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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작
PART 1 언더야드의 음식과 정경 〈UNDERYARD RECIPE〉 42 아보카도 샌드위치 58 새우 훈제 연어 샌드위치 64 리코타 토마토 그린 샌드위치 72 후무스와 뿌리채소구이 80 그래놀라 요거트 88 꿀 고구마 수프, 콜리플라워 수프, 버섯 수프 98 샥슈카 112 말차 베지 볼 116 리코타 치즈 딥 플레이트 124 아보카도 콘 살사 샐러드 128 잠보아 피칸 샐러드 134 감자 샐러드 138 딩근 라페 143 다섯 가지 안주 메뉴: 비트 후무스와 채소 스틱 구운 포도와 부라타 치즈 바질 새우 샐러드 베지 타코 웨지 양상추 샐러드 〈ESSAY〉 14 언더야드의 시작 22 준비하는 아침 34 언더야드의 음악들 54 아보카도 베이비 104 여전히, 커피는 158 이젠 PART 2 어린이와 함께하는 열두 달 밥 〈FAMILY RECIPE〉 178 1월 인우 정식: 전복찜, 돈지루, 쪽파 계란말이 186 2월 평범한 시간을 쌓아 올리는 보통의 집밥, 소금불고기 백반 198 3월 엄마의 소울 푸드, 하이라이스 206 4월 바닷가 주머니, 빠삐요트와 우엉채 튀김 216 5월 얼른 나으렴, 아보카도 김밥과 청순한 계란찜 230 6월 오이가 어때서, 다양한 오이 한 그릇 240 7월 그린 페스토 파스타와 면 요리 250 8월 라구와 타코 라이스 260 9월 낙지 참나물 솥밥, 닭 안심 뿌리채소 솥밥 266 10월 버섯 밤 조림과 사태 수육 274 11월 낫토 버터 파스타와 쪽파 낫토전 284 12월 비트 마파두부 덮밥 〈ESSAY〉 172 열두 달의 장바구니 193 봄 223 여름 256 가을 280 겨울 294 산책 PART 3 나를 위한 한 그릇 〈MEAL FOR ONE〉 316 잠봉 김치볶음밥 322 가자미살 버터구이와 잡곡 샐러드 336 비트 오렌지 그릭요거트 338 브로콜리 해시 브라운 340 들기름 참나물 볶음밥 342 감말랭이 오르조 샐러드 344 구운 버섯 샌드위치 346 피스타치오 사과 바게트 샌드위치 352 땅콩호박 호두 샐러드 354 조개 채소 수프 356 당근 라페 주먹밥 358 양배추 쫄볶이 〈ESSAY〉 308 정오의 부엌, 혼밥의 마법 312 한 그릇으로도 충분해 318 우리도 하자, 김장 328 내게 남은 가구들 348 게으른 주말과 잘 어울리는 와인과 막걸리 360 조용한 그릇 364 살림의 발견 368 또, 이사 374 맺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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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든다’는 것은 대체 무엇이길래 기꺼이 그곳을 찾아가고 또 수없이 많은 카페를 지나치는 것일까. 멋진 공간과 맛있는 음식은 차고 넘치지만 편안한 공간을 만나 특별한 애정을 쏟게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자본과 기획의 힘이 느껴지는 짜임새 좋은 공간에서 별 감흥 없이 나오게 되는 일도, 오두막처럼 작고 불편한 곳에서 큰 공감과 감동을 받는 일도, 종이 한 장보다 미묘한 차이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 p.34 가장 첫 번째 임무는 바삭하게 구워져 나온 사워도우 빵 위에 완벽하게 얹힌 크기의 아보카도를 자르는 것. 어렵지 않은 일이지만 잘 익은 아보카도를 골라 일정한 두께로 막힘없이 잘라낼 때의 쾌감은 꽤 숙련된 후에나 만날 수 있었다. --- p.42 채소구이는 어쩐지 수수하면서도 맑고 단정한 사람을 닮아서 요리하고 식사하는 과정도 조금은 고요하게 대하게 된다. --- p.72 대부분의 수프는 가볍게 전채로 먹거나 몸이 좋지 않을 때 식사 대용으로 찾게 된다. 그런데 내가 수프라면 이렇게만 먹는 건 좀 억울할 것 같다. --- p.88 언더야드를 운영하면서 제일 신기했던 것 중 하나는 같은 도구와 원두, 레시피가 주어져도 내리는 사람에 따라 커피 맛에 미묘하지만 큰 차이가 생긴다는 점이었다. 사람이 다르니 다른 맛이 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할 수 있지만, 업장에서는 일정한 맛을 맞춰 나가야 했기 때문에 참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 p.105 내 마음속 주인공은 늘, 감자. 일 년 내내 감자만 먹어도 행복해할 사람이 단 한 명이라면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수많은 가게에서 셀 수 없이 다양한 감자 샐러드를 먹어봤지만 같은 맛은 없었기에 내가 만든 감자 샐러드도 언더야드다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 p.134 사계절 열두 달, 시기마다 맛있는 재료들이 부지런히 식탁에 오르고 아이는 그걸 먹고 하루가 다르게 여물어간다. 