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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사랑이 아무리 힘겹더라도1장 할머니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쇠스랑개비 꼬맹이나이는 200살, 고향은 구산리할머니, 다이죠부!기저귀 사수 작전이가 없으면 잇몸으로식사시간의 기쁨과 슬픔이빨도 없는데 이를 어떻게 닦아?이래뵈도 난 월반한 여자야!할머니, 다이죠부, 스미마셍뱀을 먹을까, 도마뱀을 먹을까할머니는 기우제 점술가화투꽃이 피었습니다모조리 씻겨 내려가기를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퍼즐 지옥에 빠진 날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농담과 진담 사이휴지 뜯기 신공기다림의 지루함신성한 국방의 의무감으로사실은 사랑이 고팠던 것이다1만 년 만의 나들이야옹 하니 야옹 하지비둘기를 부리는 법할머니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2장 모든 쇠락해 가는 것에는 이유가 없다코로나19가 지나간 자리모든 쇠락해 가는 것에는 이유가 없다천근만근 눈꺼풀할머니의 할머니가 죽는 법식사 거부가 말하는 것들양치의 고단함기저귀의 역습황금 빵 부스러기설사와 자존감벽에 똥칠한다 것키위가 고맙다그 곱던 봉숭아 손톱은 어디 가고긁어도 긁어도치이익, 찰싹요양원의 유혹이 동굴에도 끝이 있을까노화의 전염걸레는 죄가 없다우울한 분노200살 할머니의 미소100살 찍고 200살로삼숙이3장 200살 할머니의 마지막 100일잃어져 가는 것들기억의 증발무슨 죄가 이리도 많아서내가 온 곳으로 가고 싶어할머니가 미워했던 사람들용서한다고! 됐지?자책하는 밤할머니의 오른발급히 응급실행나른하고 분주한 병원 생활이러지도 저러지도또 다른 기다림의 시작엄마 간병인마지막 안간힘그날 밤빛을 따라 가요머리와 가슴 사이할머니의 죽어금니 꿈49일의 기적나오며 기억은 영원히 기억된다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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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스랑개비 꼬마 숙녀가어느덧 100살이 되었을 때아침에 눈을 뜨면 저자가 이부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맨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바로 할머니 방으로 건너가 할머니 귀에 대고 가만히 속삭이는 일이다.“쇠스랑개비 왔냐?”쇠스랑개비는 100년 전 할머니가 아기였을 때 옆집 할아버지가 붙여 주었던 별명이다. 지금도 할머니는 쇠스랑개비라는 말을 들으면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하루를 웃으며 시작하게 하는 말, 쇠스랑개비다. 하루가 웃음으로 시작되었다고 해서 하루종일 집 안에 웃음이 넘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사실 하루의 대부분은 지극히 현실적인 돌봄으로 채워진다. 아침식사를 하고 양치질을 하는 것부터 난관의 시작이다.“이빨도 없는데 무슨 이를 어떻게 닦아?”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화장실로 모시고, 기저귀를 갈고, 끼니마다 식사를 챙기고, 질리지 않게 다양한 놀이를 하며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는 나날이 이어진다. 사실 이런 식의 관계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진짜 관계”에 가까울 수도 있다. 저자는 말한다. 할머니와의 관계는 따뜻하거나 아름답기만 하지는 않았다고. 그러나 오래 붙어 지낸 시간만큼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고.늙어 간다는 것은조금씩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사람은 늙는다. 기억이 희미해지고,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어제 할 수 있던 일이 오늘은 불가능해진다. 저자의 할머니 역시 조금씩 변해 간다. 자식들에게 폐를 끼친다며 스스로를 짐짝처럼 느끼기도 하고,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휴지 뜯기뿐이라며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저자는 할머니의 그런 모습을 외면하지 않는다. 노년을 미화하지도, 감동적인 이야기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사람이 늙어 가는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그리고 그 곁에서 묵묵히 시간을 함께 건넌다.저자는 하루에도 열 번 넘게 할머니를 화장실로 모신다. 할머니를 들어 옮길 때마다 몸의 무게가 온전히 전해진다. 그 무게는 단순한 체중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쌓여 온 무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무게가 그리 버겁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할머니의 몸무게가 늘었을 때 저자는 기쁨을 느낀다. 그것은 할머니가 건강하다는 신호이자 자신이 잘 돌보고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돌봄의 노고가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돌봄을 숭고한 희생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저 지극히 평범한 하루들이 어느새 사랑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줄 뿐이다.기억을 기억하는가장 우아한 방법100살을 넘어 사람들에게 “200살”이라고 말하며 웃던 할머니. 그 농담 속에는 삶을 향한 의지와 유머가 함께 들어 있었다. 그러나 할머니의 그날은 기어코 오고야 만다. 어느날 밤, 새로운 기다림이 시작된다. 할머니의 가녀린 숨이 들락날락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끊어질 듯 이어지던 숨이 한동안 반복되었다. 저자는 할머니의 배를 쓰다듬으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편하게 떠나라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발목을 잡는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풀어낼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속닥이며 할머니의 마음을 안심시킨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말을 전한다.“두려워하지 말아요. 앞에 빛이 보이면 빛을 따라가요.”새벽 1시 30분, 할머니는 비로소 마지막 숨을 거두며 100년 넘게 할머니가 살아낸 삶은 끝난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거기서 끝나지는 않는다. 비록 사람의 육체는 떠나지만 함께 보낸 시간은 사라지지 않고 이야기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한 사람을 오래 사랑했던 기억에 관한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군가의 할머니 이야기를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자신의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다시 만나게 된다. 『나의 200살 할머니』는 미소 지으며 읽기 시작했다가 어느새 눈물을 닦게 되는 책,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문득 당신의 마음속에 잊혀졌던 한 사람이 떠오르게 되는 책, 기억을 기억하는 가장 우아한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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