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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계절|23현호색|27사이의 들|28벚꽃 흩날리던 날|34고집스러운 나무|39복사꽃|41피고 지는 꽃|42종소리|44사이에서|48나의 등나무|52아빠의 밀짚모자|57102동 604호|61그가 가장 좋아하는 꽃|68친구가 되는 쪽|74짧은 여행에서 찾은 것|78기도|87강낭콩꽃|91금계국|92여름날의 하모니|93종이에 피어난 개망초|97숲의 파도|103바람에 실려 온 향기|107하얀 등대, 하루키, 토성 그리고 코다마|109마침표|116도화지에 담은 것|119마지막 여름의 울음소리|124희망이라는 이름의 배|129한여름의 꿈|133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136다정한 작별 인사|140분홍빛 바다|144이제야 전하는 마음|149나비가 잠든 시간|154가을이 온다|156여전히 선명한 바다|157있는 그대로|162아빠가 잠든 자리|166희미해지는 점들|171계절과 계절 사이|173구절초|176갈대|177이제 곧|178파도가 부르는 노래|182은하호|190서툰 불꽃놀이|192오늘의 정성|194눈의 입맞춤|197가만히 바라보는 마음|200군무(群舞)|203계절의 이유|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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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간다는 말도 없이 떠났다가 다시 찾아오고, 꽃들도 졌다가 언제 피어난다는 소식도 없이 피어난다.-본문 중에서 우리가 흘려보낸 계절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설렘과 아픔의 봄, 사랑과 이별의 여름, 기쁨과 슬픔의 가을, 빛과 어둠의 겨울. 작가는 지난 계절 속에서,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했던 마음속 깊이 고여 있던 기억을 길어 올린다. 총 50개의 이야기에 담긴 이 사적인 계절의 기록은, 어쩌면 작가 자신만의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낸 시간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눈물과 웃음 그리고 상실과 만남은 우리 모두 지니고 있을 테니까. 『계절의 이유』는 이제 보내 주어야 할 때가 된, 켜켜이 먼지가 쌓인 지난 시절의 자신을 물결에 흘려보내야 하는 이유를 우리 마음의 수면 위로 조심스럽게 꺼내어 본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어린 나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떠밀려 갈 때도 있었지만, 여전히 삶의 종착점을 향해 노를 저어 가고 있다. 스쳐 지나가는 기억 중에서 아름다운 것들만 배 깊숙이 간직하고 나머지는 흘려보낸다. 무거워진 나의 배가 버티지 못하고 침몰하지 않도록. 복도 난간에 까치발로 매달려 마당을 내려다보던 어린 내가 고개를 내밀고 손을 흔든다. 나도 마음속으로 크게 손을 흔들어 준다.-본문 중에서 어제의 잔상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아니면 현재 진행형일까. 지금을 살며 과거를 떠올릴 때면 어제의 나와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내가 애틋해, 지난 흔적을 잔뜩 떠안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추억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슬픔이나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점점 나를 물속으로 가라앉게 만든다는 사실조차도 모른 채. 언젠가 삶이라는 배가 이 무게를 견딜 수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 그때는 버릴 수 있을까. 한 방울씩 고여, 이제는 퍼낼 수도 없을 만큼 깊어진 눈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를 물속으로 가라앉히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이라는 배가 침몰하지 않으려면 그 무게를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다. 어제의 나를 향해 잘 가라고 손을 흔들며, 저 멀리 물결에 실어 보내야 한다. 지금 이대로의 나 자신을 좋아하고, 내게 주어진 날들을 기쁘게 맞아들이는 일. 그렇게 나아가는 것.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본문 중에서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지난 시절에 작별 인사를 전하며, 과거가 현재, 그리고 미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발견한다. 반복되는 계절은 단지 시간의 흐름만이 아니었다. 기억을 놓아 준다는 것은 단순히 무언가를 버리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계절이 들어올 자리를 마련하는 준비 과정이었다. 그렇게 맞이한 내일을, 그 평범한 일상을 묵묵히 살아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어디선가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 바람은 작은 진동으로, 얇은 물길을 튼다.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성을 다하는 마음. 그것이 전부이다. 애써 지운 슬픔은 어느 날 문득 되살아나 짓누르기도 하고, 겨우 간직해 온 행복은 오히려 그 부재를 일깨워 더 공허하게 만들기도 하기에. 지난 계절에 연연해하지 않고, 오지 않은 계절에 불안해하지 않는 것.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면, 지금의 우리를 휘청이게 만드는 물살이 아무리 거세더라도 그것은 우리를 눈물짓게 하려는 것이 아님을, 현재를 버티고 서서 내일을 맞이할 준비가 된 굳건한 자신을 발견하게 하기 위함임을 깨닫게 된다. 잊고 있던 기억을 찾으러 온 바다에서, 나는 잊고 있던 ‘내일’을 발견했다. 밀려오는 파도를 피해 온 힘을 다해 달리던 그 짧은 순간, 내 몸의 모든 감각은 생을 향해 곤두서 있었다. 그것이 내가 이 계절을 지나와야 했던 이유였고,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도 기어이 초대장을 받고 나섰던 이유였다. 나는 여전히 살고 싶었고, 이 아름다운 세상을 조금 더 오래 노래하고 싶은 사람이었다. 파도 소리는 다시 시작될 나의 다음 계절을 부르는 전주곡이었다.-본문 중에서 눈을 뜨면 지난밤의 꿈이 기억나지 않는 것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 생의 원리를 전부 알 수는 없지만, 어제의 무거운 기억도 모두 쫓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때로는 자연스레 잊히도록, 멀어지도록, 사라지도록,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 물결에 실어 떠나보내고 남은 자리에는, 컴컴했던 구름 위로 고개를 내민 태양이 건네는 인사와 함께 반짝이는 빛이 채워진다. 눈물로 빚어낸 기쁨은 얼마나 눈부신가. 어쩌면 우리의 삶은 시간이 가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지키고 선 한 존재로서 묵묵히 그 시간을 받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다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본다. 우리에게 계절은 어떤 의미일까.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듯이, 꽃이 지고 다시 피어나듯이,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을 떠나보내는 작별 인사이며, 더 아름다운 하루와 꽃을 피워 내는 나에게 건네는 환영의 인사이다. 흐르는 계절을 온전히 바라보는 마음을 담은 『계절의 이유』를 통해 독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곁을 스치고 지나갔을지도 모를, 저마다의 계절의 이유를 발견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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