식탁의 풍경이 변하는 것으로 오가는 계절을 느끼는 건 참 뜻깊다. 자연스레 몸으로 체득한 그 감각은 일상을 좋은 기운으로 환기시키는 작은 장치가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산속에 있는 집으로 올라오기 전 여기저기에 들러 장바구니를 채운다. 엄마가 준비한 음식으로 정서가 되는 장면을 쌓아가기를 바라며, 오늘 저녁엔 뭘 만들어 먹지? --- p.173 모름지기 엄마의 밥상이란 예쁘지 않아도 충분하다. --- p.186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여기저기 요긴하게 쓰이는 라구 소스는 타코 라이스로 만날 때 가장 반갑다. 한 김 식혀 둔 밥 위에 라구 소스를 올리고, 토마토, 아보카도, 양상추, 체더치즈, 약간의 사워크림을 더해 완성되는 타코 라이스. --- p.250 반찬으로 제철 나물을 만들어 아이에게 선보이면 보란 듯이 외면받았지만, “시금치 친구야”라며 쫑쫑 썰어 솥밥에 넣어주면 아주 잘 먹었다. 생소한 채소와 나물은 솥밥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입문했던 것 같다. --- p.260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신선한 허브만큼이나 탐나는 것도 없어서 참기 힘들지만, 몇 줄기 떼어 쓰자고 한 팩을 사기엔 버려지는 것들이 아까워서 전처럼 쉽게 장바구니에 담지 않는다. 아주 작은 팩에 든 딜이나 파슬리를 사도 다 먹지 못하고 시들어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쪽파 한 단의 위력은 대단하다. --- p.274 부엌에서 축나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일상, 내가 아닌 누구라도 간단하게 준비해 먹을 수 있는 식사. 충분한 한 그릇은 지속 가능한 사랑의 방법일지 모른다. --- p.313 희고 또 하얀 것, 비구름 섞인 하늘처럼 파랗고도 회색빛을 내는 것, 같은 듯 다른 색과 모양을 한 나의 조용한 그릇은 어떤 음식이든 알맞게 담아낸다. 어떤 날에는 진미채를 담다가 다른 날에는 후무스를 담는다. 손님이 와도 특별히 내어줄 다른 그릇은 없다. 정성을 담아 요리한 것을 조용한 그릇에 담아 나누어 먹는다. --- p.361 반숙과 완숙 사이에 놓인 각자의 행복을 찾아 분주한 아침, 함께라서 다행인 3인조의 생활. 별일 없이 내일의 아침도 반숙과 완숙 사이에 놓이면 좋겠다. --- p.3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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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카페 언더야드에서
집으로 이어진 맛의 시간 언더야드는 ‘마당 아래’라는 뜻처럼 오래된 주택의 마당 아래 작은 공간에서 시작되었다. 봄이면 윗마당에 살구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빛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풍경이 머물던 브런치 카페. 『언더야드 레시피』는 그곳에서 만들어진 음식과 공간, 그리고 집에서 차곡차곡 쌓아온 맛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저자 서정경의 에세이와 사진은 70가지 레시피와 함께 어우러져 언더야드의 정서를 전한다. 책은 벽돌집을 닮은 언더야드의 풍경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간판 글씨를 새기고 있다. 어느덧 UNDERYARD 간판 위로 빛이 내려앉고, EVERYTHING WILL BE OK라는 문장이 적힌 작은 표지판이 손님을 맞이한다. 이 책의 첫 문(PART)을 여는 이들에게 건네는 인사처럼. 언더야드를 기억하는 단골들에게도 그 이름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도. 독자는 작게 낸 벽돌 계단을 내려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듯 언더야드의 시간을 만나게 된다. 음식의 레시피를 소개하기에 앞서, 그 공간을 채웠던 플레이리스트를 먼저 담았다. 레코드판 위를 맴돌던 음악과 지지직거리는 소리는 그곳의 분위기를 완성하는 정경이었다. 이어 저자가 즐겼던 아침 메뉴에서 브런치 카페의 대표 메뉴가 된 아보카도 샌드위치, 뽀독뽀독 식감이 살아 있는 새우 훈제 연어 샌드위치, 끝내 세상에 나오지 못할 뻔했던 리코타 토마토 그린 샌드위치의 레시피가 펼쳐진다. 