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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고, 실망하고, 깨지면서 자라는 아이들
『우리 아파트에 염소가 이사 왔다!』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염소와 낯선 존재를 맞닥뜨린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해솔이의 심리와 감정을 섬세하게 따라갑니다. 오갈 데 없는 흰바람을 데려온 해솔이는 그저 흰바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소망뿐이었지만,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힙니다. 믿었던 엄마 아빠도 쉽게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였지요. 해솔이는 염소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못마땅하고, 아파트에서 왜 염소를 기를 수 없는지 따져 묻고 싶고, 그런 어른들을 만날 때마다 투덜대기도 했지만, 점차 상대방의 입장을 듣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염소 우리보다 더 시급한 것이 어르신들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게이트볼장인 것처럼 말이죠. 또한 해솔이는 당연히 흰바람도 아파트에서 살기를 원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줄이 풀린 채 자유로이 뛰어다니는 흰바람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이 언제나 옳고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해솔이가 조금씩 어른스러워지고,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할 줄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 것은, 어쩌면 흰바람을 외면하지 않고 직접 데려오기로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만약 흰바람을 방관했다면, 주민들이 염소와 함께 사는 문제를 고민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고, 흰바람이 어떻게 되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었겠지요. 이 작품은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선택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해솔이라는 아이를 만나는 동화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들은 주변의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내가 해내고 싶은 일에서의 나의 역할을 한 번쯤 생각해 보며, 직접 부딪혀 보는 경험이 얼마나 값지고 내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일인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실망과 실패 속에서도 의지와 희망을 놓지 않으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세상에는 정말 많다는 메시지 또한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합니다. 돌봄의 서사 속 사람과 생명,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작은 용기와 사랑으로 피어난 봄바람 같은 이야기 생명은 소중하고, 특히 약한 동물을 존중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건 잘 알지만 이를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생명과 함께한다는 것은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흰바람이 푸르미 아파트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은 해솔이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진 일은 아닙니다. 곁에서 도와준 친구 하준이와 민지, 동네 길고양이를 챙기는 다정한 요미 언니, 해솔이 일이라면 앞장서서 돕는 103동 동 대표 아줌마, 노인회장 할머니 같은 어른들이 있었고, 결국 아파트 주민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책임을 나누었기에 흰바람이 아파트의 새로운 주민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염소로 인해 혹시 생길지도 모를 사고와 변수에 대해 달갑지 않은 마음과 불편함이 있었지만, 기꺼이 마음의 자리를 내어 준 것이지요. 흰바람은 이제 해솔이만의 염소가 아닌, 푸르미 아파트가 함께 돌보는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돌봄 속에서 살아가고, 또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갑니다. 이 책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한 사람의 마음이나 의지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 각자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 이해하며, 양보하고 책임을 나누어 갖는 과정이라는 것을 담백하게 보여 줍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도 우리를 지탱해 주는 것은 서로를 향한 관심과 배려입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상대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이 공동체를 이루게 합니다. 밤낮없이 북적이지만 교감과 유대가 사라진 도시라는 차갑고 외로운 공간에 작은 염소 한 마리가 찾아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아이와 염소의 진한 우정을 넘어, 작은 생명 하나가 일상에 불어넣은 따뜻한 바람을 흠뻑 느껴 보길 바랍니다. 교과 연계 3-1 국어 3. 짜임새 있는 글, 재미와 감동이 있는 글 | 3-2 국어 4. 서로 존중하며 대화해요 3-1 사회 1. 우리가 사는 곳 | 4-1 국어 2. 서로 다른 의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