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장 갈아마셔 패밀리와 박조태
2장 달 교육관리부 3장 왕땡버거 4장 박수혁 vs. 임굴라 |
이규락의 다른 상품
|
모든 일에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학교 폭력은 선사시대부터 존재하지 않았을까? 인류가 태동했을 때부터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관습 중 하나가 아닐까? 잘나가는 원시 부족의 자식이 그렇지 못한 부족의 자식을 움막으로 끌고 들어가 뗀석기 좀 넉넉히 가져오라며 때리기 시작한 게 지금의 학교 폭력으로 이어진 건 아닐까 말이다. 그렇게 오랜 전통이 존재하지 않고서야 22세기까지 학교 폭력이 있을 수 있겠는가.
--- p.8 나는 이 시간을 대비해 저녁 식사 시간에 급식실에서 쇠숟가락을 슬쩍 주머니에 넣어 왔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쇠숟가락을 그대로 입에 넣었다. 숟가락은 과자라도 된 것처럼 내 이빨에 부스러졌다. 부스러기는 곧 젤리처럼 물컹거리는 고체로 변했다. 몇 초 후 나는 입에서 물줄기를 뿜어 바닥에 토해 내기 시작했다. 김연지는 깜짝 놀라서 외쳤다. “박수혁, 너… 설마 나랑 같은 능력이 발현된 거야?!” 그렇다. 김연지는 물건을 입속에 넣어서 물줄기로 바꿀 수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게… 내가 다른 아이들의 능력을 잠시 빌려서 쓸 수 있는 거 같아.” --- pp.16-17 “어… 그러니까 제가 뭘 해야 한다고요?” 나는 오천 번째 되묻는 중이었다. 이혜지 팀장이라는 사람의 말에 따르면, 달 교육관리부에 달의 도시 곳곳에 존재하는 모든 문스쿨에서 아이 한 명씩을 선발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그리고 그렇게 선발된 아이들은, 새로운 깡패가 되어 진짜 깡패들을 해치우고 학교의 도덕 질서를 다시 세워야 했다. 말하자면 정의로운 깡패가 되라는 것이었다. --- p.32 “옛날에 박조태가 그랬던 것처럼 뭐, 애들 돈 뜯고 다니고 그럴 건 아니지?” 당연히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연지는 내 책상에 다가와 이 학교의 새로운 1인자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냐고 대놓고 물었다. 김연지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내 책상 앞에 앉았다. 나는 옆자리의 임굴라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임굴라는 그저 실실 웃으며 김연지를 부추겼다. “그러게, 우리 싸움 잘하는 미스터 1인자 씨는 어떻게 하고 싶을까?” “설마, 예전처럼 아무것도 안 하지는 않을 거지? 나쁜 녀석들을 제압할 힘이 있다는 걸 스스로 알고도? 뭔가 생각이 있겠지?” --- p.67 김연지는 한숨을 푹 토해 내더니 내게 개인 단말기를 들이밀었다. 입체 영상 하나가 단말기 위로 떠올랐다. 문스쿨 아이들이 복도에 늘어서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욕을 해 대며 뛰어다니는 영상이었다. 복도 저 끝에서 누군가 걸어오자 떠들어 대던 아이들이 전부 입을 다물더니 곧 일사불란하게 주변에 흩어진 쓰레기를 줍고, 서로에게 칭찬하는 말을 내뱉고, 질서 있게 복도를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잠시 뒤 화면에 복도에 나타난 그 누군가가 선명하게 보였다. 바로 나, 박수혁과 스티커 부대원들이었다. “넌 이게 정상 같냐?” ‘와, 당연히 아니지. 우리가 보는 데에서만 애들이 착한 척한다는 거잖아?’ 나는 단속반 녀석들한테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보고를 올리라고 윽박지를 작정이었다. “…애들이 숨 막혀 하잖아. 이 정도는 허가해 줘야지.” 나는 속마음과는 다르게 이렇게 말했다. 87-88쪽 “사람의 마음은 남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엄마가 말했었다. “그건 우리가 키우는 동물의 마음도 마찬가지야.” 수 년 전, 그러니까 엄마가 내게 왜 자신이 로봇 펫의 마인드 제작자가 되었는지 설명하면서 한 이야기다. 나는 처음엔 엄마가 로봇 펫의 마인드를 맘대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자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로봇 펫도 똑같아. 내가 마인드를 만드는 이유는 우리가 만들어 낸 존재들이 어디로 향할지, 어떠한 존재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야. 나는 로봇 펫들이 그저 명령에 복종하도록 만들진 않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음을 잘 설계하는 일을 하는 거야. 자기 마음속 내용은 자기 스스로 채워 나가는 거지. 자유롭게.” --- pp.121-122 |
