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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며
영웅호걸들의 삶을 통해 바라보는 우리의 인생·7 진시황이 가진 출생의 비밀·10 국왕이 된 이인과 중부가 된 여불위·35 헛된 욕망에 사로잡힌 황제·51 일취월장하는 유방의 기세·62 백제의 아들을 죽인 적제·86 명문가에서 태어난 또 다른 호걸 항우·102 진시황의 승하와 황위에 오른 호해·111 곳곳에서 고개를 내미는 반란의 기운·128 유방, 패현의 지배자가 되다·144 장초의 신력과 날로 커져가는 항량의 세력·157 마침내 맞닥뜨린 항우와 유방·176 항량의 죽음과 항우의 출분·189 거록대전과 무자비한 살육·201 유방의 활약과 책사가된 장량·226 유방, 마침내 함양에 들어서다·252 장량과 범증의 지략 대결·264 유방의 사람이 된 한신의 맹활약·283 항우에게 쫓기는 유방·307 한신 덕분에 다시 일어선 유방·319 항우, 사면초가에 몰리다·419 초패왕 항우의 마지막 자존심·433 한왕, 마침내 천하를 품다심·448 |
甄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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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며
영웅호걸들의 삶을 통해 바라보는 우리의 인생 연의(演義)라는 것이 있다. 일종의 역사 소설을 일컫는다. 중국 명나라와 청나라 때 발달한 장르인데, 역사적인 사실에 허구를 덧붙여 만든 이야기다. 그 역사란 것도 반드시 정사(正史)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흔히 『삼국지』라고 하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가 그런 예이다. 더불어 이 책 『초한지(楚漢志)』도 마찬가지다. 『초한지』는 중국 진나라 말부터 전한 초까지를 시대 배경으로 하는 연의 소설이다. 앞서 예로 든 『삼국지』처럼 독립된 작품으로 전해진 것이 아니라,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를 바탕으로 서로 다른 작가들이 여러 이야기를 모아 창작했다. 그중 이 책은 견위(甄偉)가 쓴 『서한연의(西漢演義)』를 원본으로 삼았다. 『초한지』의 줄거리는 진시황이 중국 역사상 최초로 천하 통일을 한 후 억압받는 민중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멸망한 초나라 귀족 항량과 조카 항우가 난세를 틈타 세력을 키우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평민 유방이 봉기해 천하를 놓고 대립하는 내용이다. 두 인물은 모두 호걸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저마다 가진 인품에서 큰 차별성을 보인다. 항우가 힘을 앞세우는 억압적인 폭군이라면 유방은 포용력을 갖춘 인덕(仁德)의 지도자로 그려지는 것이다. 결국 항우는 자신이 가진 뛰어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유방과 벌인 경쟁에서 패배하고 마는데, 그 주요 원인이 바로 인품의 결함 때문이다. 사실 중국 고전에서는 재능보다 인품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삼국지』의 유비가 숱한 호걸들 중에서 승자가 되는 것이 그와 같은 대표적 사례이다. 『초한지』에서도 유방은 항우보다 인품이 훌륭해 그 곁에 유능한 인재들이 몰리고, 그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륙을 통일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마치 사필귀정(事必歸正)의 교훈처럼 뛰어난 재능에 앞서 참된 인격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초한지』가 교훈적인 내용만 강조하는 작품은 아니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이 소설을 매우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특히 항우에 대한 인물 묘사가 눈에 띄는데, 그는 키가 8척이 넘고 세발 달린 큰 무쇠 솥을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센 인물로 그려진다. 다만 그는 숙부 항량의 노력에도 병법 등을 깊이 있게 배우려고 들지 않는 단점이 있다. 거기에 성질이 급하고 포악한 면이 있어 끝내 천하 통일을 이루지 못한다. 그 밖에도 『초한지』에는 유방을 비롯해 한신, 영포, 팽월, 번쾌, 종리매, 진평 같은 탁월한 장군들과 장량, 범증, 소하, 괴통, 역이기 등 모사에 능한 책사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눈부신 활약을 따라가다 보면 책 읽는 재미에 흠뻑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초한지』가 보여주는 매력은 또 있다. 무엇보다 다양한 고사성어(故事成語)들이 서술되어 당시 상황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면서, 오늘날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교훈을 시사한다. 실제로 이 책을 읽다 보면 토사구팽(兔死狗烹), 사면초가(四面楚歌), 금의환향(錦衣還鄕), 배수진(背水陣) 같은 고사성어들을 접할 수 있다. 그와 같은 고사성어의 출처가 다름 아닌 『초한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소설을 읽는 재미와 함께 인간과 삶에 관한 깨달음, 아울러 학습의 즐거움을 안겨 준다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자, 그럼 『초한지』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