공

내 나이 마흔여섯
꿈꾸는 배관공
백야
우리 집은 내 손으로
버튼맨 그리고 단순노동
경계에서

2부 신과 함께

퇴근길
신과 함께
면상
진로상담, 터미네이터 그리고 졸업
76년생 나
어느 입학식
자격증 취득기
죽거나 혹은 퇴근하거나

3부 떼인 돈 받아내기

팽이
떼인 돈 받아내기
또, 떼인 돈 받아내기
길고양이도 세상을 뜨고
정들면 고향
Stairway to Heaven
내도 좀 비끼도
아난다여 물을 다오

4부 인생역전 그리고 인생여전

맑은 날의 판초 우의
대기인
좋은 콜 받으세요
슈가포인트
인생역전 그리고 인생여전
1500만 개의 노동일기

맺음말

저자 소개1

시월문학회 동인 조선, 건설, 제조 등 여러 형태의 노동현장에서 일용직이나 단기계약직으로 일하며 살고 있다. 배관기능사, 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자격증이 있지만 주로 보조공으로 일해 왔다. 노동조합 등 노동 및 인권 관련 단체에서도 일했다. 지난 10여 년간 경남 진주시에 살았다. 남강과 진주성 그리고 지리산 둘레길을 사랑한다.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며 한 정당의 당원이고, 시민단체 한 곳과 독립언론사 한 곳의 후원회원이다. 제32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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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54g | 128*200*16mm
ISBN13
9791194442882

책 속으로

명휴命休라는 말이 있습니다. 비가 오거나 태풍이 불어서 작업을 중단하고 하루 휴일을 명령한다고 해서 명휴라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 휴일들은 대개 인위적인 사유가 아니라 하늘의 뜻에 따라 생겨난 것이니, 어떤 신성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삶에 지친 많은 이들에게 오늘 하루 명휴가 있었으면 합니다.
--- p.7

“행님. 제가 요새 너무 생각 없이 일하는 거 같습니다. 분명히 출근할 때는 정말 쪼금만 일해야지 생각하는데 일하다 보면 까먹고 또 열나게 일하게 됩니다. 아…. 생각을 하고 일해야 하는데 생각이 없어, 생각이…. ” 형님이 나더러 정신상태가 글러 먹었다고 했다. “쪼금만 일하겠다고 생각하는 것부터 잘못된 거야. 나처럼 오늘도 절대로 일하지 않겠다고 생각해야지. 생각이 썩었어, 너는.” 그렇다. 근무 태도가 좋아야 한다. 내일 아침에도 눈뜨고 싶다면 말이다.
--- p.34

몇몇 빌런이 정신을 어지럽히긴 했지만 그래도 택배 업무는 나름 매력적인 노동이었다. 무엇보다도 택배는 혼자 하는 일이다. 나는 이 일의 ‘혼자’라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우리 영업소의 기사들은 대부분 중년의 느지막한 나이들이었는데, 그들도 이 일의 장점을 “혼자 일하잖아”라는 말로 표현하곤 했었다. 이곳에선 빨리하라고 재촉하는 이도 없고, 눈치 보아야 할 관리자가 있지도 않고, 책임져야 할 부하들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작업의 속도는 나의 컨디션에 맞추면 된다. 기분 좋은 날은 후다닥 처리해버리고, 좀 피곤한 날은 느릿느릿 쉬엄쉬엄할 일이다. (물론 더 늦게 퇴근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놈의 인간관계의 틈바구니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 큰 매력인 것 같았다.
--- p.90

번쩍번쩍 지직지직 윙윙윙. 터미네이터는 플라즈마 광선을 쏘며 평소와 다름없이 정교한 제품 용접을 진행했다. 용접을 이해하는 나의 눈에는 제법 멋진 광경이다. 하지만 우리 학생들의 표정은 그렇지 못했다. 다들 심드렁한 얼굴이다. 아마도 아이들에게는 낡은 작업복을 입은 나이 든 아저씨가 볼품없는 기계 앞에서 소음과 먼지 연기를 날려대는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듯했다. “야, 아놀드! 쟤네 표정이 왜 저래?” 물었지만 터미네이터는 대답이 없다. 그는 언제나처럼 묵묵히 일하고 있을 뿐. 성실한 근로봇 아놀드는 타인의 평가 따위에 신경을 쓰는 존재가 아니었다. 아이들은 심드렁한 표정 그대로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담당 선생님은 내년에도 또 올 것이라고 한다. I’ll be back!
--- p.102

