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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의 괴이도감
현찬양
위즈덤하우스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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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2013년 〈401호 윤정이네〉로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문에 당선되었고, 2021년 제4회 ‘엘릭시르 미스터리 대상’ 단편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21년 〈식탐정 허균〉으로 MBC 드라마 극본 공모에 당선된 이후 허균과 재영, 작은년의 모험에서 아직 빠져나오지 못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소설집으로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이름 없는 여자들의 궁궐 기담》,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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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125*210*30mm
ISBN13
9791175910997

책 속으로

내가 배운 바로 사람은 동물에서 나며 동물은 새에서 나고 새는 파충류에서 나며 파충류는 물고기에서 난다. 그리고 물고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서 나는데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으나 확실히 존재하는 이것을 ‘괴이’라 하니 결국 우리는 모두 괴이에서 난 괴이의 아이들이다.
--- p.7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의 이름을 전부 알아내고 바닷속에 있는 물고기를 죄다 구분해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러한 생을 살기를 원했다.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니 아마 평생이 걸려도 다 하지 못하리라. 그 사실이 영수는 아득할 만큼 좋았다. 이대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주기만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텐데.
--- p.40

“해가 떴으니 이제 나는 공자만 믿어야겠군. 낮 동안은 공자가 날 보호해줘야 하오. 대신 밤에는 내가 그대를 지켜드리리다.”
강수는 온 힘을 다해 그러리라 다짐하였다.
아직 어둠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으나 오늘은 두타비가 자신의 생일보다 좋아하는 날이었으며 모든 묵은 것이 흘러간 새해의 새 달, 새날, 정월 초하루였다. 하늘을 날아오르던 백작이 울었다. 길조였다.
--- p.57

먹고 자고 생을 영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두타비에게 생물의 분류 따위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듯 고민하는 강수는 무척 신기하게만 보였다. 하지만 남의 눈엔 별것 아닌 것을 일부러 고민하며 궁금해하는 것이 학자의 일일 테니 그를 무시하고 싶지는 않았다. 점복사에게는 점복사의 고민이 있고 학자에겐 학자의 고민이 있지 않겠는가. 남의 고민을 가엽게 여겨서는 안 되는 법이다.
--- p.87

천 리를 볼 수 있는 거울이다. 강수는 그것을 눈에 대어본다. 익숙한 얼굴 하나가 보인다. 손에 닿을 만큼 가까이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아주 멀리 있다. 달처럼 별처럼 영원히 잡히지 않는 곳에. 얼굴은 점점 더 그에게서 멀어지더니 결국 사라져버렸다. 이 세상에는 이제 그가 없다. 주위를 둘러보자 공방도 집도 없었다. 오로지 영원히 몰아치는 파도 소리뿐.
--- p.92

“그거 아시오? 신라 땅에 괴인이 오 할이나 된다오.”
“누가 그래요?”
“정남을 가려 군역을 조사하는 사람한테 들었소. 당골집에 있다 보면 온갖 집안의 오만가지 수치스러운 이야기들을 알게 되는데 그중에 가장 깊이 숨겨진 것들이 괴인 자식이오. 나는 장님이라 겉으로는 그다지 티가 나지 않는 편이지만 척추가 비뚤어졌거나 걷는 모양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집에 가둬 기르는 괴인이 얼마나 많은 줄 아시오? 사실은 천공을 나는 매인 줄도 모르고.”
--- p.93

세상을 돌며 온갖 희한한 일을 다 겪었다고 생각했으나 이보다 이상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괴이한 것들 사이에서만 이상하고 괴이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동물, 그러니까 생물 사이에서도 충분히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괴담 못지않은 이런 이야기들이 녹아 있는 곳이 영춘 한복판이 아니라 두타비가 여태 살았던 그 지루해빠진 세상이라니 어쩐지 믿을 수가 없었다. 두타비는 등에 소름이 돋으면서도 아주 신이 났다.
“역시 그대와 여행하길 잘했소.”

