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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펑
나를 울리고 너를 배반하며 이룩되는 케이팝 이야기
복길
한겨레출판 202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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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1부 내 심장을 죽이지 못한 케이팝
아무리 애를 써도 넌 내 안에 있어
모두 변한다 해도 난 변하지 않겠어
갔어 오지 않아
한심한 꼬라지들 구제불능아라고
정말 혼돈의 끝은 어딜까
나는 너를 잊어도 넌 나를 잊지 마
내 목숨조차 아깝지 않을 사랑이었어
어떻게 널 두고 나 가나
망설이는 사랑

2부 계속 우는 여자
너만이 날 울게 하는
서른이 넘기 전에 결혼은 할런지
사랑도 사람도 너무나도 겁나
내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그 속에 내 몸이 다 타도록
어느 깊은 밤 길을 잃어도
기뻐서 울었고 슬퍼서 울었어
넌 Roller Coaster
너를 만난 건 어느 추운 겨울날

3부 케이팝 안에서 우리는
날 밀어내도 깊어지는 이 사랑을 봐
자꾸 떠오르는 그대의 웃음소리
서러워도 어쩌겠어
잘가 너무나 사랑했었어
그대 나에게만 잘해줘요
온 세상이 도니까 덩달아 나도 돌아
샴푸가 되고 싶어
우린 처음부터 외딴 별
아직도 니 얼굴이 이렇게 생생한데
난 영원히 널 이 기억에서 만나

4부 너와 나의 노래
너 나 알아?
네가 있는 시간에서 죽어갈 거야
이제 그대에게 비밀은 없어
보이지 않는 마음의 끝이여
괜찮아 조금도 난 겁나지 않아
완전 반해 반해버렸어요
내가 너로부터 그걸 느껴 사랑을
가라 가라 갇혀 확 갇혀
오직 하나뿐인 그대
나의 눈물 속에서 넌 지금도
이제 남은 건 절망뿐이야
막지 못해 널 사랑하기 때문에

대담_복길×골게(‘슬픔의 케이팝 파티’ 기획자 겸 디제이)
머물며

저자 소개 1

케이팝과 한국 방송에 관심이 많다.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기쁨과 슬픔을 찾아내는 걸 좋아한다. 디제잉 공연 ‘슬픔의 케이팝 파티’를 기획하고 《아무튼, 예능》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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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24g | 120*190*19mm
ISBN13
9791172134259

책 속으로

한국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언젠가부터 “케이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때 당장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들의 얼굴을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진저리를 치는 글의 서문에서 이미 허옇게 질린 얼굴이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성실함을 무기로 살아가는 프리랜서인 그들은 피곤을 이겨내고 사람들에게 그것(케이팝)의 범주를 몇 번이고 다시 설명한다. 각자 해석은 달라도 이들의 설명은 하나의 공통분모에서 시작된다. 역사, 정치, 산업, 문화적 측면을 배제하고 케이팝을 단순히 하나의 음악 장르로만 이해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케이팝을 모르고 싶다는 얘기에 불과하다는 전제가 그것이다.
---p.21

분명 헤어질 때쯤 ‘케이팝 같은 거 그만 좋아해라……’ 같은 말을 하려 했는데 다음에 만나면 나도 포토 카드를 주고 싶다는 말로 그를 배웅했다.
---p.37

흔히 케이팝 문화를 ‘환상을 사고파는 일’에 비유한다. 케이팝은 나의 현실인데 왜 환상이라는 건지 토를 달고 싶지만…… 또 그것만큼 케이팝을 관통하는 비유는 없다. 먼저 아이돌 멤버의 입장에 서보자. 그들은 콘서트에서, 공개방송에서, ‘버블’에서 팬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한다. 하지만…… 어떻게? 얼굴도 사연도 모르는 ‘여러분’을 어떻게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건데?
---p.53

‘덕질’을 하다 보면 종종 “아이돌과 팬이 나누는 사랑은 진짜(reality)일까?”라는 질문에 부딪친다. 그럼 나는 언제나 “그것은 당연히 만들어진 허상에 불과하니 부질없고 소모적인 활동을 당장 멈춰야 한다”라고 주장하지만, 내 주장이 강하면 강할수록 잊을 수 없는 덕질의 추억들이 ‘진심이야?’ 하듯 내 뒤통수를 뾰족한 것으로 찌른다.
---p.76

