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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이야기 9
벙커 75 나의 학창 시절 99 개들 157 황야 179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 229 세계의 고요한 경계 251 세인트 브라이즈 베이 321 작품 부연 및 감사의 말 338 |
Mark Had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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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은 어차피 걸을 필요도, 아니 일어설 필요도 없었으므로 계속해서 손과 발로 바닥을 짚고 기어 다녔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그 애가 일어서서 걸어야 할 거라 확신하며 고집스레 춤을 가르쳤다. 그것 말고는 아이를 일어서게 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설프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가 그 반복적인 동작에서 위안을 얻었을 거라 믿는다.
---「어머니의 이야기」중에서 흰색과 하늘색이 섞인 소형 경찰차 한 대가 그녀가 있는 연석 앞에 끼익 멈춰 서더니 경찰관이 내려섰다. “네이딘 풀먼?” 그녀는 너무 놀라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자기가 보인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누군가가 자기 이름을 안다는 사실이 놀라웠으며, 자기가 이 광경을 그저 보고만 있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실제로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타요.”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 “B47 동원령을 갖고 왔어요. 당장 타지 않으면, 빌어먹을 내가 맹세하는데…….” 그녀는 차에 탔다. 경찰관은 다시 운전석에 올라타 바로 차를 출발시켰다. ---「벙커」중에서 그때 메이어가 내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얘가 참 좋은 친구야.” 우리 아버지가 술집에서 친구들에게 쓸법한 말투였다. “이 친구가 나를 찾아서 데려왔어.” 나는 그의 손에서 어깨를 빼냈지만 이미 늦었다. 테이블 저쪽에서 패틴슨이 손으로 엉덩이를 벌리고 혀로 가운데 부분을 핥으며 애무하는 시늉을 했다. 모두가 웃음을 터트리며 탁자를 두드렸고 그때부터 오랫동안 메이어와 나는 ‘잉꼬’, ‘동성애자’ 등으로 불렸다. ---「나의 학창 시절」중에서 “오빠……? 뭔가 잘못됐군.” 그는 의심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했다. 지금 해야 한다. 지금 당장. 그는 일어나서 팔을 올리고 동생의 얼굴을 세차게 후려쳤다. 그의 동생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듯했지만 그녀는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다가 천천히 일어나 페디먼트 위로 올라갔다. 뺨에는 그의 손자국이 벌겋게 남아있었다. “그 유명하신 성자께서 동생을 이렇게 대하다니.” “넌 내 동생이 아니야.”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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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이야기꾼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창조해 낸 서늘한 우화
심리적·육체적 극한에 내몰린 인물들이 마주한 야성과 문명 사이의 경계 소설집의 시작을 여는 『어머니의 이야기』에서 작가는 미노타우로스의 신화를 중세 영국으로 옮겨온다. 노회하고 야심이 큰 영주는 선천적 결함을 안고 태어난 아들마저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든다. 그는 외국 출신의 설비 기사와 그의 젊은 아들을 불러 자기 권력에 손상이 가지 않는 선에서 이 괴물 같은 아이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다. 교활한 설비 기사는 영주의 입맛에 맞는 절묘한 계략을 제안하고, 은밀하게 안뜰의 구석에서 구덩이를 파는 공사가 시작된다. 이야기의 화자는 영주의 아내로 자신과 아이를 지키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벙커』는 우화 느낌을 물씬 풍기는 소설이다. 강제동원령으로 벙커에 들어가게 된 간호사 네이딘은 종종 차원이 다른 낯선 세계에 머물다가 의식을 되찾는다. 혼돈스러운 세계에서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에게 남편은 치료해 줄 퇴마사가 있다며 함께 외출을 나선다. 『나의 학창 시절』은 과연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사건의 진실은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0대 소년들이 득실대는 기숙학교에서 나름의 생존법을 터득하고 견뎌낸 주인공은 어느새 40대 후반의 남성이 되었다. 삶의 허전함이 물밀듯이 몰려든 그에게 지난 날 학창 시절의 기억은 삼키기 힘든 쓰디쓴 약이 되어 마음속을 파고든다. 『개들』에서 작가는 숲속 연못에서 알몸으로 목욕하던 여신 다이아나를 훔쳐본 죄로 고통스러운 최후를 맞이한 악타이온의 신화를 직접 차용한다. 이 작품은 악타이온이 개들에게 품은 사랑에 집중한다. 개를 향한 인간의 사랑은 어떻게 시간을 초월해서 전해지는지 작가는 원작 신화에서 관점을 넓혀 현재를 아우르고, 개와 인간 사이의 관계가 지닌 영원한 힘을 조명한다. 『황야』는 스릴러 같은 긴장감을 자아내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젊은 남동생을 잃은 슬픔을 떨쳐 버리기 위해 자전거로 세계일주에 나선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 숲속을 질주하다가 급경사에서 몸의 중심을 잃고 그만 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는다.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난 그녀는 어느 연구소로 자신이 구조된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곳은 평범한 연구소라 하기엔 분위기가 기묘하다. 그녀는 차츰 ‘불의의 사고’가 지금부터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에는 광야에서 수십 년 동안 악마의 유혹을 이겨내며 명상을 수행하는 은둔자가 등장한다. 어느 날 그의 앞에 여동생이 나타난다. 여동생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는데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오빠 때문에 수녀원에서 살아야 하는 처지를 한탄한다. 그의 의도와 과거를 왜곡하는 여동생의 언행에 기가 막힌 주인공은 뭔가 석연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여동생이 악마가 그를 꾀어내기 위해 불러낸 허영임을 알게 된다. 그 후 한 차원 높이 고양된 그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온다. 『세계의 고용한 경계』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인간인 티토노스와 사랑에 빠져 제우스에게 그에게 영생을 허락해 달라고 청하는 신화를 모티프로 삼은 소설이다. 제우스는 그 소원을 들어주지만, 에오스가 영원한 젊음을 요청하지 않았기에 티토누스는 죽지 못하고 늙을 대로 늙은 노인이 되어버린다. 소설 속에서는 오래전에 죽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무수한 검버섯과 혈관이 거미줄처럼 뒤엉킨 몰골의 노인이 등장한다. 그에게는 아무도 몰래 그를 찾아오는 젊은 여인이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영원한 생명을 소재로 우리 모두가 겪게 되는 시간의 유한성을 탐구한다. 『세인트 브라이즈 베이』는 동성애자인 딸의 동성 결혼식에 참석한 여성의 내면이 펼쳐진다. 그저 조용히 딸을 응원하고, 앞날을 축복해 주는 평범한 주인공에게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은 비밀스러운 인생의 한 순간이 있었다. 독자는 가장 찬란하면서도 은밀했던 그녀의 과거를 슬며시 엿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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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이야기꾼의 기발한 상상이 빚어낸 작품. -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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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하지만 경이롭다. -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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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해던의 필력은 장편소설뿐 아니라 단편소설에서도 빛을 뿜어낸다. - LA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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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과 결점에 관한 강렬한 이야기들. 이 소설은 신성하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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