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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1장 다정한 종말을 위한 안내서2장 좋아하지 않아도 다정할 수 있다3장 우정보다 다정4장 다정은 일시적이지만, 영구적이다5장 다정은 초행성적이다6장 가짜 다정과 가짜 울음7장 다정은 모든 감정을 이긴다에필로그 1에필로그 2첫 번째 리뷰: 다정학의 3법칙(연여름)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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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의 탄생과 성장, 종말까지 완성시키는‘종말 설계자’를 배출하는 외계 학교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행성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 『굿 피플 프로젝트』 등의 SF 소설을 펴내며 ‘행성적 재난’과 ‘종말’을 키워드로 담아 온 이선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 『다정한 종말을 위한 안내서』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한 행성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종말까지 완성시키는 ‘종말 설계자’를 배출하는 학교의 미래 생활을 펼쳐 보인다. 졸업시험을 1년 앞둔 콱행성인 느아에게 종말 도우미 지구인 기픔이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지구인의 오랜 관습과 규범, 다정함의 아이러니를 세련된 풍자와 은유로 호쾌하게 담아낸다.작품 속 주인공인 콱행성의 ‘느아’는 외계 학교의 예비 종말 설계자다. 종말 설계자란, 경작 행성을 탄생시키고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종말을 설계해 그 에너지를 수확하는 사람들이다. 느아를 비롯해 오호와 군치도 예비 종말 설계자이고 셋 중 하나만이 최종 선발이 될 예정이다. 모범생 느아는 졸업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필수 도서인 『다정한 종말 설계를 위한 안내서』를 완벽히 숙지한 상태다. 느아가 배운 대로라면, ‘다정함’은 시험을 위한 기술이자 규칙이기에 상대를 좋아하지 않아도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성질의 것이다.책의 모든 페이지를 달달 외울 만큼 시험 준비에 열심인 느아를 돕고자 또 다른 주인공인 종말 도우미 ‘기픔’이 찾아온다. 종말 도우미는 지구인, 화성인, 금성인 등 출신 행성이 다양하다. 기픔은 해동된 지 1년이 넘은 지구인으로, 종말이 진행 중인 지구에서 튕겨져 나와 ‘경작 행성 난민’으로 지낸다.나의 다정함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을까?특별한 목적 없이도 서로 우정을 나누고 마음을 주고받는다면?어느 날, 다정하게 경작 지구를 없애려고 준비하는 느아에게 기픔은 “그런 건 가짜 다정이야!” 쏘아붙인다. 그런 기픔을 보며 느아는 ‘책에서 읽었던 지구인의 분노가 저런 거구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정말 다정에 가짜와 진짜가 있나?” 서서히 의문이 싹튼다.“동정심과 선의와 호의 그리고 다정을 베푸는 것은 가능해도 경작 행성인과 우정은 절대 나누지 말”라고 학습받은 느아에게 기픔은 졸업시험을 앞두고 배정된 지구 출신의 도우미일 뿐이어야 했다. 종말 설계자와 경작 행성인은 절대로 감정을 공유해서는 안 되며 종말 회사의 개입이 없었어도 지구 스스로 파멸했을 것이라고, 느아는 어릴 적부터 배웠으니까. 하지만 느아는 ‘우정은 나누지 않아도 다정은 베풀 수 있다’고 학습해 온 예비 종말 학교의 규칙은 어떤 기준인지, 다정의 ‘성질’이 지금까지 배운 것과 다를 수도 있는지 궁금증이 늘어간다. 언젠가부터 느아는 자신이 베푼 호의가 불편했는지, 기픔의 기분과 컨디션이 어떤지 자꾸 살피는 스스로를 알아차린다.사실 이는 기픔 또한 마찬가지다. 지구의 종말은 전적으로 종말 설계자 탓만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구는 세 편으로 갈라져 전쟁을 하고 있었고 사실 전쟁 전에도 이미 끝장나 있는 상태였다. 그야말로 지속적이고 영구적인 불행에 놓이고 만 것이었다. 지구인들이 엉망으로 살면서 지구를 망쳤으니까.기픔은 생각한다. 어쩌면 핵폭탄 드론이 터지기 전에, 완전한 최악을 맞이하기 전에, 종말 설계자가 지구를 종말시켜 다행일지 모르겠다고. 그러니 여기 콱행성에서, 느아 옆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하지만 다정함에 대한 서로 다른 이해가 자꾸 갈등을 낳고, 느아와 기픔은 감정적 · 윤리적 충돌에 부딪히면서 경작 지구는 더 큰 위기를 마주하는데……! 두 아이는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지구인의 오랜 관습과 규범, 다정함의 아이러니를세련된 풍자와 은유로 담아낸 호쾌한 SF!종말, 즉 지구의 맨 끝에서 우주를 건너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이렇듯 『다정한 종말을 위한 안내서』는 콱행성인 느아와 지구인 기픔이 겪는 정서적 · 윤리적 갈등을 교차 서술로 보여 주면서 ‘우주적 종말을 설계하는 아이’와 ‘지구의 종말을 막으려는 아이’가 시험을 앞두고 맞닥뜨리는 상황을 흥미롭게 모색한다. ‘다정함’과 ‘종말’이 공존할 수 있을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만으로 작품은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다정한 종말을 위한 안내서』는 소설 속에서 ‘정답이 정해진’ 졸업시험 필수 도서를 의미하지만 느아와 기픔을 통해 새롭게 써 내려갈 ‘열린 결말’이 된다. 책 속의 책이자 지구 바깥의 서사로 종말, 즉 지구의 맨 끝에서 우주를 건너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인 셈이다.독자들은 이 모든 과정을 목도하고 가까이 함께하면서, 느아와 기픔의 ‘다정한 종말’이 가닿는 세상을 같이 만날 수 있다. 거대한 우주에서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지만 느아와 기픔의 ‘최종 선택’은 더없이 사랑스럽게 다가올 장면이기에 충분하다. 읽으면서, 느아와 기픔뿐 아니라 야이보보와 우주선, 오호와 군치, 금성인과 화성인 등 작품에 등장하는 낯선 행성의 캐릭터들을 마음껏 환영해 주길 바란다. 진짜 다정은, 끝내 모든 감정을 지나 세계의 희망을 전해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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