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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의사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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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고?”
“이혼해, 우리.” 잠시 정적이 흐른 거로 봐서 말을 아주 못 알아듣지는 않은 모양이라, 여자는 냉정을 좀 되찾고 다시 말했다. “이혼하자고.” 막상 내뱉고 나니 지금까지 그토록 참고 망설였던 게 억울할 정도로 속이 시원해서 몇 번이고 더 말하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상대는 그럴 겨를까진 주지 않았다. 폭발하듯 요란한 코웃음 뒤, 남자는 목에 걸쳐 있던 수건을 바닥에 패대기치며 대꾸했다. “이혼하자면, 못할 줄 알아?!” “그래, 너도 안 해본 생각은 아닐 거 아니야?” “그걸 말이라고?! 아주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야! 먼저 말 꺼내 줘서 고맙다고 절이라도 하고 싶네! ---「이혼 의사 합의」중에서 사실 이전에도 그 두 사람을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은 너무나 많았다.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을 믿을 수 없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그건 다른 얘긴가? 타인을 이해하고 믿는 문제는 그에게 있어선 언제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도 같았다. 너무나 어려워서 에라 모르겠다, 내던져 버리려 해도, 이해는 몰라도 사람에 대한 믿음 없이는 일상을 꾸려나갈 수도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 지는 좀 되었다. 차로 돌아와 옆자리에 던져뒀던 이혼 소장을 꺼내보며 그는 다시 그 사실을 절감했다. 도대체 누구를, 어떻게 믿 어야 하나…? ---「원고 이혼 소장 제출」중에서 준비서면 초안을 받아들고 사무실 소파에 길게 드러누운 지원호가 문서를 몇 번이나 읽고 남았을 시간이 흐른 뒤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정우현 변호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어때요? 다 읽으셨죠? 괜찮아요? 뭐 고치고 싶으신 데 있어요?” 계속해서 원호가 대꾸는커녕 미동도 없자 우현은 짜증이 나 목소리를 높였다. “주무세요? 본인의 결혼생활을 돌아보면서 잠이 오시나 봐요?” 그래도 대답이 없자 우현은 풀이 죽어 물었다. “마음에 안 드세요? 잘 못 썼나요?” 그제야 원호는 끄응, 하는 신음과 함께 자세를 고치더니, 그답잖게 잔뜩 가라앉아 잘 들리지도 않는 소리로 중얼거렸다. “잘 쓴 건지 못 쓴 건지는 난 모르겠고, 그냥 기분이 너무 나빠서 그래.” (중략) 침울하기 짝이 없는 원호와 달리 우현은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그게 다행이네요. 최대한 구차해 보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썼거든요. 기분 나쁘셔도 할 수 없죠. 어차피 다 돈 때문에 하는 짓이란 걸 잊지 마세요. 세상에 돈 걸린 일 치고 구차하지 않은 일이 있겠어요?” ---「피고 준비서면 제출」중에서 바보 같아 보일 염려만 없다면 전문가들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두 가지 있었다. 첫째, 지원호가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말은 진심일까? 둘째, 내가 인생에서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일까? 한 사람의 충분한 사랑? 많은 사람들의 관심? 가족들의 인정? 명성과 신용? 샤넬과 벤츠? 해외 유학? 물론 다 가지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우선순위를 잘못 놓은 바람에 지금 내 인생이 이렇게 어그러진 모양인데, 진짜 내 마음속의 순위는 뭘까? 물론 묻기 창피한 걸 떠나 남에게 그 대답을 구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노릇이란 걸 모를 리 없어, 그녀는 헛웃음을 지으며 혼잣말했다. 마음, 결국… 마음이구나. 