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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퇴비다
해러웨이와 애트우드가 들려주는 인류세 삶의 기예
주기화
필로소픽 20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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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매끈한 구원 대신, 끈적한 공생의 세계로

1. 해러웨이, 퇴비를 선언하다

2. 페미니즘,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다

3. 해러웨이의 퇴비주의

4. 지속 불가능한 휴먼, 번성 가능한 포스트휴먼:『오릭스와 크레이크』

5. 인류세에서 살아남기 위한 열역학 정치: 『홍수의 해』

6. 인류세와 미래주의: 『매드아담』

7. 인류세 행성에 필요한 일곱 가지 삶의 기예

8. 세상 끝에 있는 여성들의 공생적 에토스

나가며: 가장 오래된, 가장 새로운 이야기

저자 소개 1

건국대학교에서 영미문학비평을 전공했다. 현재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포스트휴머니즘·신유물론·커먼즈·페미니즘의 관점에서 19세기 및 현대의 영미소설과 영화, 사회문화 현상을 분석하면서 과학기술과 인문사회학을 융합하는 학제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신유물론》 《자연문화와 몸》 《인류세와 에코바디》 등을 공저했으며, 논문으로는 「신유물론, 해러웨이, 퇴비주의」 「인클로저로 축출된 인간과 야생동물의 커머닝: 켄 로치의 Kes」 「팬데믹에서 살아남기 위한 열역학 정치: 마가렛 애트우드의 《홍수의 해》」 「호모 몬스터쿠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건국대학교에서 영미문학비평을 전공했다. 현재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포스트휴머니즘·신유물론·커먼즈·페미니즘의 관점에서 19세기 및 현대의 영미소설과 영화, 사회문화 현상을 분석하면서 과학기술과 인문사회학을 융합하는 학제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신유물론》 《자연문화와 몸》 《인류세와 에코바디》 등을 공저했으며, 논문으로는 「신유물론, 해러웨이, 퇴비주의」 「인클로저로 축출된 인간과 야생동물의 커머닝: 켄 로치의 Kes」 「팬데믹에서 살아남기 위한 열역학 정치: 마가렛 애트우드의 《홍수의 해》」 「호모 몬스터쿠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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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140*210*20mm
ISBN13
9791157834068

책 속으로

해러웨이는 왜 당대 페미니스트들과 달리 기계, 기술, 과학을 이런 방식으로 받아들였을까요? 그는 테크노사이언스라는 하나의 실재를, 지배 체제를 강화하는 수단과 그에 대한 저항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동시에 볼 것을 요청합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인공지능이나 유전공학 등의 테크노사이언스는 당연히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자신의 지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이용하는 주요 도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도구가 유해하다며 마냥 거부해야 할까요? 우리가 과연 이런 첨단 테크노사이언스 없이도 현대를 살아갈 수 있을까요? 아마 그럴 수 없을 것입니다. 마치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온 것처럼 말이지요. 따라서 테크노사이언스에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그 테크노사이언스를 무기로 이용하는 것입니다. 가부장적 자본주의가 여성의 몸을 자신의 입맛대로 다스리고 억압함으로써 자신의 지배 체제를 강화할 때, 페미니스트들이 그동안 억압되었던 자신의 몸을 저항 무기로 내세운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몸의 정치학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이것이 해러웨이가 강조하는 모든 정치 투쟁의 핵심입니다.
--- pp.22-23

왜냐하면 세상을 온몸으로 견뎌 내며 기존 질서의 한계를 뼈저리게 직시하는 약자의 위치야말로 변화를 이끌어 낼 잠재력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강자는 결코 떠올릴 수 없는 전복적 사고와 대안적 개념이 그곳에서 나옵니다.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현실의 문제, 즉 ‘트러블’에 대해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주체는 강자가 아닌 약자이며, 그는 중심이 아닌 주변 가장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여성을 비롯한 타자들이 오늘날 인류세를 위한 투쟁의 선두에 서야 합니다. 그들은 삶의 형태를 다시 빚고 공동체를 재구성하는 데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전략적 지침의 역할을 바로 신유물론 페미니즘이 하게 될 것입니다.
--- p.107

그 자리에는 잡종적인 삶, 즉 ‘트러블과 함께하는’ 구질구질하고도 역동적인 현실이 남았습니다. 소설의 진정한 결론은, 신과 같은 힘으로 세계를 끝장내거나 구원하려는 자들이 사라진 뒤에 남겨진 자들이 어떻게 ‘계속 살아가는가’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은 바로 ‘공동생성’, 즉 ‘함께 - 만들기’에 있습니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생존을 위해 한때 실험 대상이자 먹거리였던 돼지구리들과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동맹을 맺습니다. 이는 인간이 다종다양한 행위자들과 수평적인 정치적 연대를 맺는 존재론적 전환을 의미합니다. 더 이상 인간은 세계의 유일한 주인공이 아니며, 크레이크인, 돼지구리, 그리고 숲의 수많은 비인간 존재들과 함께 얽혀 살아가는 퇴비와 같은 존재임을 자각하는 과정입니다. 미래주의자들이 꿈꾸던 수직적 상승의 욕망이 꺾인 자리에서 비로소 옆을 바라보고 손을 잡는 수평적 횡단의 윤리가 싹트기 시작한 것입니다.
--- p.215

‘매드아담’ 3부작은 생명이 가장 긴박하게 위협받는 여성과 비인간의 관점에서 현재 시급한 안건인 인류세의 기후위기와 팬데믹의 문제를 검토합니다. 이 글은 관성에 따라 이어지던 현실을 변화시킬 지혜와 능력을 ‘공생적 에토스’에서 찾아보려는 시도입니다. 여기서 공생적 에토스란 다종과 난잡하고 방탕하게 기회주의적으로 동맹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의미합니다. 소설 속 여성들의 에토스와 삶의 형태는, 심각하게 불평등한 권력 비대칭 속에 놓인 약자들의 공생 가능성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의 단초를 엽니다. 해러웨이의 말처럼 세상은 아직 무너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바뀔 수 있습니다. 단, 공생적 에토스를 가지고 다종과 강력하게 동맹할 때만 그렇습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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