정기 안전교육을 한 번씩 듣는다. 여기서 안전교육관들은 휴일을 전후해서 조선소 근무자들의 사고가 많은 것에 대해, ‘그들의 정신상태가 해이해져 사고가 난다’는 식의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입버릇처럼 ‘안전불감증’ 탓이라 주장한다. 개인의 문제로 떠넘기는 것이다. 생산 능력을 초월하는 짧은 공기, 중층적 하청 구조, 도급으로 위장한 불법한 파견,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다수 노동자의 처지. 이것이 문제의 핵심이 아닐까?
--- p.129

호구가 수첩을 꺼냈다. 6개월간 출퇴근 시간을 기록한 수첩이다. 노트북을 연다. 엑셀 파일. 출근과 퇴근 시간을 한 칸 한 칸 채워 넣는다. 총 근무시간이 계산되었다. 그리고 식사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초과한 근무시간을 계산한다. 총 연장근로시간이 계산되었다. 그다음 밤 10시 넘어 근무한 시간을 계산한다. 총 야간근로시간이 계산되었다. 총 근무시간과 연장 및 야간 할증 근무를 최저임금을 곱해서 계산한다. 그리고 그 금액에서 지금까지 받은 월급의 합을 제한다. 대략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그리고 주휴를 계산한다. 이리저리 합치니 180만 원가량 된다. 한글 파일을 연다. 진정서. 한 줄 띄우고. 진정인. 피진정인. 주소와 연락처. 진정 내용.
--- p.137

지리산 능선의 저녁노을을 떠올릴 때 그들도 나처럼 행복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비록 하루는 고되었지만, 그 저녁노을은 정말 근사했다고 기억하면 좋겠다. 그들이 일하던 곳이 지리산이 아니더라도 상관은 없다. 어느 도시 공단의 강변 노을과 어느 조선소의 바다 위 노을도 좋을 것이다. 더러는 이곳이 새로운 고향이 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떨어져 나온 나무는 저마다 달라도 한 소쿠리 안에 놓여 함께 익어가는 가을 곶감처럼, 베트남인도 네팔인도 함께 살며 정답게 익어가는 이웃사촌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 어데 고향이 따로 있나. 정들어 살면 그곳이 고향인 것이다.
--- p.172

한 번은 고용보험 가입 이력을 뽑아 보았는데 20여 년 동안 다닌 직장이 두 페이지 반에 걸쳐서 빼곡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다닌 직장이 영세하여 4대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곳이 더 많다는 것입니다. 매사 불평불만이 많고 성격이 모가 나서 그런 것인지 태생적으로 게으르고 참을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나의 인생이 뭔가 안정되지 못한 건 사실인 듯합니다. 공모전에 보낸 다섯 편의 짧은 글들은 저의 노동일기입니다. 지난 시절 저의 노동 부적응기인 동시에 저의 직업 탐험기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너 요즘 뭐 하고 살고 있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글로 정리하고, 노동의 과정에 대한 설명을 좀 보태고, 주변 세상에 대한 저의 의견을 좀 다듬어 본 내용들입니다. 친구들이 재미있게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재미있다고 답해 주어 다행스럽습니다. 무엇보다도 글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일 계속되는 이 고통스러운 출근길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노동과 내 인생의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정리하고 조그만 해답을 하나씩 찾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 p.240

노동은 삶의 본질인가? 그런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노동이 없는 인생도 충분히 근사하며, 노동이 없는 인생이 차라리 더 근사할지도 모르겠다. 노동이 삶의 본질은 아닐지 몰라도, 그것이 삶의 현실이라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어쨌든 우린 먹고살아야 하지 않나.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그 하고 싶은 일이 달성 가능한 목표이며, 게다가 그 일이 먹고사는 문제까지 해결해 준다면 그 사람에게는 고민 같은 건 더 없을 것 같다. 잘 깔아 놓은 레일 위에 얹어 놓은 고속 열차처럼 달려갈 일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생은 사실 그러하지 못하다. 정작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며 해결해야 할 궁극적인 과제는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일’과 동시에 ‘하고 싶은 일이 아닌 일을 견뎌 내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일’, 두 가지인 것은 아닐까?

--- p.254

출판사 리뷰

제32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 수상자
현장노동자 양성민의 첫 번째 책

1500만 명의 노동자가 1500만 개의 노동 현실에서 느낀 경험과 사회에 대한 생각이 있습니다. 그에 대해 모두가 자신의 노동일기를, 자신의 사회 비평을, 스스로의 문학작품을 만들어 보는 세상. 그것이 아름다운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 「1500만 개의 노동일기」 중에서(239쪽)

조선소 물량팀 배관 노동자와 20살 청년 조수의 이야기 「꿈꾸는 배관공」, CNC 공장에서 “버튼맨”으로 일하며 단순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해 본 「버튼맨 그리고 단순노동」 등의 글로 “일상에서 에피소드를 포착해내는 시선이 탁월하고, 무엇보다 재미있으며” “단순노동에서 얻은 통찰을 담담히 이야기하는” “비정규 육체노동자, 현장노동자의 자화상”이라는 심사평과 함께 제32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을 수상한 양성민의 첫 번째 책이다. 수상작을 포함하여, 20여 년 육체노동자로 생활하며 꾸준히 써 온 글들을 추리고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녹록지 않은 노동환경 속에서도, 타협하거나 포기하거나 냉소하지 않고, 힘과 유머를 바탕으로 꿋꿋이 노동하며 살아온 특유의 낙천성을 담아냈다. 스스로가 자신의 현실 속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사회 비평이자 예술작품으로 다듬어낸,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노동일기”다.

