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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감_07
검은 점_11 작가의 말_87 작가 인터뷰_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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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 연기가 시야를 가로막았다가 흩어지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연기에 가려진 것이 기태의 얼굴인지, 나의 시선인지에 대해. 무엇이든 크게 중요하진 않았다. (13쪽)
사실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았다. 이건 나에게 벌어진 일이 아니었으므로. (18쪽) “사람이고 식물이고 적절한 때의 관심과 무관심이 필요한데, 다들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25쪽) 걱정하지 마. 누구에게나 있는, 그냥 흔한 점이야. 기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있는 그대로 말하고 싶지 않았다. 때로는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 것이 현재를 유지하기도 하니까. 어떤 사실은 많은 것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37쪽) 나는 입을 다물고 세상과 나 사이에 선을 그었다. 잘못이 없어도 잘못이 될 수 있다는 것. 아무리 말해 봐야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는 것. 가볍지 않은 소란을 통해 내가 깨우친 교훈이었다. (47쪽) “글쎄. 중요한가. 아니면 아닌 거지. 솔직히 저런 식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 아니겠어?” (60쪽) 댓글의 댓글들이 이어지면서 추측은 사실이 되어 갔다. 빈약한 근거에 의존하여 진짜인지 알 수 없는 사실은 원초적인 비난으로 이어졌다. (61쪽) 들리는 말 중 화영에 관해서는 그 어떤 것 하나 사실인 것이 없었다. 나는 너희들이 말하는 것들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러려면 그 모든 거짓된 사실의 시작점부터 말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시작점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조차 헷갈렸다.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했다. 어차피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볼 뿐, 타인의 진실 따위 궁금해하지도 않을 테니까. (8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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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있는, 그냥 흔한 점이야.
피해와 가해, 진실과 소문, 연대와 침묵 사이에서 드러나는 사회적 폭력의 구조 개인의 상처가 타인을 향한 폭력으로 번지는 과정을 바라보는 서늘한 시선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선택,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 당선작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 당선작 다섯 편 중 한 편인 이은지 작가의 소설 〈검은 점〉이 모노스토리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어린 시절, 수치스러운 폭력을 당하고도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오히려 소문의 희생자가 됐던 무영. 무영의 아픈 상처는 ‘검은 점’으로 남아 그녀의 삶의 태도를 침묵과 무관심으로 만들었다. 그런 무영은 회사에서 상사의 추행에 당당히 맞서는 동료 화영에게서 자신과는 다른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과 동조의 감정을 느끼고 그녀를 지지한다. 하지만 자신의 애인과 화영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 무영은 화영을 향한 분노와 배신감에 휩싸이고, 결국 화영을 무너뜨리는 비틀린 선택을 하고 만다. 〈검은 점〉은 개인의 트라우마와 사회적 폭력이 어떻게 연결되고 재생산되는지를 서늘한 시선으로 탐색하는 작품이다. 소설은 이러한 과정을 직장이라는 일상적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직장 내 성희롱, 익명성 뒤에 숨은 집단 폭력, 피해자를 향한 의심과 낙인, 그 과정에서 흐릿해지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의 밀도 높은 서술을 통해 독자의 눈앞에 핍진하게 펼쳐 놓는다. 〈검은 점〉은 2026 모노스토리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서사와 인물, 그리고 주제의식이 고르게 완성도를 성취하고 조화를 이뤘다는 평을 받으며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선택을 받은 작품으로, “개인적 트라우마와 사회의 구조적 여성혐오가 연결되는 서사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모노스토리] 모노스토리는 이스트엔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단편소설 시리즈입니다. ‘단 하나의 이야기, 단 하나의 울림’이라는 컨셉으로 한 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해 짧지만 깊이 있고, 가볍지만 밀도 있는 단편소설의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모노스토리의 작지만 선명한 목소리에 독자들의 세계가 진동하고 확장되기를 희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