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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4
제1장 한국어의 속살을 만지며 가뜬하다 14 만만하다 볶다 18 덖다 금식 21 단식 수식어 24 맑다 27 흐리다 헛 29 한끗 32 모의고사 투덜이 35 느림이 흰소리 37 앓이 39 일머리 42 주변머리 코앞이다 45 흔하다 48 귀하다 푹푹 50 조언 53 간섭 뿌듯하다 55 불규칙 58 머리를 식히다 60 믄에이떼 62 알은 체 65 아는 체 소소하다 67 입이 무겁다 70 저미다 72 썰다 자다 74 졸다 날로 먹다 77 들쭉날쭉 80 왠 83 웬 배려 86 고려 주룩주룩 88 내다 91 쏘다 꼰대 94 뉘엿뉘엿 97 다지다 100 제2장 시로 쓰다듬은 우리말의 결 마음 104 정신 변신 107 변심 물음 110 질문 골목 112 벽 114 지 117 식 예민하다 119 까칠하다 부치다 121 붙이다 하소연 123 넋두리 출처 125 근거 탐지 127 탐사 채 129 체 토론 131 논쟁 존경 133 존중 경험 136 체험 호감 139 호의 애착 142 집착 기록 145 흔적 체격 148 체질 도반 151 동행 상실 154 분실 산보 156 산책 변명 159 해명 염려 162 우려 실마리 165 돌파구 몸 168 맘 내숭 171 시치미 바래지다 173 흐려지다 버티다 175 견디다 그물 178 투망 비평 181 비난 이해 184 오해 성찰 187 통찰 제3장 신비의 나라 캄보디아에서 192 한국어 통역 체험과 석별의 정 196 툭툭 기사 타라 198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201 새와 밥동무 204 기다리는 마음 208 밍과 뿌 211 케이팝 축제 경연 214 쥐약을 놓든 쥐덫을 놓든 218 바디체크 AI가 필요해 221 직하하는 뙤약볕 224 탁발하는 스님도 맨발 226 한글날 기념 한국어 말하기 대회 229 한국어로 시간과 숫자 표현하기 제4장 힘내라, 한국어! 234 바람 불어 좋은 날 238 아마와 어쩌면의 무게 241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244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247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250 어떤 다짐 253 우연한 만남 255 갑작스런 소집 258 스님이 만든 밑반찬 261 한국어 학습 현장에서 에필로그 2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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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는수식어를 앞에 두는 언어도 있고 뒤에 두는 언어도 있으며, 그 배치 방식에 따라 표현의 맥락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런 차이가 언어 사용자의 감수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닐까? 내게는 이런 것들이 관심의 대상이고 연구 주제이다..
---p.24 「수식어」 중에서 동사나 형용사의 성격과 명사의 성격은 다르다. 명사가 정장을 차려입은 신사나 숙녀같이 젊잖고 엄숙한 성격이 있다고 한다면 동사, 형용사는 까불고 촐랑거리고 발랄한 가벼움을 나타낸다. 품사 중에 으뜸은 역시 명사이다. 모든 문장은 명사를 중심으로 다듬어진다. 명사가 제 위치를 먼저 찾은 다음에야 나머지 품사들이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배를 앓았다’와 ‘배앓이를 했다’ 또는 ‘속을 끓였다’와 ‘속끓이를 했다’는 어감의 차이가 있다. ---p.40 「앓이」 중에서 캄보디아에서 3월, 4월, 5월은 더위가 절정을 이루는시기다. 40도는 보통이고 한낮의 기온은 47~8도를 오르내린다. 낮의 불볕 더위에 데워진 벽돌집의 벽의 열은 선풍기에서 나오는 열풍을 주고받으며 밤까지 계속된다. 지난해에 한 번 경험했지만, 이 시기의 더위를 올해 어떻게 견뎌내느냐가 숙제다. 처음엔 몰랐으니 그렇다쳐도 이젠 상황이 어떨거라는 것을 다 알고 있으니,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 않던가. ---p.51 「푹푹」 중에서 불규칙한 바람을 따라 불규칙한 것들이 함께 들어온다. 이런 날은 하루에 한 번 규칙적으로 하는 물걸레질의 횟수를 불규칙적으로 늘려 닦아야 한다. 학생들이 배우는 문법은 규칙 동사가 월등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불규칙동사를 공부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우리들의 삶도 불규칙한 것들로 인해 더 많이 애태우고 더 많이 속을 끓이며 살아야 한다. ---p.59 「불규칙」 중에서 호감은 말하지 않아도 눈치를 채고/호의는 말을 해도 오해할 때가 있다.//호감은 상대방이 중심인 느낌이고/호의는 내가 중심인 마음이다.//호감은 거절이나 사양을 할 수 없으나/호의는 거절이나 사양을 할 수 있다.//호감은 항상 호의를 동반하지만,/호의는 항상 호감과 함께하지는 않는다. ---p.140 「호감*호의」 중에서 실마리는 궁리 끝에 풀고 나오는 첫머리이고,/돌파구는 막혀 있는 것을 부수고 나오는 강단이다.