육체노동자의 직관과
아마추어 작가의 감수성으로 써낸
인생과 세상의 풍경

비가 오면 쉬는 낭만적인 직업, 한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을 두루두루 구경하며 돌아다닐 수 있는 직업, 가장 단순한 노동에서 가장 복잡한 기술까지 어우러져 사회초년생의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전문기술직까지 포용하는 직업. 건설 노동은 어쩌면 국민 노동이어야 하지 않을까? 청년들에게는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점’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고 경기불안과 구조조정의 시기에 실업의 완충지대로서 기능할 수 있는 노동. 누구에게나 친근한 생활 친화적 노동. 이것이 건설 노동의 가능성이다.
- 「우리 집은 내 손으로」 중에서(43쪽)

경험하고 체화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각, 쓸 수 있는 문장이 있다. 그 점에서 『인생여전』은 평범하면서도 특별하다. 우리 모두의 삶을 지탱하는 수많은 것들을 생산하는 육체노동의 세계는, 의외로 ‘글’과 ‘문장’의 세계와 깊숙하게 접속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각자 존재해 온 ‘육체노동’과 ‘글쓰기’라는 거대한 세계를 작가는 연결한다. 긴 시간 여러 직종의 육체노동에 종사해 오면서 쌓아 온 직관과, 프로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자기 삶의 이야기를 꾸준히 글로 남겨 온 아마추어 작가의 감수성을 결합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여전한 일상에서 행복·꿈·낭만을 기어코 찾아내는 압도적인 ‘재능’의 쾌감”(장일호)은 여기에서 비롯한다. 육체노동의 시선과 아마추어 작가의 글솜씨로 읽어 낸 삶과 세상의 풍경은 친숙하면서도 새롭고, 답답하면서도 아름답고, 분노스러우면서도 다른 무엇에 대한 부러움 없이 살아갈 만한 그 무엇이다.

조선, 건설, 제조, 농업, 장의, 택배, 시설관리…
수많은 체험과 삶이 담긴 진짜 노동에세이

어느 날 문득, 나에게도 동체 시력이 생기는 것이 느껴졌다.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박스들을 스캔하면 주소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오옷, 세상에나. 이게 가능하구나.” 콩알만 한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박스 뒤에 숨은 글씨도, 휙 지나가는 작은 소포의 주소도 쉽게 찾아졌다.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 후에 앞자리 택배의 신께서 한마디하셨다. “오, 이제 잘하는데?”
나도 모르게 쓱 웃었다. 호구들이 원래 칭찬에 약한 법.
- 「신과 함께」 중에서(81쪽)

저자는 ‘지역’(주로 경남)의 수많은 노동현장에서 일을 해 왔다. 배관과 용접 관련 자격증이 있지만, 그와 무관한 일들도 많이 했다. 조선, 건설, 제조, 농업, 장의, 택배, 시설관리 등의 육체노동현장에서 주로 일용직이나 단기계약직으로 일하며 살아왔다. (2026년 3월 현재 한 중학교의 시설관리노동자로 1년 계약하여 일하고 있다.) 『인생여전』에서는 그러한 현장에서의 이런저런 에피소드, 여러 사람들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1부 〈꿈꾸는 배관공〉은 제32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조선, 건설, CNC, 장의 노동현장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명랑하게 서술했다. 2부 〈신과 함께〉에는 노동하는 일상 속에서의 희로애락을 담았다. 택배, 시설관리, 기술대학, 조선 현장의 이야기들로, 전반적으로 유쾌하다. 3부 〈떼인 돈 받아내기〉는 두 차례의 체불임금 받아내기 ‘투쟁’(?)을 시작으로, 현장에서 겪거나 느낀 여러 ‘위험한’ 이야기들을 에두르지 않고 다뤘다. 조선, 건설, 농장 이야기가 담겨 있다. 4부 〈인생역전 그리고 인생여전〉은 노동현장 바깥의 삶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다뤘다. 집 청소, 병원 방문, 영화, 복권에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작가가 인생에서 가장 집중하여 쓴 글 중 하나인 전태일문학상 수상소감문을 담았다.