철저히 설계된 사랑의 볼모가 되어 자책과 회피를 반복하다 몇 번이고 무너지는 사람들. 그러나 광적이고, 자멸적이며, 폭력적일지라도 결코 가짜이지 않은 그들의 사랑. 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시작조차 말라는 오래된 금언 앞에서 생각한다. 처음부터 꿈이었던 사랑을, 그러나 꿈인 줄 모르고 사랑했던 시간을.
---p.78

그러니까 낙원상가는 더럽고 역한 것들을 밀어내고 탄생했지만, 도시란 그렇게 인위적인 방식으로 폐쇄될 수 없는 것인지 그곳은 다시 더럽고 역한 것들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허물고, 짓고, 모여들고, 내쫓는 역사가 레이어드 된 동네. 도시를 ‘기획’하는 것에 실패했다는 점이 정말 서울답지 않은가? 서울은 영원히 신도시가 될 수 없다. 더러운 것은 생명력이 강하다. 쓰레기 집에 살던 나는 왠지 그곳의 역한 냄새에 기운을 받아 은둔하는 생활을 끝내자고 결심했다.
---p.95

긴장감과 함께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에 온몸이 쭈뼛해진다. 잠시 죽음을 경험한 기분. 그 기분을 제대로 만끽할 새도 없이 열차는 고속 주행 코스에 진입하고 모든 생각을 지워주겠다는 듯이 거침없이 질주한다. 그러니까 청하의 〈Roller Coaster〉는 이때 느낀 감정의 일체를 고스란히 구현한 음악이다.
---p.134

퍽킹 패뷸러스 뮤직에 어울리는 곡을 들어야 했다. ‘듣자마자 충격을 받았다!’라는 표현을 딱 한 곡에 쓸 수 있다면 나는 루나의 〈Free Somebody〉에 선사할 것이다. 명상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은 곡조와 그것이 절로 탄생시킨 듯한 가사. 불규칙하게 뛰는 건반 사이로 무겁게 내려오는 베이스, 거기에 또 하나의 악기처럼 스며드는 루나의 보컬.
---p.190

다만 기억하시길. 이건 어디까지나 “너는 빠져”란 말에 긁힌 나 같은 심약한 아줌마에게만 해당하는 얘기란 것을. 그런 말들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기개와 품위를 타고난 군자가 틀림없으니 부디 등불처럼 당당히 걸어가시라.
---p.219

그런 문제 때문에 파티를 그만하자고도 했었죠. 그 사람들을 상대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케이팝으로만 디제잉을 한다’라는 어디에서도 환영 못 받을 짓을 어떻게든 밀어붙여서 ‘케이팝을 여자들이 즐기는 문화로 만들자!’라는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려고 했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죠.
---p.290

