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1장 잃어버린 꿈의 나라 2장 인형탈을 쓰고 죽다 3장 불타는 미궁 4장 땅에 묻힌 진실 에필로그 저자 후기 역자 후기 |
斜線堂有紀
샤센도 유키의 다른 상품
구수영의 다른 상품
|
지옥이 된 낙원,
20년 동안 멈춰 있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머리띠 귀엽네. 어디서 난 거야?” 구지쓰키 하루노가 내가 하고 있던 토끼 머리띠에 손을 댔다. (중략) 문이 닫히고, 캐빈은 점점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는 지상에 남아 있는 하루노에게 손을 흔들었지만, 곧 바깥 풍경에 넋을 빼앗겼다. 처음 총성이 울렸을 때도, 비명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을 때도, 나는 이곳이 꿈의 나라라고 믿고 있었다. _프롤로그 중 2001년 10월 9일, 마쓰기산 일대에 야심 차게 세워진 ‘일루전 랜드’는 가오픈 직후 피로 물든다. 한 남자가 관람차 안에서 지상의 손님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한 것. 4명의 사망자와 8명의 부상자를 낸 이 사건으로 리조트 계획은 백지화되고 놀이공원은 거대한 무덤처럼 방치된다. 20년의 세월이 흘러, 폐허 마니아 대부호 도시마 이오리가 이 금단의 문을 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과거를 잊으려는 자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들이 모여든 폐허에서, 멈춰 있던 시간은 다시금 잔혹하게 흐르기 시작한다. 폐허라는 무대 위로 펼쳐지는 불가능한 살인과 정교한 기믹 “게이도 씨는 인형탈째로 철창에 꿰뚫려 있어요. 이걸 벗기려면 일단 철창에서 빼내야 하잖아요. 근데 이렇게 높은 철창에서 사람을 뽑아낼 방법이 우리한텐 없어요.” _161쪽 사건은 기괴하고도 불가능한 상황으로 점철된다. 캐릭터 인형탈 ‘갸니짱’을 뒤집어쓰고 철책에 꿰뚫린 채 발견된 시체, 그리고 어두컴컴한 미스터리 존에서 발견된 사지가 잘린 시체, 미로 같은 미러 하우스에서 벌어진 화재와 또 다른 죽음. 외부와 단절된 고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은 고전적인 ‘클로즈드 서클’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작가는 놀이공원의 어트랙션과 지형지물, 그리고 캐릭터 인형탈의 사소한 구조까지도 추리의 핵심 장치로 활용하며, 우연에 기대지 않는 차갑고 날카로운 논리의 세계를 구축한다. 폐허 아래 묻힌 비극의 실체 누가 이들을 이곳으로 불러 모았는가 “도시마 씨의 전언은 한 문장뿐입니다. ‘이 일루전 랜드는 보물을 찾은 자에게 넘기겠다.’” (중략) “힌트는 ‘한때의 올바른 일루전 랜드를 되찾을 것’입니다.” _55~59쪽 이야기의 이면에는 리조트 개발을 둘러싼 아마쓰키촌 주민들의 갈등과 소외된 이들의 비극이 숨겨져 있다. 보물찾기라는 이름의 유희 속에 감춰진 진짜 목적은 무엇인가. 주인공 마가미 에이타로는 현장에 남겨진 단서들을 조합하며, 20년 전 총기 난사 사건 뒤에 가려져 있던 ‘땅에 묻힌 진실’에 다가간다. 사회파적 메시지와 본격 미스터리의 구조가 완벽하게 결합한 이 작품은 단순히 트릭을 풀고 범인을 찾는 것을 넘어 과거의 상처를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를 묵직하게 질문한다. “모든 폐허에는 그렇게 된 이유가 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숨 가쁘게 몰아치는 진실의 파편들 “폐허는 흔적을 남긴 채 점점 썩어 가. 시간은 모든 것을 무정하게 갉아먹지. 그 안에서 그래도 변하지 않는 마음이 있다면 그건 어떤 것일까, 그걸 보고 싶었어.” _388쪽 진실이 밝혀지는 후반부의 전개는 가히 압권이다.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거대한 수수께끼가 풀리는 순간, 독자들은 이 놀이공원이 20년 전 그날 ‘폐허’가 되어야만 했던 진짜 이유와 마주하게 된다. 작가 샤센도 유키는 치밀하게 깔아둔 복선들을 하나로 회수하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결말로 독자를 이끈다. 특히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폐허를 헤매는 주인공 마가미의 고독한 행보는 미스터리적 쾌감 뒤에 짙은 여운을 남긴다. 정교하게 설계된 미로를 통과해 마지막 문을 여는 순간, 『폐놀이공원의 살인』은 비극으로 얼룩진 낙원의 가장 서늘하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