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중세 및 근대 초 프랑스
산업화 이전 프랑스의 인구와 자원 중세 프랑스의 사회와 정치 근대 초 프랑스의 사회와 정치 2. 이중혁명 : 근대 및 현대 프랑스 혁명과 제정 19세기 : 지속과 변화 위기의 시대, 1914~1945 재건과 혁신 : "영광의 30년"과 그 후 |
|
경기침체기 10년 동안 정부는 취약성을 부단히 드러냈다. 정당의 분열과 강제력 없는 정당의 규율은 정부가 급변하는 의회 내 연합세력에 의존하도록 만들었고 장관들은 대부분의 의원들을 조정하는 데 시간을 쏟아야 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사이 평화기에 내각이 42번이나 교체되었다. 이는 다시 말해서 각 내각이 평균 6개월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는 말인데, 일관되 장기적 전망을 세울 수 없었음은 당연했다. 당시의 선거제도는 농촌과 소도시의 선거구민에게 불리했다. 이들은 사회개혁이 주로 도시 노동자들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인식해 대체로 사회개혁 자체와 필요한 세금 부과에 모두 반대했다. 이들은 급진파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그 이유는 급진파가 비록 좌 파 정당임을 자처하지만 사회, 경제 문제에 대해 사실상 변함없이 보수성을 유지했고, 급진파 의원들은 항상 앞서 가거나 적어도 모든 내각을 구성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p. 303 |
|
'전통과 혁신' 속에 피어난 유럽의 중심국가
센 강의 낭만과 예술가들의 천국인 파리, 이런 외형적인 모습 말고 우리가 프랑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오늘날 프랑스는 정치·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사상에 있어서 유럽의 중심국으로 자리 매김되고 있다. 흔히 프랑스사는 '다양성과 모순을 극복하고 결합시킨 역사'이자 '전통과 혁신이 공존한 역사'라고 일컬어진다. 현대 프랑스에는 베르사유 궁전이 그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는가 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최첨단 테제베 고속철도가 국토를 가로질러 달린다. 또한 혁명기의 자코뱅적 전통과 함께 보나파르티즘의 전통이 현실 정치에서도 그대로 계승되어오고 있는가 하면, 근대적 전통을 해체하는 사상의 혁신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책은 프랑스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정통 입문서이다. 저자는 수백 년에 걸친 기나긴 변화의 실체인 프랑스사를 그 출발인 843년 서프랑크 왕국의 성립으로부터 20세기 후반까지를 긴 호흡으로 조감하고 있다. 필리프 오귀스트, 루이 14세, 나폴레옹, 클레망소, 드골, 그리고 프랑수아 미테랑 등 프랑스사에 큰 획을 그은 '영웅'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중세 농민과 혁명기 제3신분과 상-퀼로트, 20세기 노동자들 같은 '민중'의 고난에 찬 삶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본격적인 서술을 시작하기 전에 저자는 우선 서문에서 프랑스의 지리적 특징과 기후 그리고 인구 변화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일종의 '오리엔테이션'을 제공한다. 특히 지리적 다양성은 농업 중심의 전통시대 프랑스사의 전개에서 중요한 조건이 되었다. 19세기 사회경제사를 전공한 저자는 프랑스의 역사를 '국가와 사회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라는 개념틀로 접근함으로써 기존의 정치사나 문화사 중심으로 '나열'된 개설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특히 중세사 서술에서 마르크 블로크나 페르낭 브로델 같은 아날학파의 풍부한 연구성과를 수용할 뿐 아니라, 사회학자인 스코치폴, 파레토, 모스카와 그람시의 이론을 원용하여 국가와 정치권력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 저자는 역사학계에서 흔히 말하는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나 아날학파처럼 어느 계열로 분류되지 않는 학자로, 그의 이런 객관적 입장은 이런 개설서 서술에는 큰 장점이 되고 있다. 즉, 저자는 여러 관점이나 방법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려고 애쓰고 있다. 특히 혁명기의 서술에서, 프랑스혁명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역사이론과 정치철학의 장이 되어왔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마르크스주의 역사가 알베르 소불, 조르주 르페브르의 성과와 최근의 '수정주의' 역사가 프랑수아 퓌레의 논의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보다 종합적인 역사인식을 가능케 한다. 귀족혁명, 부르주아혁명, 도시혁명, 농민혁명이라는 4가지 성격으로 종합한 르페브르의 고전적 프랑스혁명론을 정면으로 반박한 알프레드 코반의 문제제기 또한 하나의 충격이었다. 혁명은 자본주의 발달에 오히려 중대한 후퇴를 낳았다는 코반의 '반란'은 한 차원 높은 프랑스혁명사 연구에 귀중한 활력을 불어넣었던 것이다. 저자는 결국 프랑스 혁명을 경제와 정치라는 두 측면을 동시에 기반으로 한 영구적 '이중혁명'의 일부라고 결론을 내린다. 프랑스사를 관통하는 큰 줄기를 결코 벗어나지 않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풀어내는 간결한 논리적 서술은 이 책의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역사학의 고전적인 주제인 지속과 변화(연속과 단절)의 문제에서도 저자는 어느 한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이라는 긴 호흡 속에서 변화와 혁신을 찾아내려고 했다. 특히 이런 방법론은 자신의 전공이라 할 수 있는 19세기 역사서술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혁명과 반동, 왕정과 공화정을 거듭했지만 그것을 단순한 반복이 아닌 역사발전의 과정으로 파악하면서 연속적인 측면과 단절적인 측면을 함께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실증성과 종합성이다. 인구, 사회계층, 20세기 들어 치러진 국민투표와 선거를 일일이 분석하여 지도와 표로 모형화함으로써 시기·지역·사회계층에 따른 정치성향과 각 정당의 성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프랑스사 전체에서 근·현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현대 프랑스 이해를 위한 역사서'라는 저자의 집필의도로 볼 때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모든 시대사와 분야사를 '공평무사하게 대우'하며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기존의 개설서 체제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낯설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이 '프랑스사'나 '프랑스사 개론'이 아니라 '혁명과 반동의' 프랑스사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