출판사 리뷰

“케이팝에 연루된다는 건 나의 수많은 ‘입장들’과 싸우는 일이다”
추앙의 대상이 아닌 내 삶을 설명하는 수단으로서의 케이팝

1부 ‘내 심장을 죽이지 못한 케이팝’은 케이팝 산업의 유구한 대립항인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고찰한다. 케이팝을 케이팝이도록 하는 여러 조건 중 가장 중심에 놓인 팬덤 문화는 그 자체로 케이팝의 결함으로 지목된다. 젝스키스 해체에 가슴 아파하던 팬덤 무리를 동그란 눈으로 통과한 초등학생 복길은 ‘내 새끼’ 스타 만들기에 몰두하는 ‘국민 프로듀서’를 지나 워너원의 해체를 보고 회한에 잠기는 성인이 되어 가짜라 치부되는 팬의 사랑이 가짜일 수 없는 이유를 말한다. “팬이 건넨 감정을 모두 허상이라 말하기엔 그 감정과 경험의 실체가 존재한다.” 그가 경험한 그 실존적 경험 앞에서 독자는 수치심 깃든 지난 사랑의 기억을 반추한다.
2부 ‘계속 우는 여자’는 우는 여자 복길이 우는 당신을 호명하는 글을 묶었다. 복길이 내보이는 주된 정서는 고독. 어느 한밤 수육 냄새 잦아든 낙원상가를 홀로 통과한 복길은 스스로를 외톨이라 부르짖는 아웃사이더와 연결되며, 대학교 동창의 결혼식에서 미혼인 자신을 향한 무성의한 말들에 치인 뒤에는 씨스타를 떠올린다. 그런 그의 고민과 상황은 다시 우리와 연결되며 공감을 자아낸다. 이로써 복길은 외로워서 울고, 괴로워서 울고, 친밀했던 관계를 망쳐서 울고, 뜬소문을 해명할 기운이 없어서 울던 우리를 지나쳐 간 노래가 어떻게 다시 돌아와 우리를 웃기고 위로하는지를 증언한다.
3부 ‘케이팝 안에서 우리는’은 노래로 사회를 해석한다. 실연당한 여자의 가장 평범한 모습을 연출한 자두가 왜 ‘엽기’로 치부되었는지, 화사가 자신의 은유와도 같은 ‘마리아’를 내세워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래를 왜 불렀는지, 여성 디바에게 가해지는 압력과 그 압력을 모른 체하는 우리가 어떻게 구분될 수 없는지, 외모지상주의를 짚지 않고 말하는 케이팝이 얼마나 싱거운 것인지에 대해 작가는 사회적, 젠더적 시각에서 날카로운 주장을 펼친다. 글을 읽고 나면 케이팝 전반에 가해지는 차별과 폭압이 여성성을 얼마나 은밀하고 촘촘하게 훼손하는지, 그러한 폭력의 관습이 케이팝의 주된 향유자인 여성-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비평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4부 ‘너와 나의 노래’는 케이팝으로 자기 욕망을 해석해보려는 복길의 시도를 담았다. 어쩔 수 없이 ‘듣보돌’에 끌리는 이유부터 대도시를 떠올리면 보아의 이미지부터 튀어나오는 배경, ‘아픈 나’가 좌절하고 고뇌한 끝에 다시 세운 사랑의 정의 등은 케이팝으로 삶을 해석하는 일의 가능성과 그 가능성의 통쾌함을 보여준다. 케이팝은 그야말로 그것을 듣고 따르는 이에게 세상을 설명하는 만능 툴이다. 복길은 자유자재로 휘고 구부러지며 삶을 감싸안는 케이팝을 수긍하며 ‘현생’과 ‘갓생’을 위해 ‘탈케이팝’을 외쳤던 과거로부터 멀어질 다짐을 한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감정으로부터 탈출한다는 건 큰 상처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탈덕 혹은 탈케이팝은 여전히 거기에 속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해요. 제 생각에 케이팝은 산업 규모가 커졌음에도 여전히 마이너리티의 문법을 갖고 있어요. 그렇다 보니 탈케이팝은 갓생을 위한 구호 같은 게 되어버린 거죠. 저는 이제 그런 자학이 싫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탈출을 결심하는 대신 여기에 수시로 열리는 문 같은 걸 함께 달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아는데, 제가 변한 걸 보면 다른 사람들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케이팝이 혼문(魂門)도 여는 시대이니까요. _‘대담’에서

가슴 한편에 찝찝함을 느끼며 사랑해야 하는 케이팝은 여전히 의심의 장르이지만 저자는 케이팝이 여성, 아동, 노인을 어떻게 포용하고 돌보는지,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소비할 때 그 안에 내재된 치유력을 끌어낼 수 있는지를 증언함으로써 케이팝 향유의 새로운 장을 제시한다. 슬픔의 케이팝 파티를 저자와 함께 기획하고 디제잉한 골게와의 책 속 대담은 그 장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실행한 기록이다. ‘자본의 음악’을 저항과 발산의 도구로 바꿔낸 그들의 활동으로 케이팝은 출신을 뛰어넘어 약자 및 주변인과 결합한 정치·사회적 생명체로 재탄생했다. 『펑펑』은 이제껏 우리가 알던 착취적 케이팝을 눈물로 갈무리하고 앞으로 써 내려갈 미래의 케이팝을 낙관으로 맞이한다.

