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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 대하여
세종의 서거와 전체적인 평가 학문과 경연에 관한 글들 『치평요람』을 편찬하다 의창을 설치한 뜻이 어디 있는가 신문고의 목적 노비도 천민天民이다 『농사직설』을 편찬하다 전국의 수령에게 농사 진흥을 명하다 조세에 대해 의정부에 내린 글 『훈민정음』 어제서문 『훈민정음』 글자의 제작 원리 『훈민정음』 쓰는 법 갑인자본을 제작하다 『향약집성방』을 편찬하다 『칠정산』의 머리글 물시계 자격루를 만들다 화포를 제작하다 아악을 제정하다 수학 공부를 위해 인원을 뽑아 중국으로 보내자 중국어 통역사의 실력을 배양하기 위하여 주 세종 연보 편집: 인문교양출판부 박주용|munjibang@changbi.com|02-6949-0272|010-4754-1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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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묻고, 토론하고, 마침내 현실을 바꾼 군주
세종의 공부는 백성의 삶으로 향했다 한국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 세종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임금’ 세종이 아니라 ‘사상가’ 세종이라면? 이 책은 임형택 교수가 엮은 『세종·정조』(창비 한국사상선 2)에 소개된 세종의 말과 기록을 바탕으로 그의 통치 철학과 생각을 쉽고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조선 최고의 군주로 숭상 받는 세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다방면에서 섬세하고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는 학문을 사랑한 독서가였고, 백성의 삶을 구체적으로 살핀 정치가였으며, 조선이라는 나라의 현실에 맞는 제도와 문화를 만들고자 한 실천적 사상가였다. 세종의 생각은 책 속 지식에 머물지 않았다. 독서의 유익함 때문에 그것을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경서의 구두나 따지는 것은 학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드시 마음공부를 해야 유익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세종은 형식에 그치지 않는 공부, 삶과 정치로 이어지는 공부를 무엇보다 중시했다. 이 책에서 특히 돋보이는 것은 백성을 향한 세종의 마음이다. 세종에게 정치는 추상적인 이념이 아니라 백성의 먹고사는 일,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 병든 사람을 치료하는 일, 자신의 뜻을 말과 글로 펴게 하는 일과 맞닿아 있었다. 「의창을 설치한 뜻이 어디 있는가」에서는 굶주린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신문고의 목적」에서는 아랫사람이 억울함을 위에 호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노비도 천민이다」에서는 신분이 낮은 사람도 함부로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 세종의 애민은 말에 머물지 않고 제도와 정책으로 이어졌다. 우리가 아는 성군 너머,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한 사상가 세종의 기록으로 만나는 좋은 정치와 지식의 힘 세종의 실용적 태도는 농업과 의약,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농사직설』은 중국의 농서를 그대로 따르는 대신 조선의 풍토와 실제 농민들의 경험에 맞추어 농사법을 정리한 책이다. 『향약집성방』은 조선에서 나는 약재와 실제 처방을 모아 백성의 질병을 치료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였다. 『칠정산』, 자격루, 갑인자, 화포 제작 등에 관한 기록은 세종이 학문과 기술을 나라의 현실에 맞게 활용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세종에게 앎은 백성의 삶을 편하게 하고 나라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힘이었다. 무엇보다 『훈민정음』은 세종의 사상을 가장 널리 보여주는 성취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서”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현실을 딱하게 여긴 세종은 새 글자를 만들었다. “사람마다 쉽게 익혀 날로 쓰기에 편하게 할 따름”이라는 말에는 문자 창제가 단지 위대한 문화적 업적만이 아니라, 백성의 일상과 표현을 위한 정치적·사상적 결단이었음이 담겨 있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위한 마음과 치밀한 학문, 조선의 현실에 맞는 독창적 사고가 만난 결과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위인전 속 성군의 이미지 너머의, 끊임없이 배우고 묻고 실천한 한 사상적 군주를 만날 수 있다. 작고 간결한 이 책만 보아도 독자들은 세종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와 골똘히 생각하는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세종의 기록은 오늘 우리에게 묻는 듯하다. 공부는 어디로 향해야 하고 좋은 정치는 누구의 삶을 돌보아야 하는가. 그런 교감이야말로 우리 사상을 고리타분한 것으로 버려두지 않고 오늘날에도 가치 있는 것으로 활용하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