//실마리는 소프트웨어이고,/돌파구는 하드웨어이다.//실마리는 문제를 부드럽게 해결하려 하고,/돌파구는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 한다.//실마리는 찾아 들어가는 것이고,/돌파구는 뛰고 넘어 나오는 것이다. ---p.165 「실마리*돌파구」 중에서 누가 나를 비평하는 것은 영광이고/누가 나를 비난하는 것은 수치이다.//비평과 비난을 구분하는 것은 지혜이고/비평과 비난을 혼동하는 것은 무지이다.//비평하는 사람과는 친해지고/비난하는 사람과는 멀어진다.//비평은 ‘주마가편’이고/비난은 ‘교각살우’이다. ---p.183 「비평*비난」 중에서 우리들의 삶은 늘 이렇게 예기치 않는 일들로 이루어진다. 양국 정부 발표로는 언제든지 휴전에 동의한다고 하지만 그 시간이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캄보디아 서쪽과 북쪽의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이 위험지역이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학생들과 아쉬운 대로 인사를 나눴다. 차분하게 이별의 시간을 갖지 못하는 모든 이별은 석별이다. 나는 한 사람씩, 학생 전원을 안아주었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서 훌쩍거리는 학생도 있었다. ---p.195 「한국어 통역 체험과 석별의 정」 중에서 매일 수업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질문도 많아지고 있다. ‘발이 넓다’와 ‘마음을 잡다’는 어떤 뜻인지 물었다. 발의 넓이가 몇 센티미터쯤 되어야 넓은 것인가? 마음은 어떻게 생긴 물건이기에 잡는다는 것인가? 관용표현은 대체로 은유적이다. 겉으로 나타내는 것과 속에 담고 있는 뜻이 다르다. 외국인 학습자들에게 이것은 이해의 영역일까, 표현의 영역일까? 배워서 아는 것과 아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말인 것 같다. ---p.230 「한국어로 시간과 숫자 표현하기」 중에서 한국어 교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많은 대학의 어학당 강사들도 노동의 강도에 비해 저임금을 당연하게 여긴다. 사회단체나 지자체 부설 기관에서조차도 무료로 봉사해 줄 한국어 교원만 찾는다. 한국어를 저렴하게 배우고 가르치는, 무료로 배우고 가르치는 것만 선호한다면 배움의 깊이를 찾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한국어 교원의 정당한 권리를 찾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학습 현장의 상황이 점차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263 「한국어 학습 현장에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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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이 배우는 한국어, 우리는 우리말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시인의 감각으로 쓰다듬은 우리말의 결, 한 끗 다르게! 다정하게! 캄보디아 국립대학과 한국 종교단체 MOU 이끌어 K팝과 드라마, 영화가 세계인의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어의 투쟁』(이창용, 빨간소금, 2025)이 ‘한국어 전성시대’의 이면에서 한국어 교원의 노동 현실과 지위를 묻고, 『한국어 수업하는 법』(이지은, 유유, 2023)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치는 교사의 현장을 보여주었다면, 『한글의 한 끗』(임가영, 정한책방, 2026)은 한국인도 무심코 지나쳤던 비슷한 말의 어감과 쓰임을 되짚는다. 문지혁의 연작소설 『초급 한국어』, 『중급 한국어』, 『실전 한국어』 역시 낯선 사람의 눈으로 모국어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모두 한국어 수업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위의 책들은 이름과 가족, 글쓰기와 문학, 삶과 정체성을 돌아보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한국어는 이제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우리 자신과 삶을 비추는 중요한 문화적 화두가 되고 있다. 『춤추는 한국어』는 이러한 흐름 위에서 시인의 언어적 감각과 해외 한국어 교원의 현장 경험을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가뜬하다’와 ‘거뜬하다’, ‘배려’와 ‘고려’, ‘알은체’와 ‘아는 체’처럼 익숙해서 그 차이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말들을 하나씩 불러낸다. 사전적 의미를 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말이 쓰이는 장면과 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의 감정까지 들여다본다. 