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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꿈에서이듯 추억하는 별유천지 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 아직들 안녕하신가 조난 내 마음의 풍경 원통사 다래나무 백련지에서 오늘은 봄날이란다 까마귀처럼 십이월의 꽃 하산 어느 하루 이를 어쩐다니 이화에 월백하고 조금만 더 참지 이사하는 날 보문능선에서 노랑매미꽃 가을이 왔네요 내가 알던 꽃 코스모스 길에서 백운대 할머니 집 2부 그리움 품고 아픔 품고 널 기다렸는데 마음에 비 내리면 너만 가도 되는 거니 내 님 언제나 내 님 그땐 몰랐어 열린 창문을 닫으면 마지막 목소리 가을 나비 난 널 보는데 벌써 봄 그리며 잃어버린 나 진짜 주인공 회상 연분홍 원피스 딸이 보내는 노래 내 몸보다 사랑해 가방 속의 시간 나의 그대 3부 외롬 타면 어딘들 더 늦기 전에 하품을 합니다 빈집 외로울 고(孤) 인생 시루봉로 11길 여기 살러 왔네요 나쁜 꿈 맨발 찬가 해남행 무궁화호 햇살 보내며 다시 찾은 오월 아무리 미워도 자화상 남도의 첫눈 나도 올라갈 수 있을까 4부 한참 전 이웃들 뽕짝 꿍짝 인생 역전 망종 상망종 우리 신 여사님 큰애기장 명식애비 시루봉 이웃들 해설 / 쓰디쓴 낱말로 두드리는 문 조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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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정을 주고
더 함께했어야 할 내 사랑 내 보물 잃어버리고 나서 한바탕 울었더니 흠씬 비가 내렸어요 마른 마음에 비가 내렸어요 마른 마음 눈물 차올라 터졌어요 잠시 비 멈추면 촉촉한 안개 방울 외로움 그리움으로 곱게 갈아져 내 마음을 휘감아요 ---「마음에 비 내리면」중에서 멍하니 앉아 네가 메고 다니던 가방을 마냥 보고 있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난 시간들이 이 가방 안에는 갇혀 있겠지 영원히 멈춰진 채로 머물고 있겠지 마지막 우리의 겨울이었어 너는 눈을 뜨고 있었어 눈 내리는 창밖을 보고 있었어 너무 잘 보였고 너무 아름다워 잔인한 풍경이었어 ---「가방 속의 시간」중에서 내 님 언제나 내 님 거기서도 그렇게 지내나요 우리 집처럼 편해서 우리 집보다 아늑해서 방안퉁순이 늘낙지로 지내나요 멀어서 오기 뭐하면 시간 내서 불러 줘요 내가 찾아갈 날 알 수 있나요 언젠가요 보고 싶어요 거기 간 지 벌써 꽤 됐네요 꼭 보고 싶네요 ---「내 님 언제나 내 님」중에서 어째야 쓰까 불쌍하다고 혀 차지 마세요 이러시는 양반들 세상 모르시는 겁니다 세상 잘못 아신 겁니다 어김없이 돌아온 가을에게 배우세요 물러났다 돌아올 백련들에게 배우세요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죽었다 다시 태어나는 영원한 순환을 믿어 보세요. ---「가을이 왔네요」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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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돌무늬처럼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 품고 아픔 품고 남은 날 보내려고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이것저것 다 주고 모든 것 다 주고 더 주지 못해 슬프다며 날아간 그대에게 바칩니다 노래 들으며 편히 쉬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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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시가 세상의 전부라 생각했던 한때가 있었다.
그때는 마치 피타고라스학파가 만물의 근원은 자연수이고, 모든 수는 자연수의 비로 표현할 수 있는 완전수의 세상을 꿈꿔 왔던 것처럼 시의 아름다움과 진실함은 항상 깔끔하고 유려한 언어와 그 정형성(整形性)에 있다고 믿던 시절이 있었다. 세월이 지나 무리수와 허수의 등장이 역설적으로 세상을 보다 정교하고 완전에 가까워지는 수(數)의 세계를 만들었듯 시의 내용과 형태가 기존의 정형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이 시를 보다 폭넓고 깊이 있게 만드는 것임에는 이제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에 난 최진규 시인의 이번 노래 시집 『마음에 비 내리면』을 보면서 한마디로 이런 투박한 ‘글쓰기’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이런 최진규 시인의 그 시적 ‘투박함’이란 패션모델이 기존의 전형적인 백인의, 금발의 미녀만을 생각해 왔던 것에서 벗어나, 외꺼풀 눈의, 검은 눈동자의, 작은 눈의 흑발의 동양인 모델의 신선한 충격처럼 시의 새로운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형식 면에서도 음악과 연결된 새로운 장르의 신선한 도전이 또 한편의 색다른 시적 영역을 개척하는 실험 정신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최진규 시인의 시적 정신과 가치에 따르면 시는 사회적 고뇌와 사상의 자유로움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대(對) 사회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난 이러한 최 시인의 사회 동화 과정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응원한다. 맑고 투명하게 사회를 보는 눈, 신새벽을 깨우는 청량한 정신, 이것이 응축되어 노래로 퍼지는 멜로디 이것이 바로 최진규 시인이 이번 시집에 녹여낸 그 마음속 진심이다. 투박하지만 경건한 그의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 - 박찬호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