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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먼길
2. 겨울 별 3. 마지막 나누는 밤 4. 꿈꾸는 해바라기 5. 북쪽에서 부는 바람 6. 봄날 7. 어둠 속의 사랑 8. 젊은 침엽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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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바람이 무연의 하얀 남방 자락을 휘날렸다. 이마 밑으로 흐른 땀을 훔치며 먼 하늘로 시선을 옮겼다. 붉은 노을이 끝간 데 없는 들판을 물들이고 있었다. 무연은 말없이 앞장서 걸었다. 바람이 불어오자 아련한 냄새가 수진의 코끝을 향기롭게 스쳤다.
이 향기, 그 남자의 향기 … 기억조차 아슴푸레한 어린 시절부터 수진은 그 향기에 길들어져 왔다. 이젠 코끝을 스치는 냄새만으로도 존재를 알아볼 수 있는 남자 …. 좁은 들길 양쪽으로 옷자란 보릿단이 익어가고 있었다. 수진은 무연이 밟고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 걸었다. 그 남자의 발자국이 닿은 들길은 부드럽게 패어 있었다. 그 발자국을 수줍게 밟으며 수진은 생각했다. 이 세상 끝까지라도 그를 따라가고 싶다 …. 그가 남긴 발자국을 따라서라면 언제까지고 …. --- p.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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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처럼 반짝이며 웃던 스무 살 기억 속의 그녀 …
너무도 흔해서 빛이 바래져 버린 말, 사랑. 순정함은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게 된 것 같은 말, 사랑. 오히려 '사랑의 거래'라는 말이 더 현실감 있게 들리는 요즈음의 사랑법. 그 앞에 우리는 이 소설을 내놓는다. 어리석을 정도로 지순한 사랑, 오로지 한 사람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의 무게로 고개 숙이는 해바라기를 닮은 사랑.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땅에, 온몸을 곧추세운 채 태양을 따라 돌다가 목이 꺾어진다는 해바라기, 그 꽃을 닮은 네 남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가 있다. 그들의 사랑은 바람이 거셀수록 세차게 타오르는 사랑이고, 세상이 끝나도 함께 가는 사랑이다. 그래서 언젠가는 우리가 꼭 이루고 말아야 할 그런 사랑이다. 작가의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기엔 너무 영악해져 버렸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우리 마음에 이러한 사랑의 감정이 살아 있다고 믿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