냉철하지만 냉소하지 않는
유쾌하고 명랑한 노동인생 이야기

부당노동행위는 범죄행위다. 그런데 이걸 실토하는 관리자나 사장은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낌새가 이상할 때는 항상 녹음을 해야 한다. 회사가 불법적인 발언을 할 것 같으면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항상 대화를 녹음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삼권을 부정하는 관리자와 사장이 수두룩하다. … 자, 따라 외쳐 보세요. 녹취의 생활화!
- 「떼인 돈 받아내기」 중에서(139쪽)

안타깝게도 2026년 한국의 노동 현실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육체노동의 현장은 더욱 그러하다. 야간노동을 포함하는 고질적인 저임금 장시간 근무, “죽거나 혹은 퇴근”할 것을 생각해야 하는 (목숨까지 위협하는) 산업재해, 상습적인 임금체불과 이를 받아내기 위한 지난한 과정들, 불안정한 비정규직 고용, 다단계 하청 구조와 불법 파견, 단순노동에 대한 차별적 시선, 이러한 상황에 특히 크게 노출된 이주노동자들의 어려움 등으로, 모두 저자가 처한 노동의 기본 환경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들에 타협하거나 에두르지 않는다. 따질 건 따지고, 앞장서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현장의 동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세상을 냉철하게 보지만 냉소하며 비웃지는 않는다. “웃으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함께 가는”(한승태) 유쾌하고 명랑한 노동인생을 살 수 있는 이유다.

“인생역전이라면 좋겠지만,
인생여전이라도 나쁘진 않다.”

인생이 꼭 무슨 역전 같은 것을 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은 여전할 때도 마찬가지로 행복한 거 아니냔 말이다. 죽거나 다치지 않고 오늘의 일상이 무난히 진행되는 것. 그것 또한 지극한 행복이다. 어쩌면 진짜 로또는 아무 사고 없이 계속되는 오늘의 일상일지도 모른다.
인생역전이면 좋겠지만, 인생여전이라도 나쁘진 않다.
- 「인생역전 그리고 인생여전」 중에서(238쪽)

노동이라는 “삶의 현실”을 기본으로, “정직하게 절망”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희망과 행복을 말하는 유쾌함과 명랑함은 결국 “여전할 때도 마찬가지로” 나쁘지 않은 인생으로 이어진다. 육체노동을 본업으로 하면서도 (굳이 출판을 전제하지 않은) 글쓰기를 계속해 온, 앞으로도 그리 살아갈 아마추어 작가의 첫 책은 특유의 독특함으로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다. 명랑하면서도 유쾌한 새로운 작가의 탄생은, 곳곳에 숨어 있을 “1500만 개의 노동일기”를 예비한다. 누구나 나의 삶을 기록하고, 우리의 삶을 고민하고, 함께 읽고 함께 쓰는 일상 속의 풍부한 아마추어의 세계 확장은, 곧 우리 모두의 세계와 지평을 건강하게 확대하는 것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보약을 먹은 듯한’ 건강한 느낌을 주는, ‘여전한 지금의 인생’을 끝내 긍정하는 책 양성민의 『인생여전』을 많은 독자와 함께 하고 싶은 이유다.

추천평

매 페이지마다 힘과 유머가 가득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책의 매력을 온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나 역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노동에 대해서 이야기했지만 내가 종종 머뭇대고 주저앉았던 바로 그 지점에서 작가는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유쾌하고 명쾌하게 짚어 낸다. ‘내가 저걸 썼어야 하는 건데’ 하고 속이 쓰렸던 구절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 한승태 (작가, 『고기로 태어나서』 『어떤 동사의 멸종』 저자)
양성민은 정직하게 절망하면서도 냉소하지 않는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여전한 일상에서 행복·꿈·낭만 같은 단어를 기어코 찾아내는 이 압도적인 ‘재능’에는 쾌감이 있다. 에두르지 않고 직진하는 이야기의 마디마다 명랑함이 깃들어 있다. 그 사이로 자꾸만 끼어드는 희망을 당신도 알아채 주었으면 좋겠다. - 장일호 (『시사IN』 기자, 『슬픔의 방문』 저자)

리뷰/한줄평7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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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0.0 한줄평 총점

AI가 리뷰를 요약했어요!?

『인생여전』은 대화와 입말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작품으로, 경상도 현장감을 잘 살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버튼맨 에피소드에서 등장하는 대화들이 인상적이며, 낭패스럽고 민망한 상황에서도 동료들의 놀림에 구김살이 없는 모습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이 책은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와 갈등을 겪으면서도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웃고 힘든 일을 버티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있어, 대화와 입말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양성민 작가의 "인생여전"은 육체노동과 글쓰기를 통해 삶과 사회를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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