말은 시인의 시적 사유에 이르러 더욱 경쾌하게 춤춘다. 서로 닮은 낱말을 마주 세우고 리듬감 있는 문장으로 차이를 풀어내는 대목에서는 우리말 특유의 섬세한 결이 살아난다. 이어 캄보디아 학생들과 나눈 수업과 일상에서는 모국어로 알고 있는 것과 외국인에게 가르치는 일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준다. ‘발이 넓다’에서 발은 얼마나 넓어야 하는지, ‘마음을 잡다’에서 마음은 어떻게 잡을 수 있는지를 묻는 학생들의 질문은 한국인 독자에게도 익숙한 말을 낯설고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세계의 공연장에서 한국어 노래가 울려 퍼지고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나는 지금, 그 언어를 가르치는 현장의 삶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저자는 코이카 파견 한국어 교원으로 캄보디아에 머물며 열악한 도시 기반과 긴 이동 시간, 예기치 않은 국경 분쟁과 안전 문제까지 감당해야 했던 경험을 가감 없이 기록한다. 이동에 14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위험지역이 확대되면서 학생들과 충분한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떠나야 했던 순간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원들의 수고와 현장 현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높아진 한국의 위상만큼 더 깊은 연결을 이끌어낸 미담도 전한다. 저자가 근무했던 국립 민쩨이대학교와 마포구 소재 석불사가 MOU를 맺어 매 학기 16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후원하고 매년 두 명의 학생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문화 체험 연수를 돕고 있다. 『춤추는 한국어』는 한국어 수업을 바탕으로 출발했지만, 어휘나 문법을 설명하는 데 목적을 둔 책은 아니다. 모국어의 세계에 살면서도 그 깊이를 미처 알지 못했던 한국인에게 건네는 다정한 우리말 교양서다. 책을 덮고 나면 무심코 내뱉던 낱말의 무게와 표정을 새삼 자각하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한국어를 한 끗 다르게, 조금 더 정확하고 다정하게 쓰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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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캄보디아 대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2년의 삶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해외 체류기가 한국어 교재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시인으로서 언어를 바라보는 태도와 깊은 천착이 살아 있어, 무심히 쓰던 말들을 새롭게 느끼고 생각하게 한다. - 박상천 (시인,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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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국립 민쩨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던 김삼환 선생님을 만났다. 이후 석불사와 대학은 업무협약을 맺고 장학금 지원과 한국문화 체험 연수 등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은 그가 한국어를 가르치며 틈틈이 정리한 사유의 기록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길어 올린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생각들이 무척 돋보인다. - 경륜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석불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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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내가 아끼는 후배이자 든든한 예술적 동반자이다. 정년퇴직 후 그는 해외봉사의 길을 택했고, 이를 위해 한국어 교원에 도전했다. 이 책은 그가 캄보디아에서 2년간 머물며 한국어의 미묘하고 아름다운 말맛과 글맛을 시인의 시선으로 풀어낸 에세이다. 낯선 땅에서 사람과 언어를 만나며 길어 올린 따뜻한 시선이 참 반갑다. 부담 없이 읽히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 유병용 (사진가, 디지털사진연구소 사진티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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