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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월 1일 3시 53분
2. 6월 1일 5시 28분 3. 6월 1일 7시 19분 4. 6월 1일 10시 37분 5. 6월 2일 1시 41분 6. 6월 2일 2시 56분 7. 0월 0일 0시 00분 8. 6월 2일 4시 0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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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사람으로 인해 더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사람으로 인해 나는 치유 받고 있었다. 아니, 간사한 것은 사람인가 사랑인가. 그것도 아니면 단지 나라는 인간이 간사하기 때문인가.
아무래도 괜찮다.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위로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충분했다. 점차 하진은 나에게 구원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갔고, 내가 살아가야 할 원동력이 되었다. --- p. 179 그 즈음, 어렴풋 깨달아 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시간은 모두 하나라는 사실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쫓기고 같은 시간에 굴복해 가며 살아간다는 우주의 원리를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나에게 달고 맛난 과자를 더 이상 얻어먹지 못하는 일만큼이나, 슬픈 깨달음이었다. 내가 생명공학을 공부하게 된 것도, 생에 부여된 시간의 의미를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공부해도, 생이라는 단어에 시간이라는 조건이 붙으면 슬프다는 것 외에는 아직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다. --- p. 257 나의 어둠이었던 그녀가 사라지고 나니, 그녀가 비로소 나의 어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나의 그림자였다. 빛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하는 그림자. 그림자는 빛이 있을 때만 생겨난다. 하지만 그림자였던 그녀가 사라지자, 내 삶엔 한 줌의 빛조차 남지 않고 모두 사라졌다. 그렇게 그림자도 생기지 않는, 완벽한 어둠만이 내게 남았다. --- p. 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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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의 생명공학부 연구원인 준원은, 어릴 적부터 과학 영재로 두각을 나타내던 촉망받는 재원이었다. 하지만 집안의 부도와 부모님의 잇단 죽음으로 번번이 유학 기회를 놓치고, 시간 강사로 일하며 근근이 불투명한 미래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옆 연구실의 서교수가 돌연사로 죽음을 맞게 되고, 준원은 그 모습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 후. 서교수의 장례식장에서 일손을 거들던 준원은, 서교수의 외동딸인 하진을 만나게 된다. 준원은 세상에 혼자 남겨진 하진에게서 동질감을 느껴 첫눈에 끌리게 되고……. 장례식 이후, 준원은 학부 때부터 교제했던 정희로부터 돌연 이별 통보를 받는다.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 담당 교수로부터 모욕적인 처사를 당하게 된다. 앞뒤가 꽉 막힌 현실에 대한 절망감에, 그는 술을 마시고 방황한다. 그때 준원은 다시 우연처럼 하진을 만난다. 각종 동물 뼈로 조각을 하는 공예가인 하진은, 그에게 뼈의 영원성을 들려주며 그를 위로한다. 하진의 이야기에 준원은, 강한 끌림을 느끼지만 점점 다가오는 그녀를 애써 피하는데……. 사진과 소설이 결합된 포토 소설로, 읽는 재미와 시각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미스테리 장르 특유의 빠른 전개와 강한 흡입력이 돋보이며, 영상을 보는 듯 감각적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소설의 형태를 제시한다. 작가의 말 앞과 뒤가 딱 들어맞는 논리적인 사건이나 대단한 계기가 아닌 어이없고 사소한 실수 한 번으로도 모든 것이 어그러질 때가 있다. 길을 잃었다거나 시간을 잘못 봤다거나 택배를 늦게 받았다거나 하는 일로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이 되고 손가락 걸고 맹세했던 약속이 물거품이 되거나 평생 함께 하자던 사람이 눈앞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 삶은, 그토록이나 허술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이 아마도 사랑이리라. 하지만 누군가는 그 어떤 경우에도 변함없는 것을 찾아 헤맨다. 살과 가죽이 사라져도 영원히 남아 있는 뼈처럼. 수십, 수백, 수천 년이 지나도 영원한 무언가가 존재할 거라고. 그렇게라도 믿지 않으면 이 깊고 깊은 허무함을 견딜 수가 없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