--- p.142

출판사 리뷰

넘어지고 자빠지고 데굴데굴 뒹구르며 이 땅의 괴이한 것들을 찾아 떠나는
《잠 못 드는 궁궐 기담》 현찬양 신작 오컬트 역사 판타지


《잠 못 드는 궁궐 기담》 《인현왕후의 회빙환을 위하여》 《식탐정 허균》 등 역사 판타지 페이지터너로 활약해온 현찬양의 신작 장편소설 《강수의 괴이도감》이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이마에 뿔이 돋고 천 년이 넘는 생을 살면서도 영원히 늙지 않아〈궁궐 기담〉 시리즈에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신비한 꽃미남 괴인 ‘강수’가 괴이를 찾아 여행하는 이야기다.

선천적으로 괴인으로 태어난 ‘두타비’와 이무기의 저주로 괴인이 된 강수는 괴인이 숨어 살지 않아도 된다는 전설 속 나라 ‘영춘’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두타비는 평범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 강수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인 괴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영춘과 괴이에 관한 소문을 쫓아 여행하며 괴신과 괴물 들의 존재를 밝히고 이름을 붙여나간다.

사람뿐 아니라 귀신과 요괴, 괴물이 공존했던 과거 한반도를 배경으로 한국 설화와 역사, 판타지가 어우러진 독창적인 세계관은 〈궁궐 기담〉 시리즈 독자는 물론 새로운 K-오컬트를 만나고 싶은 독자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여행의 한 단락을 마칠 때마다 두 괴인이 만난 괴이들에 관한 강수의 연구록과 함께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의 그림을 담은 도감을 수록하여 괴물 백과사전을 읽는 듯한 재미도 더했다. 이무기와 인어, 머리가 둘인 사람, 신기루를 만드는 상자 등 우리에게 익숙한 괴력난신들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는 현찬양식 오컬트 역사 판타지를 만나보자.

잘생긴 것 말고는 가진 게 없는 소공자 강수
능력도 신기도 없는 엉터리 맹인 점복사 두타비

낮에는 강수가 두타비를 지키고 밤에는 두타비가 강수를 지키며
사람이 귀신 되고 귀신이 사람 되는
별나고 이상한 괴이들을 위한 나라, 영춘을 향한 여행을 시작한다


가야에서 태어나 동식물을 사랑하는 ‘생물학 오타쿠’ 강수는 가문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라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고 도망치던 중 이무기의 저주를 받아 이마에 뿔이 달린 괴인이 된다. 늙지 않는 몸을 얻은 채 이무기의 집에 백 년을 갇혀 지낸 강수는, 우연히 흘러들어 온 두꺼비 괴인 두타비를 구해준다. 가야가 멸망하고 신라가 한반도를 차지한 백 년 후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두타비를 아기 오리처럼 따르며, 괴인으로 변해버린 자신에 대해, 그리고 괴인과 괴물 들에 대해 알아내고자 이땅의 괴이한 것들을 찾아 나서는 연구 여행을 떠난다.

두꺼비와 인간 사이에 태어나 심한 약시를 가진 두타비는 낮에는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밤이 되면 사람뿐 아니라 귀신과 요괴까지 보인다. 문제는 너무나 생생히 보이는 탓에 사람과 괴이를 구별할 수 없다는 것. 결국 그는 낮에는 맹인 행세를 하고, 밤에는 점복사로 살아간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낮과 무엇이든 과하게 볼 수밖에 없는 밤, 인간의 삶과 괴이의 삶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던 두타비는 인간이 숨어 살고 괴인이 활개 친다는 나라 영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곳으로 향한다.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세상에서 강수와 두타비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두 존재는 괴이들의 낙원이라 불리는 영춘을 찾아 길을 떠나고, 여행길에서 수많은 귀신과 요괴, 괴물 들을 만나며 이들의 삶을 기록한다.

《강수의 괴이도감》은 괴이를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과 사람 아닌 존재를 구분하는 경계를 질문하고, 서로 다른 존재가 함께 살아갈 가능성을 탐색하는 이야기다. 밤의 존재였던 괴물들을 낮의 태양 아래로 불러내 함께 살아가는 사랑스럽고 환상적인 모험담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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