마음이 몹시도 골치 아픈 존재란 건 제 부모를 보며 일찌감치 깨닫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외면한 채 살아보려 발버둥 쳤는데, 인생은 역시나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제라도 더 이상 변죽 울리기는 그만두기로 마음먹었다. 적어도 그 인간보다는 제대로 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기에. ---「가사조사(3)」중에서 그 각서를 들이민 데 어떤 계산과 수가 있음을 미리 알았더라도 자신의 선택이 달라지진 않았을 것 같았다. 어차피 시간이나 돈 얼마의 문제가 아니었다. 재판이 몇 달 일찍 끝난대도, 설사 그의 전 재산을 빼앗아 올 수 있다고 해도, 자신이 이 결혼으로 인해 잃어버린 꿈과 자격과 건강,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어야 할 세월을 웬만큼이라도 보상받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지금 그녀를 이 절망에서 지탱해 주고 있는 유일한 의지라면 자신이 끝을 스스로 선택했고, 거기에 오롯이 책임질 것이라는 자부심뿐이었다. (중략) 다만 하영의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남편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의구심과 시기심이었다. 그가 그 나름대로 순수하게 자신을 여자로서 좋아했었다는 사실은 여태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지원호는 인격적으로 미성숙하여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능력이 없는 인간이며, 그렇기에 자신 역시 그를 사랑할 수 없었다는 것이 지금까지 그녀의 알리바이와도 같았다. 한데 그런 자기합리화 뒤로 줄곧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러 왔던 것은 어쩌면 자신 또한 남을 진정으로 사랑할 능력이 없는 사람일지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조정 협의(2)」중에서 그러니까 아직 고민이 되고 무슨 선택을 할 수 있단 생각이 들면, 난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 결혼이 망하면 이혼하면 되지만, 이혼이 망하면 더 답이 없거든. 다시 사람 만난다는 거, 절대 쉽지 않아. 더 괜찮은 사람, 웬만해선 없어. 그 남편 막 찍어 고른 거야? 그랬다면 얘기가 좀 다른데, 아니고 나름 심사숙고해서 골랐다면, 내 생각이랑 다른 놈이더라도 그게 바로 내 실력인 거야. 남 탓할 게 없어. 더 문제는 그 실력은 경험 쌓인다고 딱히 나아지는 것도 아니더란 거지. 외려 피해의식 같은 거 생겨서 더 나빠지면 나빠지기 쉽지. 그렇다고 혼자 사는 건 살만한가? 나도 그전엔 그런 거 잘 몰랐는데, 지금도 인정하긴 싫지만… 솔직히 외로워. 정말 죽도록 외로워. 처음부터 혼자였던 거랑 둘이었다가 혼자 된 거랑은 또 달라. 이건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야. ---「조정기일」중에서 “방금 너랑 비슷한 얘기야. 내 이혼에 대한 계산은 검산의 검산까지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새로운 변수를 하나 발견했지. 볼수록 나란 인간이 너무 별로란 거. 그래도 너보단 낫다고 자만하고 있었는데, 뭐 그건 사실이라도, 생각보다 내 문제가 더 심각한 것 같아서. 너보다 괜찮은 놈 만나 봤자, 아니 괜찮은 놈 만날수록 더 문제일 거야. 난 너무 비뚤어지고 병든 인간이라, 멀쩡한 사람이 주는 멀쩡한 마음, 도저히 감당 못 할 것 같거든. 그럴 바에야 이것저것 감수하고 이혼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어졌어. 그냥 네 옆에 남아 있는 게 낫지 않을까. 우리끼리는 서로 미안해할 필요도 없고, 그나마 밑바닥까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이니까. 특히 소송하면서 그전보다도 서로 훨씬 많이 알게 된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 안 해? ---「변론기일(2)」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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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김지석 주연 동명의 드라마 방영 예정!
