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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들-외로운 사람 _ 007괜찮은 사람 _ 041호수-다른 사람 _ 075니꼴라유치원-귀한 사람 _ 117당신을 닮은 노래 _ 159눈사람 _ 191방 _ 225굴 말리크가 기억하는 것 _ 257해설 | 황현경(문학평론가) _ 297모르는 사람초판 작가의 말 _ 319개정판 작가의 말 _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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カン.ファギル
강화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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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처럼 감정에는 실체가 없고,진정한 전율은 그로 인해 시작된다강화길만의 또하나의 성취는 여성의 현실을 쓰는 리얼리즘 소설과 장르문학 사이의 교량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강화길이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1인칭 시점은 전지적 시점과 달리 소설의 주인공으로 하여금 누군가 정보를 차단하고 사고를 마비시켜 자신을 위험에 빠뜨리려 하는 듯한 불안을 느끼게 한다. 그 불안에는 그의 삶에서 비롯된 납득 가능한 맥락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실체가 없다. 강화길 소설은 이 실체 없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하지만 지극히 일상적인 감정을 합리적으로 설계된 소설의 함정 속에 빠뜨려 전율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것이 강화길 소설을 (고딕) 스릴러·호러로도 분류하는 이유다.좋은 집에 얹혀사는 처지인 두 여자와 집주인 여자 간의 은밀한 소외감 및 배척되고 내쫓기지 않으려는 욕망과 파국을 그리는 「벌레들―외로운 사람」, 결혼이라는 인생의 대사건을 앞둔 여성의 불안을 겉보기에 무척 훌륭한 신랑감이지만 미스터리한 구석이 있는 남성에 대한 의구심과 병치하며 증폭하는 「괜찮은 사람」,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어온 폭력의 에피소드를 겹쳐나가며 이에 대한 목소리가 정말로 ‘예민한 여자들의 문제 제기’일 뿐인지 묻는 「호수―다른 사람」, 신분 상승의 욕구를 지닌 여성에게 덧씌워지는 얼룩진 소문과 그럼에도 욕망 실현을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여자들의 기이한 에너지가 들끓는 「니꼴라유치원―귀한 사람」은 이른바 ‘사람’ 연작을 이루며 너무나도 일상적인 상황 속에서 포착한 서스펜스를 인물의 심리를 경유하며 강화하는 강화길의 시그니처를 소개한다.또한 작가의 데뷔작인 「방」을 비롯해 「당신을 닮은 노래」 「눈사람」 「굴 말리크가 잃어버린 것」 등의 단편에서는 강화길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보하기까지 거쳐온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오염된 도시에서 신체를 소모시키며 새로운 삶을 위한 자금을 모으고자 노동하는 두 여성 연인의 모습을 담은 「방」은 시간이 흐를수록 디스토피아 소설로서 핍진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모계유전에서 비롯한 여성질환을 매개로 비참함과 애정으로 더욱 끈끈히 얽매이는 모녀를 그린 「당신을 닮은 노래」는 강화길이 주목하는 ‘여성의 몸’이라는 또다른 주제의식이 피어난 씨앗이다. 불행에 무뎌지기 위해 자아를 분열시키는 어린이 화자가 등장하는 「눈사람」, 이미 끝나버린 사랑을 되짚는 두 연인의 정처 없는 경로를 따라가는 「굴 말리크가 잃어버린 것」에서 비극의 풍경을 그리기 위해 풍부하게 쏟아지는 환상적인 이미지는 강화길의 뛰어난 묘사력과 표현력을 상기시킨다.강화길의 첫 소설집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조명하는 이번 개정판은 초판과 상당 부분 변화를 주었다. 강화길 소설의 문학적 가치가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새로운 순서로 작품을 재배치했으며, 세 편으로 구성되었던 ‘사람’ 연작에 「벌레들」을 포함시키고 그 일환으로 작품에 ‘외로운 사람’이라는 부제를 새로 달았다. 『화이트 호스』 『대불호텔의 유령』 등 영미 고전소설의 외양을발전시켜 호평받은 표지 디자인을 적용하여 강화길의 초기 단편 또한 한국문학의 새로운 클래식으로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괜찮은 사람』 개정판 출간으로 말미암아 문학동네에서 선보인강화길의 대표작 세 권이 하나의 계열을 이루며 모인 셈이다. 강화길 소설세계로 입장하는 첫 관문인 『괜찮은 사람』 개정판은 작가의 오랜 팬에게는 신선하고도 애틋한 읽기의 즐거움을, 가를 새로이 알게 된 독자에게는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는 젊은 작가의 첫 시도들을 경험하는 기쁨을 줄 것이다.2016년 이 첫 소설집을 펴낼 때는 ‘작가의 말’을 쓰지 않았다. 패기가 좀 있었다. 허세도 있었고. 이 책에 실린 소설들에 대한 반응 자체가 내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내가 어떤 말을 보태는 것이 사족이 될 것 같았다. 내 목소리보다, 작품이 더 우선으로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셜리 잭슨의 글귀에 기댔다. 그러니까 사실은 꽤나 쫄아 있었던 것 같다.사실은 지금도 그렇게 뒤죽박죽인 채로 살고 있다.쓰고 있다. _강화길, 「개정판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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