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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원으로 난 오솔길
2. 소리의 바다로 3. 손님들 4. 얼음과 강철의 도시 5. 다시 소리의 바다로 6. 천둥 같은 침묵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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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예감이 현실로 드러나거나, 자신의 생각이 저절로 다른 사람에게 전해졌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거예요. 아마 사람들은 그것을 우연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그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랍니다. 혼란스러운 상태만 진정된다면 인간의 마음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원래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마음은 무선 통신기 rodio cummunicator처럼 자신의 생각을 보내고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지요. 또 그 과정 속에서 서로의 잘못된 생각을 교정하기도 하고요.'
--- p.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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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마를 생각했다. 마마가 만든 푸른 밤안개는 기억의 집과 소리의 바다와 온 세계를 감쌌다. 그 부드럽고 축축한 푸른 안개는 고통받는 모든 존재를 가볍게 감싸안았다. 그것이 마마가 세상이라는 어린아이를 어르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마마가 수프를 끓이는 밤이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아무 근심 없는 아이처럼 편안히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나는 세상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나는 자드키엘의 손을 뿌리쳤다. 나는 귀를 막고 고개를 저었다. 내 힘으로 서 있기도 힘든 내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 말아줘. 제발 날 내버려둬, 제발.
방으로 도망친 나는 베개에 머리를 박고 울고 또 울었다. 나는 조그만 일에도 상처받고 그 때문에 우는 평범한 인간이다. 나는 수많은 한계를 지닌 모순투성이의 인간에 불과하다. 서글프게도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도 영원히 사랑할 수 없다. 나는 세상을 바꿀 수도,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도 없다. 시간이 흐를수록 쉬운 것은 하나도 없어진다. 나는 아주 적은 것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 어쩌면 사랑이란 땅 위에 머무른 적 없는 천사에게나 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도 마마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인간의 사랑은 천사의 그것과 달리, 수정처럼 순수하지 않을지라도, 질투와 의심과 증오에 얼룩지고 배신과 치욕의 흉터를 안고 있을지라도 그 절망과 고통 속엔 모든 불순물들을 태워버릴 진실이 있다고. ---pp.244~2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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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환상성은 현란하기까지 하다. 모든 등장 인물들은 동서양 고대 신화 속 인물들의 일면을 지니고 있으며, 세부 또한 신화와 민담의 이야기 구조 모델이 교차한다. 예를 들어 진의 어머니, 외할머니의 넋, 마녀들에게는 긍정적인 여성성 내지 긍정적인 여성성을 통해 인간의 성장을 돕는 지혜로운 여성 이미지가 담겨져 있다. 이 이미지는 성모나 관세음보살의 현현으로 바로 대입된다. 문수 아저씨의 경우, 이름도 그렇지만 지적 능력을 관장하는 문수보살과 아폴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 반대편에는 성장의 불안과 심연을 상징하는 릴리스, 부정적인 남성성의 상징인 어부가 마주하고 있으며 이밖에 톰이 상징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예술(가), 요아힘이 상징하는 부정적인 마성의 예술(가), 자드키엘이 상징하는 사회로부터 용납 받지 못하는 퇴폐성이나『이상한 나라 앨리스』의 토끼 역할을 하는 고양이 앨리스 등은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우의적 분위기를 전한다.
이런 인물들은 다시 다분히 환상적인 우의성을 지닌 장치 안에 배치된다. 본격적인 사서로 들어가기 위해 진은 액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때 시공을 뛰어넘은 존재 립반윙클이 베트남전의 에피소드를 얘기하며 진 앞에 나와 진의 행로를 암시한다. 또한 진을 액자 안으로 이끄는 시계공은『침중기』의 여옹과 병치되어 진을 노생과 병치시켜 환상 세계로 들어가게 한다. 본격적인 서사의 흐름을 타고도 이런 수법은 계속해서 등장한다. 진이 자아의 불안, 부정적 남성성의 도전, 부정적 여성성의 도전에 직면하는 장면은 동구 지역의 전설『푸른 수염을 한 성주』(금기를 설정해놓고 금기를 어긴 신부를 살해하는) 또한 오페라『카르멘』이나『살로메』의 액자에 진이 빨려 들어가는 구도를 그린다. 작가는 편집자와의 대화에서 자신의 이번 작품을 '내적 드라마'라고 강조하였다. 작가에 따르면 외적 진실을 추구하는 방식과 내적 진실을 추구하는 방법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내적 진실을 추구하려 할 때 시적 상상력의 요청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작가가 불러낸 무수한 원형들, 신화적 이미지들은 고대인들이 신화와 민담 속에서 모호하나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을 그려낸 것과 마찬가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