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부 사랑이라는 말 없이도 매우 사랑인 순간들이 있다
Intro 테마파크 미싱 링크Missing Link 플러그 인Plug In 언니, 나랑 혁명할래요 풀악셀 레즈클럽의 도태를 바란다 도돌이표 방어 오프, 더 레코드 연장전 밤의 파르페 어떤 결혼식 Outro 모서리들 2부 불화하는 사랑 Intro 핸들링 생생 정신통 브리더 두 엄마 쓰이지 못할 이야기들 죽어서도 끊어지지 않는 Outro 광원도光源圖 3부 오늘의 사랑을 명중시킬 것이다 Intro 입양식 사랑을 말하지 않을 때 사랑의 인용과 참조 반복 재생 원과 나 원과 나 2 원과 나 3 그는 잠결에도 나를 꽉 안고는 한다 모두 겪을 만한 일이 될 것이다 Outro 밤마다 어깻죽지에서 깃털을 뽑아 잉크를 찍다가 미쳐버린 새에게 작가의 말 |
김연지의 다른 상품
|
우리 사이 무언가 생겨난 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이 감정에 뛰어들어볼지 무언가 되다 만 상태로 놔둘지 고민하던 그 밤의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더 높이, 더 높이 올라가면서, 떨어질 것을 예상하지도 못하는 게 동심이라고, 그런 게 첫사랑의 마음이라고 지금은 생각한다.
---「미싱 링크Missing Link」 중에서 레즈비언이거나 바이섹슈얼이거나 논바이너리거나 게이거나 트렌스젠더이거나 이중 무엇으로도 자신을 분류할 수 없는, 분류하고 싶지 않은 친구들로 구성된 온실에서 나는 잘 배양되어 살아가고 있다. (...) 이 온실은 매우 견고하고 아늑하다. 그래서 밖으로 한 발짝만 나가면 실바람 같은 혐오 표현에도 태풍처럼 감정이 휘말린다. ---「언니, 나랑 혁명할래요」 중에서 그와 보낸 하루 동안 나는 열렬한 지성인이 되었다가 어떻게든 여자를 웃기고 싶은 청소년 남자애가 되었다가 아이스크림을 까다롭게 고르는 꼬마가 되었다. 너랑 있으면 여러 나이를 살게 되네. ---「풀악셀」 중에서 애인과 전혀 존중받지 못하는 관계를 지속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정신적으로 학대당하면서도, 끝내는 내가 그에게 매달리면서도, 스스로를 해치면서도,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고, 사랑한다고 말해줄 것이라고 의심 없이 믿었던 건… 버텨낸 만큼 사랑받을 수 있다는 규칙이 뿌리에 박혀 있는 탓일까. ---「두 엄마」 중에서 영정사진을 품에 안아 들었을 때, 마치 내 어깨에 따스한 빛이 여러 겹 겹친 것만 같았어요. 그 빛이 나의 걸음을 이끌어내는 것 같았어요. 어미 고양이가 아기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아 물듯, 사흘 내내 나를 짓누르던 슬픔의 목덜미를 누가 잠시 물고 있는 것 같았어요. 울고 싶은 사람들을 마음껏 울게 하는 것. 이것이 맨 앞에 선 사람의 역할이구나. 생각하며 사뿐사뿐 산책하듯 걸음을 옮겼습니다. 당신이 매일 눈을 뜨고 감았던 집으로, 언젠가 삼촌이 당신을 데려왔다는 바닷가로, 그리고 당신의 고된 몸을 고운 재로 바꾸어줄 화장터로. ---「죽어서도 끊어지지 않는」 중에서 내게 사랑한다는 말은 아이에게 사탕 주듯 상대를 달래줄 때 주로 쓰였다. 사귄 지 얼마 안 된 애인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하고 싶다는 바람이었고, 정말 사랑 비슷한 걸 하게 되었을 때 사랑한다는 말은 낯간지러웠다. 종국에 그 말은 낡고 닳아 전화를 끊고 싶다는 신호가 된다.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나 한 치수 큰 옷이거나, 너무 꽉 끼는 신발 같다. 마음의 사이즈와 일치했던 적 없다. ---「사랑을 말하지 않을 때」 중에서 원의 낭독이 끝났을 때 나는 이미 그가 읊어준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듯했다.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면. 그 많은 상실을 겪고도 더 많은 시간들을 살아갈 힘이 우리에게 있다면. 그런 삶을 원과 함께 살고 싶어졌다. 하루하루 아슬하게 안부를 주고받는, 살아남는 삶이 아니라, 더 드넓은 삶이 우리에게 주어진다면. 아주 평범한 하루를 원과 함께 올곧이 보낼 수 있다면. 낙엽을 더듬어 원의 손을 살짝 쥐었다. 그대로 한참 있었다. ---「원과 나 3」 중에서 |
|
고된 곳에서, 살아있기에, 지긋지긋하게 쓰고 말할 수 있는 불완전한 사랑 이야기. 슬픔과 피로와 분노에 쓰러져 죽지 않고 누구보다 길게 살면서 더없이 자세하게 쓰인 연지의 사랑이야기를 듣고 싶다.
