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은미 김춘영작가노트 | 박정윤리뷰 | 최윤 인간이 드러나는 기이한 통로들강화길 거푸집의 형태작가노트 | 숙면의 시간리뷰 | 강지희 고통과 허기로 조형한 거푸집의 빛김인숙 스페이스 섹스올로지작가노트 | 공간과 우주리뷰 | 구효서 망측罔測―헤아릴 수 없음김혜진 빈티지 엽서작가노트 | 삶을 탐구하는 작업리뷰 | 조경란 해석과 설명배수아 눈먼 탐정작가노트 | 엠마오로 가는 길리뷰 | 김미정 홀연 반짝이는 순간, 에 대한 메모최진영 돌아오는 밤작가노트 | 그리고 다시 시작해리뷰 | 김화영 주어主語의 귀환을 위한 모험황정은 문제없는, 하루작가노트 | 후기後記리뷰 | 소영현 부정적인 것과 함께 살아가기
|
裵琇亞
배수아의 다른 상품
金仁淑
김인숙의 다른 상품
黃貞殷
황정은의 다른 상품
崔眞英
최진영의 다른 상품
최은미의 다른 상품
カン.ファギル
강화길의 다른 상품
김혜진의 다른 상품
|
『2025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에 주목하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적극적으로 가져와 소설 중심에 두는 이야기로 가득하다.「거푸집의 형태」는 이모와 조카라는 방계혈족을 필두로 고딕서사를 맹렬히 이끌어간다. 큰이모, 외할머니, 엄마, 이모, 조카가 애증으로 뒤얽혀 “돌봄노동과 감정노동의 수렁 속에서 몸부림치며 끝내 독해지는 존재는 여성들뿐”(강지희 리뷰)임을 내보이고 여기에 자기혐오와 사랑받고자 하는 절박함이 겹쳐지며 강렬한 울림을 준다. 이 작품을 통해 강화길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은 무엇인지 당당히 보인다.「스페이스 섹스올로지」는 그간 한국 소설에서 드물었던, 다소 뻔뻔하고 사랑에 쉽게 빠지는 엄마가 등장한다. 사기를 당하고 딸의 집에 얹혀살며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 엄마는 소설 내내 망측함과 삶의 무서움을 이야기한다. 모녀 서사에서 시작해 “인생의 무서움을 견디며 살아가는”(심사평) 일로 이어지는 이 유려한 흐름을 김인숙은 능숙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낸다.「빈티지 엽서」는 이 사회에서 ‘선의’와 ‘친절’이 가능한지 물으며 시작한다. 헬스장에서 만난 두 인물이 헬스 트레이닝과 엽서 읽기라는 행위로 친절을 주고받지만 그 사이로 추측과 오해가 난입하며 관계를 그만두기로 한다. 소설이 진행되는 동안 엽서 읽기는 단순히 문자를 해석하는 것이 아닌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행위로 뻗어나간다. 김혜진은 “이상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일상을 지키고 싶은 마음”(조경란 리뷰) 사이를 고요히 오가며 묵직한 여운을 남기고 우리에게 ‘용기’란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눈먼 탐정」은 가히 독보적인 색을 띤다. 배수아는 이번에도 고유한 특색을 내세우며 그만의 강렬한 소설세계로 잡아끈다. 소설은 유사한 장면과 모티브가 겹쳐지며 반복되는 구절, 그곳에서 피어나는 섬세하고 예민한 감정들이 한데 뒤섞여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그리하여 “약간의 불안과 설렘을 감각하며 낯선 세계의 윤곽을 더듬어보는 사건”(김미정 리뷰)으로 소설을 받아들이는 새롭고 신비한 체험에 초대된다.「돌아오는 밤」은 2024년 겨울 우리에게 가장 문제적이었던 12?3 계엄 사태를 전면에 내세운다. 계엄 당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아무도 없는 거리에 갇혀 정신적?물리적 폭력을 당하는 화자는 그날 밤 공포에 그대로 노출되었던 시민들을 떠올리게 한다. 도움을 청할 곳도 없이 방전된 핸드폰과 덩그러니 남은 화자는 소설의 도입부터 짙게 맴도는 죽음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허나 상황에서 계속 소외되어 있던 화자를 다시 “주체로 귀환”(김화영 리뷰)시키고 삶을 추구하게 하는 방식으로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이는 필시 같은 밤을 겪은 이들에게 전하는 최진영의 위로이기도 할 것이다.「문제없는, 하루」 역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집단 학살을 중심으로 가장 최신의 사회문제를 소설 곳곳에 배치해두었다. 학살 등은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쯤으로 치부해버리고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려는 화자는 기후 문제로 업무에 영향이 생기면서 이 세상의 폭력성이 이미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모두 연관되어 있음을 깨닫기 시작한다. 자칫 전 지구적 문제를 한낱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빠지기 쉬우나 소설은 긍정도 부정도 아닌 곳으로 방향을 돌린다. “부정적인 것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선언만으로도 다른 곳을 향해 나가기 시작한 것은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하”(소영현 리뷰)는 황정은식 희망은 이 작품을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소설로 자리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