|
‘만약’에서 시작된 쫄깃하고 맵싸한 이야기, 라면소설의 다섯 번째 작품 『학교 침공 보고서』가 출간되었다. 『기니피그의 뱃살을 함부로 만지지 말라』, 『울트라 소시지 갓』 등을 통해 수준 높은 B급 개그와 블랙 코미디를 선보여 온 이규락 작가는 이번 신작 『학교 침공 보고서』에서도 유쾌한 웃음 뒤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기이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는 2135년의 달 문스쿨, 무사 졸업만을 바라며 친구를 향한 괴롭힘에 침묵하던 수혁이 어느 날, 모두를 때려눕힐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며 일어나는 이야기로, 폭력이 만들어 낸 것이 평화라면 그 폭력은 정당하다 말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모습을 담았다. ‘나에게 갑자기 강한 힘이 생긴다면’이라는 상상에 쉽사리 답할 수 없는 윤리적 질문을 녹여 낸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소설이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을 멈출 수만 있다면, 그 방법이 폭력이어도 괜찮은 걸까? 2135년 달 문스쿨, 초능력자들 틈에서 아무 능력 없이 태어난 수혁의 꿈은 오직 하나, 무사 졸업이다. 친구 충호가 일진 무리인 ‘갈아마셔 패밀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든 말든, 수혁은 그저 침묵하며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쓸 뿐이다. 하지만 운명은 수혁의 편이 아니었는지, 어느 날 타인의 능력을 복제하는 힘이 발현되고, 수혁은 달 교육관리부로부터 뜻밖의 지시를 받는다. 바로 갈아마셔 패밀리 같은 학교의 깡패들을 제압하는 ‘정의로운 깡패’가 되라는 것. 달 교육관리부의 요원들, 그리고 의문의 전학생 임굴라의 도움으로 깡패들을 해치우고 학교의 1인자가 된 수혁은 더 선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착한 어린이 스티커 작전’을 전개한다. 스티커를 받기 위해 아이들은 수혁의 눈치를 보며 선한 행동을 이어가고, 학교는 겉보기엔 괴롭힘 없이 평화로운 곳으로 변모한다. 하지만 충호의 한마디가 수혁을 멈춰 세운다. “겉으로 보면 많이 달라지긴 했지. 근데… 눈치 보는 건 전과 똑같잖아. 예전엔 갈아마셔 패밀리였고 이제는 너희들 눈치를 봐야 하니까!”(91쪽) 수혁은 고민한다.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괴롭힘을 멈췄지만, 폭력을 이용한 방식이 정말 맞는 방식이었는지를. 수혁의 폭력을 멈춰 세운 질문은 독자에게도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쫄깃한 상상, 맵싸한 재미! 뜨인돌출판사 청소년 소설 시리즈의 새 얼굴 ‘라면소설’ 청소년 장편 소설 시리즈 ‘비바비보’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뜨인돌출판사가 ‘라면소설’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인다. 라면소설은 만약(IF)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 시리즈다. 톡톡 튀는 재미와 명확한 메시지로 청소년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비바비보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체급을 줄였다. 한 손에 들어오는 아담한 판형과 100페이지 내외의 알찬 이야기로 진득한 독서가 어려운 청소년들이 느낄 부담을 덜었다. 나아가 추리, 판타지, SF 등의 장르 문학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며 비바비보로 단단하게 다진 뜨인돌출판사만의 내공을 십분 발휘한다. 텍스트의 시대에서 이미지의 시대로 넘어간 지 오래나, 텍스트가 지닌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그래서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오래 집중하는 건 어렵고, 책을 펼치는 건 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라면소설은 독자들의 그러한 마음과 생각을 고려한 작품들로 ‘독서 맷집’을 키워 주고자 한다.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교사와 학부모들에게도 이 시리즈는 만족스러운 한 권이 될 것이다. 쫄깃한 상상력과 맵싸한 재미로 글이 주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면, 바로 이 시리즈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