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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사라지기 직전의 것들 ………………… 9
2부 고요가 배경이 되기 시작했다 ………………… 71 3부 예전처럼이 아니라, 오늘 가능한 것부터 ………………… 161 바야르의 에필로그 ………………… 245 작가의 말 ………………… 2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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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한 글자 대신 그림이 있고, 누가 들어오는지는 먼저 볼 수 있고,
나는 조금 늦게 보이는 이 공간이 지금의 나에게 더 알맞다. --- 「공간에 대하여, 박찬, 소금책방을 열며」 중에서 언젠가 길을 잃거든, 새벽 4시에 불이 켜지는 곳으로 오세요. 그곳엔 여전히 국수가 끓고 있을 겁니다. --- 「공간에 대하여, 울란바타르의 엽서」 중에서 위로는 틀린 시간에 건네면 짐이 된다. --- 「위로에 대하여, 상수」 중에서 미안하다고만 하면 더 못 가. 숨는 사람한텐 두드리는 소리도 커. --- 「위로에 대하여, 국숫집 할머니」 중에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 「위로에 대하여, 박찬」 중에서 누군가의 하루를 단어 몇 개로 정리하는 일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더 견디기 어려웠다. 자기가 쓴 '1mm의 정적'이라는 표현이 누군가의 스토리 배경음으로 쓰이고 있었다. 결국 좌표를 찍은 건 자기였다. --- 「소비에 대하여, 최윤진」 중에서 예전처럼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 가능한 속도로 다시 시작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자, 조금 덜 두려웠다. --- 「회복에 대하여, 박찬」 중에서 그 기척들만으로도 오늘 아침을 버텼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 기척들 덕분에 조금 더 멀리 걸어가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 「회복에 대하여, 박찬, 골목을 떠나는 아침」 중에서 어떤 골목들은 사람을 다 데려가지 않고도 오래 남는다. 새벽 4시에 켜지는 불빛, 국물 냄새, 버터가 익는 소리, 그리고 한 사람이 잠시 비운 자리를 다른 사람이 조용히 맡아 드는 방식 같은 것들이다. --- 「회복에 대하여, 박찬, 바야르의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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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위로하지 않는다.
'힐링'이라는 단어가 남발되는 시대에, 『소금책방 : 1mm의 고요』는 그 단어를 한 번도 쓰지 않는다. 대신 새벽 오븐의 진동이 바닥을 타고 전해지는 감각을, 멸치 육수 냄새가 골목 바닥을 채우는 순간을, 개가 말없이 손등에 턱을 올리는 온도를 정밀하게 기록한다. 이 소설의 위로는 문장이 아니라 감각에서 온다. 소설 안에는 두 개의 세계가 있다. 하나는 골목 바깥의 세계다. 조회수를 위해 타인의 상처를 소비하고, '1mm의 정적'을 인생샷 배경으로 쓰고, 감성이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납작하게 만드는 세계가 있다. 다른 하나는 골목 안의 세계다. 이유를 묻지 않고, 말 대신 빵봉투를 건네고, 문이 열려 있는지를 보고 하루를 짐작하는 세계다. 작가는 그 두 세계를 충돌시키되, 어느 쪽도 단순하게 그리지 않는다. 골목이 소비당하는 과정에서 형철은 처음으로 여기를 떠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윤진은 자신이 쓴 문장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목격하며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온다. 바깥 세계의 논리가 골목을 침범할 때, 골목은 무너지지 않고 대신 더 깊어진다. '위로는 틀린 시간에 건네면 짐이 된다.'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문장이다. 2부 전체를 관통하는 이 말은, 동시에 이 소설이 독자에게 건네는 방식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두르지 않는다.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오래 머문다. 그리고 독자가 준비되었을 때, 조용히 곁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