『언더야드 레시피』는 카페의 기록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책은 ‘언더야드의 음식과 정경’, ‘어린이와 함께하는 열두 달의 밥’, ‘나를 위한 한 그릇’까지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카페의 시간이 집의 식탁으로, 함께 먹는 밥에서 나를 돌보는 한 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첫 번째 파트는 ‘언더야드의 음식과 정경’이다. 메뉴 이름에 담긴 이야기, 한 그릇의 음식이 메뉴판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브런치 카페의 삼합 메뉴였던 커피, 샌드위치, 샥슈카의 브런치 조합, 최고의 그래놀라를 찾아다니다 직접 구워 만든 그래놀라 요거트, 재료 본연의 맛과 계절을 담은 수프, 다섯 가지 안주 메뉴 등 사랑받았던 맛을 이제 집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음식의 완성도를 더한 언더야드 마요 소스, 그린 페스토, 바질 오일과 당근 라페의 레시피도 수록해 활용도를 더했다. 언더야드의 계절 풍경과 인사를 담은 페이지를 지나면 카페의 시간이 서서히 집의 식탁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파트는 ‘어린이와 함께하는 열두 달의 밥’을 중심으로, 계절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집의 시간을 담았다. 지금의 계절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 사계절의 사진과 짧은 글이 레시피와 함께 있다. SNS에 ‘#박애기의삼시세끼’로 소개되며 랜선 이모들의 사랑을 받았던 ‘인우 밥상’을 만날 수 있다. 잘 안 먹던 아기가 이제는 잘 먹는 어린이로 성장하기까지 함께한 엄마의 밥상과 이야기. 저자는 “모름지기 엄마의 밥상이란 예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말하며 소금불고기 백반, 먹다 남은 하이라이스 소스를 활용해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메뉴, 식사 속의 기쁨을 더해주는 바닷가 주머니(어린이의 단어), 어린이의 기운을 북돋아야 할 때 급히 등판하는 아보카도 김밥 등을 소개한다. 어린이와 어른의 메뉴를 구분하지 않고 좋은 영양소가 필요한 어린이, 또 다른 음식이 필요한 어른에게도 좋은 메뉴로 구성했다. 세 번째 파트, ‘나를 위한 한 그릇’이다. 혼자 있는 시간에도 자신을 다정하게 돌볼 수 있는 집밥 레시피를 소개한다. 아무리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주방에 쏟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을 위한 한 그릇의 레시피다. 언더야드 카페에 앉아서 먹어야 할 것 같은 맛있는 샌드위치와 샐러드와 수프가 있고, 볶음밥과 양배추 쫄볶이도 있다. 더 차려 먹고 싶은 날에는 가자미살 버터구이와 잡곡 샐러드도 근사하다. 그렇게 언더야드의 시간은 카페에서 집으로 이어져 매일 맛있는 음식 생활이 된다. 카페의 문을 더는 열 수 없게 되었음에도 왜 언더야드의 조각들은 책이 되어야만 했을까. 그 이유를 묻는다면, ‘언더야드의 음악들’에 담긴 이 문장이 대답이 되어줄지 모른다. “마음에 든다는 것은 대체 무엇이길래 기꺼이 그곳을 찾아가고 또 수없이 많은 카페를 지나치는 것일까. 만든 이들의 고민과 애정이 어떤 방향으로든 깊고 넓어서 나에게 전달된 것이라 믿고 있다.” 어쩌면 저자의 이 문장이야말로 『언더야드 레시피』가 만들어진 이유에 가장 가까운 대답일 것이다. 수없이 많은 카페를 지나쳐도 서정경의 음식과 정서는 그곳을 기억하는 이들의 일상 속에 오래 머물러왔다. 언더야드는 과거가 아니었다. 현재형의 시공간이었다. 브런치 카페에서 시작된 맛있는 시간이 이제는 각자의 부엌에서 이어지기를 바란다. 혼자여도 함께여도 요리를 즐기는 이에게, 계절의 감각이 필요한 이에게도 언더야드의 시간을 건넨다. 저자가 전하는 시작의 글에서 “텅 빈 식탁을 음식이 담긴 그릇으로 채우는 일은 카페 사장님 혹은 엄마라는 의무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순수한 기쁨이 있다. 어쩌면 그 기쁨은 무겁지 않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완벽하고자 하는 부담 없이, 한 끼의 식사를 채운다. 『언더야드 레시피』를 통해 그렇게 쌓아 올린 작은 기쁨들을 공유하고 싶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언더야드 메뉴부터 혼자 혹은 식구들과 함께하는 보통의 집밥 레시피는 특별한 재료가 필요하지 않고, 오랜 시간을 할애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든 부엌에 서는 일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