케이팝이 빠지면 설명되지 않는 ‘나’와
‘나’가 빠지면 얼마간 헐거워지는 케이팝에 보내는
복길의 슬픈 연서, 그 듣기와 닿기의 연대기

저자는 개개인에게 케이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케이팝 청취의 방대한 아카이브인 자기 내면으로 깊숙이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미움으로 가득한 쪽지를 받은 초등학교 교실로, 샤이니 음악을 처음 들었던 침대 위로, 집 밖에 나가지도 사람을 만나지도 않았던 시기의 사적 영역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자신이 노래와 맺었던 지리멸렬한 관계를 털어놓는다. ‘애정’과 ‘애정 실패’의 역사서이기도 한 『펑펑』에서 복길은 케이팝을 현상이자 문화로 바라보고 분석하기에 앞서 케이팝을 단 한 곡이라도 가슴에 품어본 우리를 향해 함께 울어줄 것을 재촉한다. 눈물이 그에게는 케이팝을 들으면 가슴을 치게 되는 이유를 규명하는 유일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케이팝이라는 그 찬란한 전당과 우리는 과연 어떻게 관계 맺고 있는가, 그 안에서 우리는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상처 입은 아티스트와 팬은 각자 또 서로에게 무엇이 되려 하는가와 같은 질문에 답하려 분투하는 이 책은 오늘도 케이팝을 들으며 삶을 소진하는 우리 모두의 낯설지 않은 동료가 되어줄 것이다.

복길의 케이팝 이야기를 사랑한다. 케이팝이라는 장소성을 탐구하는 데 있어 인류학자와 같은 신중함을 보이는 복길의 글은 자주, 내 마음을 케이팝처럼 움직인다. 사랑해서 슬펐고 슬펐기에 멈출 수 없었던 듣기와 닿기의 연대기. 읽으세요. 두 번 읽으세요. 읽으세요. 주변에 퍼뜨리세요. 당신이 다 아는 선율과 얼굴들의 기억일 테니. _이다혜(〈씨네21〉 기자)

· 작가의 말
내가 하려는 말은 다른 사람들에겐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는 바로 그 ‘중요하지 않음’으로 인해 누군가에겐 가장 시급한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할 때 느끼는 감정은 부끄러움, 나에게만 시급한 이야기를 할 때 느끼는 감정은 외로움이다. 나는 그러한 수치와 고독을 케이팝에서 배웠고, 그 두 감정에 얽힌 케이팝의 문제들을 곧 내 삶의 문제로 인식한다. 그러니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을 구분하자는 나의 주장은 모두를 위한 구호가 아니라 그저 내 삶에 대한 울분이자 자학인 것이다.

추천평

복길의 케이팝 이야기를 사랑한다. 케이팝이라는 장소성을 탐구하는 데 있어 인류학자와 같은 신중함을 보이는 복길의 글은 자주, 내 마음을 케이팝처럼 움직인다. 사랑해서 슬펐고 슬펐기에 멈출 수 없었던 듣기와 닿기의 연대기. 읽으세요. 두 번 읽으세요. 읽으세요. 주변에 퍼뜨리세요. 당신이 다 아는 선율과 얼굴들의 기억일 테니. - 이다혜 (〈씨네21〉 기자)
오늘도 옆방 남자가 부르는 박기영을 들으며 62013(버즈의 〈남자를 몰라〉)을 누른 뒤 생각한다. 이것은 젠더 리빌 파티인가? 아니, 인간 리빌 파티다. 기쁨, 열광, 해방감, 질투, 죄책감, 당혹감, 그리고 무엇보다 엉엉으로도 모자라 펑펑 울어버리는 마음을 내보이는 파티. 그곳에서 처음 들은 음악을 슬쩍 플레이리스트에 넣었다. 옆에서 춤추던 사람을 슬쩍 사랑하게 되었다. 케이팝에 대해 읽고 싶은 단 하나의 에세이. - 이희주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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