_ 이랑(뮤지션,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작가) 이 책에는 느낌이 많다. 그 느낌은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들뜨게 만든다. 사랑은 한 사람을 그의 가장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_ 서한나(『사랑의 은어』 작가) 외로움, 불안, 자기 혐오, 배반… 어쩌면 사랑은 그 모든 것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왜 하는 걸까. 지긋지긋한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로움은 내가 어떤 상태인지 판단할 수 없도록 만들고, 다른 외로움을 찾아 들러붙게 만드니까. 무엇보다 나를 나로부터 꺼내기 위해. 김연지는 전작 『기대어 버티기』를 통해 정신병동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우정과 사랑에 기대어 일상을 회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신작 『그는 잠결에도 나를 꽉 안고는 한다』에서는 좀더 적극적으로 사람을 살리는 사랑의 여러 면모들을 탐구한다. 사랑은 불안정한 상태다. 끝없이 갈구하고, 그런 자신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나와 또 싸운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감정이면서도 잔잔해질 때면 불안해진다. 이제 끝인 건가 싶어서. 김연지는 사랑 앞에서 혼란스러운 자신을 그대로 가감 없이 내보인다. 누군가가 곁에 머무르기를, 나를 돌봐주고 한없는 애정을 주기를, 흔들리는 자신을 용기 내어 붙잡아주기를 바라면서. 한편으로 김연지는 사랑에 배반당한 사람이다. 기대하게 해놓고 책임져주지 않은 존재에게 상처받은 사람이다. 그럼에도 끝내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싶은 사람, 잘 살고 싶은 사람. 그래서 사랑에 대해 쓰는 사람이다. 내게 사랑은 여기에도 저기에도 없고 오로지 내가 복기한 장면 속에만 존재한다. 글을 쓰면서 사랑했던 사람을 다시 사랑했다. 다시 반하고, 다시 약속하고, 다시 미워하고, 다시 아파하고, 다시 용서했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떠올릴 순간들이 많았으면 한다. 그 사랑이 이 책을 완성시킬 것이다. _ 작가의 말 중에서 “나는 너를 지켜주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니 잠들지 못하는 게 아주 괴롭지만은 않았다.” _ 본문 중에서 마음의 사이즈와 일치하는 온전한 사랑이란 대체 무엇일까. 불완전한 존재들이 만나 한 시절 마음을 나누는 일, 좋음과 미움, 기대와 좌절이 교차하는 일, 기꺼이 나를 품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잠시나마 살고 싶어지는 일.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만나는 와중에 오늘의 내가 되’어버린 일. 어쩌면 사랑은, 하나의 고정된 답이 아니라 우리가 생에서 잠시 반짝 빛나는 그 순간을 뜻하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는 잠결에도 나를 꽉 안고는 한다』에는 특별히 각 부 시작과 끝에 김연지의 시 6편을 최초로 수록했다. 자신을 분류할 수 없는, 분류하고 싶지 않은 친구들로 구성된 온실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김연지는 삿된 혐오 표현에 노출될 때면 매우 정치하는 기분으로 시를 쓴다. 세상과 불화하는 마음을 그리기 위해, 살아내기 버거운 삶을 표출하기 위해 시보다 더 나은 수단은 찾지 못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쓰일 김연지의 시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어주기를. 생경한 말로 자신을 소개하는 모서리들 자신을 무엇으로 호명해야 할지 몰라 잠자코 있는 모서리를 그들은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너는 직각에 가까운 둔각이라고 누군가 말해주었다 모서리는 처음으로 자신을 부르는 다른 이름을 알게 되었다 나는 둔각입니다 나는 직각에 가까운 둔각입니다! 온 골목을 소리치며 뛰어다니고 싶었다 _ 「모서리들」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리저리 헤매다 이윽고 도착한 곳에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까.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헤매며 분투한 여정은 자신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 김연지는 결코 김연지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것. 쓰인 것보다 쓰이지 못할 이야기들 안에서 미래를 발견해나갈 거라는 건 분명하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가 쓰였으면 한다. 그렇지만 먼 훗날 내가 엄마와 아빠를 두고 떠올릴 순간은 분명 에세이에 쓴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본가에 올 때마다 역으로 마중 나와주는 엄마의 들뜬 얼굴, 첫 번째로 익힌 장어를 내 앞접시에 옮겨주는 아빠의 손, 똘똘 뭉친 실뭉치를 풀듯 어렵사리 풀어가는 대화들… 이런 사소한 장면들을 겨우 떠올릴 먼 미래를 상상하면 가슴 아래께가 뻐끈해진다. _ 「쓰이지 못할 이야기들」 중에서 |
|
사람들은 평생 남의 사랑 얘기를 듣고 싶어 한다. 나였다면 말하지 않을 부분까지 더없이 자세하게 들려준다면 그보다 더 고마울 수 없다. 김연지의 글은 만족스러울 정도로 풍요롭다. 쫑긋 귀 기울여 듣다 보면 어느새 그의 사랑은 피할 수 없는 혁명을 마주하고, 귀한 사람들 곁을 떠나는 상실의 이야기로 흘러간다. ‘왜 자꾸 고된 곳에 가누…’
고된 곳에서, 살아있기에, 지긋지긋하게 쓰고 말할 수 있는 불완전한 사랑 이야기. 슬픔과 피로와 분노에 쓰러져 죽지 않고 누구보다 길게 살면서 더없이 자세하게 쓰인 연지의 사랑이야기를 듣고 싶다. - 이랑 (뮤지션,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작가) |
|
김연지는 잘 느낀다. 같은 세상 사는 거 맞나 싶게 섹시한 사람을 백 명 본 것 같다. 연지는 그들을 반가워 하고 보고 싶어 하다 정말 보러 간다. 보고 싶은 마음에서 끝내는 사람들은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만나러 갔더니 그의 표정이 어땠는지, 둘은 어떻게 되었는지.
연지는 혼자 덮는 모텔 이불이 미끌거리고 무겁다는 걸 안다. 이 책에는 느낌이 많다. 그 느낌은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들뜨게 만든다. 사랑은 한 사람을 그의 가장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 서한나 (『사랑의 은어』 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