가장 핫한 웨딩드레스 숍의 부부 대표, 이혼을 결심하다! 이민정·김지석 주연의 동명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을 앞둔 원작 소설 『그래, 이혼하자』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결혼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완성하는 웨딩드레스 숍 공동대표 부부가 정작 자신들의 결혼을 끝내기로 결심한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은 첫 장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한다.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남자 지원호와 웨딩숍을 키워낸 여자 백하영. 두 사람은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결혼의 환상을 다루지만, 정작 그들의 일상은 오래전부터 균열과 침묵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 이혼하자』는 결혼이 곧 해피엔딩이고, 이혼은 곧 실패라는 익숙한 믿음을 뒤집으며 시작된다. 웨딩숍 ‘지앤화이트’는 오픈 4년 만에 업계의 주목을 받는 브랜드로 성장한다. 마케팅과 고객 관리를 맡은 백하영, 드레스를 전담하는 디자이너 지원호. 젊고 스타일리시한 동갑내기 부부 대표인 두 사람은 겉으로 보기엔 완벽한 파트너처럼 보이지만, 부부로서도 동업자로서도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다. 그러던 중 웨딩드레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출연을 둘러싼 갈등이 잡지 인터뷰 자리에서 터져 나오고, 하영은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이혼을 통보한다. 지원호 역시 이혼에는 동의하지만, 재산분할과 웨딩숍 운영 조건을 둘러싼 문제 앞에서 두 사람은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끝내 소송장이 날아들며, 두 사람은 함께 쌓아온 결혼과 사업, 관계의 역사를 법정의 언어로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이혼은 결혼의 반대말이 아니다! 끝난 사랑의 자리에서 다시 묻는 관계의 의미 『그래, 이혼하자』는 이혼을 결혼의 실패나 사랑의 반대말로 단정하지 않는다. 작품이 진짜로 묻는 것은 ‘두 사람은 왜 헤어지는가’가 아니라, ‘사랑해서 결혼한 두 사람은 왜 어느 순간 서로를 견딜 수 없게 되는가’에 가깝다. 한때 같은 꿈을 꾸고, 한 공간에서 일하고,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던 두 사람은 왜 서로에게 가장 날카로운 사람이 되었을까. 이 소설은 이혼의 과정을 자극적인 파국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삶의 방향을 다시 선택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차분히 따라간다. 그 이야기에는 사랑뿐 아니라 결혼과 가족, 일과 우정, 자기 삶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묻는다. 헤어짐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래, 이혼하자』가 도착하는 곳은 관계가 우리에게 남기는 가장 오래된 질문인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다. 법적 절차와 심리묘사가 결합된 이 시대 가장 현실적인 이혼 서사의 탄생! ***제목은 이혼인데, 읽고 나면 사랑을 다시 믿고 싶어진다! ***사랑해서 결혼한 두 사람이 왜 서로를 견딜 수 없게 되는지를 박진감 넘치게 보여준다! ***결혼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이야기! 이 작품의 특별함은 이혼을 단순한 감정싸움이나 극적 사건으로 소비하지 않는 데 있다. 소장, 준비서면, 변호사 상담, 재산분할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갈등이 이야기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법적 절차의 냉정한 언어와 인물들의 흔들리는 마음이 교차한다. 같은 시간을 함께 살았다고 믿었던 부부가 전혀 다른 기억과 논리로 자신의 결혼을 설명하는 장면들은 흥미롭고도 날카롭게 현실을 반영한다. 특히 소송 과정에 등장하는 문서들은 작가가 실제 이혼 소장을 수십 건 검토하고 변호사 자문을 거쳐 완성한 부분으로, 현실의 이혼 과정이 지닌 복잡함과 긴장감을 생생하게 살려낸다. 법률적 현실감 위에 섬세한 심리묘사가 포개지며, 독자는 어느 한쪽 편만 쉽게 들 수 없는 관계의 민낯과 마주하게 된다. 드라마 방영 전, 먼저 만나는 원작의 깊이! 제목은 이혼이지만, 끝내 사랑을 다시 묻는 이야기 『그래, 이혼하자』는 결혼을 앞둔 사람, 결혼 생활 중인 사람, 이혼을 고민했거나 겪은 사람뿐 아니라 관계 안에서 자기 삶의 자리를 생각해 본 모든 독자에게 말을 건다. 이혼은 누군가에게는 낭떠러지 앞에서 붙잡은 동아줄이고, 누군가에게는 끝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방향이며, 또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실패했다는 증거가 아니라 삶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절차일 수 있다. 이 소설은 무겁지 않은 문장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 속에서 사랑과 결혼이 결코 하나의 얼굴만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동명의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원작을 먼저 만나는 일은 화면으로 펼쳐질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 특별한 독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