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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사람들
1. 나는 옷이 싫구나 2. 다른 세상에서 3. 나는 왕이다 4. 어머니, 그리운 어머니 5. 마지막 밤 6. 죽어야 살리라 7. 아비와 아들 사이에는 친함이 있나니 8. 내가 그 일을 좋아서 하였으리 9. 너는 강한 어미가 되어라 10. 한바탕 꿈, 난장 작가의 말 유진월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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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 : 사람이 짐승으로 떨어지는 이 순간, 사람이 짐승을 먹고 짐승이 사람을 먹을 것이니 결국 모두 다 하나가 될 오묘한 세상이로구나.
--- p.29 세자 : 물렀거라. 아비를 모르는 놈이 자식은 어찌 알겠느냐. 생일이라, 어찌하여 내가 이 세상엘 왔단 말인가. 다 소용없는 일, 모두 다 물러가라. 나는 아비도 모르고 자식도 모른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다. 나는 죽어야 비로소 살 것이다. 이 무거운 옷 모두 벗어 버리고 내가 온 그곳으로 돌아가야 다시 살 것이다. --- p.60 세자 : 저의 가없는 마음의 끝을 모두 풀어놓고 한바탕 꿈같은 세상을 열 것입니다. --- p.80 혜경궁 : 하늘이시여, 우리를 용서하지 마소서. 모두 벌하소서. 그 광기가 서로를 사정없이 물어뜯다가 앙상하게 뼈만 남아, 끝내는 세상을 모두 불사르게 하소서. 선희궁 : 이 죄악의 자리에서 우리 한바탕 놀게 하소서. --- p.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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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금 이 시대 역시 또 다른 형태의 광기 속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닐까.”
_〈작가의 말〉에서 1762년, 영조가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게 한 ‘임오화변’의 비극을 다룬다. 작품은 이 참혹한 사건을 권력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보다는 인물들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광기’를 중심으로 풀어낸다. 출생의 콤플렉스와 불신에 얽매여 아들마저 역모로 몰아세운 영조,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패배감 속에서 분노와 폭력성으로 치닫는 사도세자, 그리고 냉혹한 현실 앞에서 이들을 외면하거나 희생을 선택해야 했던 혜경궁 홍씨와 선희궁. 조선 왕실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일어난 비극이지만, 그 안의 감정과 갈등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결핍과 상처를 가진 인간의 감정이 극단적으로 치달으며 일어난 비극은 결국 우리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