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문
일러두기 1부 근대의 탄생 1) 새로운 세상 2) 르네상스 시대의 사상가들 : 마키아벨리 · 몽테뉴 · 베이컨 2부 진리와 자유 1) 생각하는 자아 : 데카르트 2) 영원의 형상 아래에서 : 스피노자 3) 조화로운 세상 : 라이프니츠 3부 지식의 기원 1) 지상에서 태어난 신 : 홉스 2) 시민의 탄생 : 로크 3) 마음의 풍경 : 버클리 4) 유령들의 기묘한 승리 : 흄 5) 억압을 넘어 해방으로 : 루소 4부 이성, 세계를 세우다 1) 이성의 지평선 : 칸트 (1) 2) 자율의 도덕 : 칸트 (2) 3) 목적의 풍경 : 칸트 (3) 칸트 용어 번역에 관하여 |
김주연의 다른 상품
|
근대철학은 이런 혼돈 속에서 길을 잃은 인간에게 새로운 나침반을 쥐여주려는 치열한 사유의 여정이었습니다. 이 시기, 빛 나는 천재 철학자들이 연이어 등장해서 이 난제들과 씨름했어요. 인간 이성의 힘만으로 진리의 확실한 토대를 새롭게 구축하려 했고, 인과법칙이 지배하는 기계적 세계 속에서 인간의 자유와 도덕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밝혀 주었죠.
이들의 철학적 유산은 오늘날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방식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근대철학을 공부하는 일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지식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 정신의 기원을 이해하고 ‘우리가 누구인가?’를 성찰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 p.45 한 시대를 창시한다는 건 엄청난 업적이지만, 그 시작은 혁신적인 몇몇 개념들에서 나오는 법이죠. 실체·주체·확실성·보편학문· 진리의 기준, 이런 데카르트의 용어 속에는 새로운 시대의 모습이 언뜻언뜻 비쳐 보입니다. 근대철학은 이런 데카르트의 유산을 계승하면서 그가 그린 밑그림 위에 차곡차곡 사유의 벽돌을 쌓아갔습니다. 근대 세계라는 성채가 그렇게나 우뚝 설 수 있었던 바탕에는 데카르트가 설정한 저 개념들의 풍요롭고 심오한 의미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던 거예요. 이렇게 그의 사유와 더불어 또 하나의 새로운 시대가 마침내 막을 올렸습니다. --- p.131 스피노자의 신은 무한한 존재예요. 어떤 제한이나 한계도 없어요. 따라서 그 신은 자연의 외부에 머물 수 없습니다. 신의 존재 영역과 자연 사이에 어떤 경계도 설정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신의 존재 영역은 자연 자체와 일치해야 해요. 즉 신은 자연에 내재해야 합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신은 자연 전체에 스며들어 있어요. 자연 전체가 신의 존재 영역이고, 신의 역량이 펼쳐지는 무대입니다. 그 속에서 우주 만물이 신의 역량을 표현하며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거죠. 고요히 잎을 펼치는 저 작은 꽃송이 하나에도 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바다가 물결과 분리되지 않듯 신도 자연과 분리되지 않아요. ‘신 즉 자연’은 신과 자연의 이런 일체성을 나타냅니다. --- p.150 그렇습니다. 목적론과 기계론은 얼핏 대립하는 듯 보이지만, 라이프니츠는 이 둘의 차원을 구분하여, 둘이 다시 통합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물리적 차원에서 보면, 자연 세계는 엄격한 인과법칙에 따라 기계적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 기계적 작동이 설명의 전부가 아니에요. 자연이 그렇게 인과적인 기계처럼 작동하는 데에는 형이상학적인 이유가 있으니까요. 라이프니츠에 따르면, 신은 최선의 세계가 실현되도록 우주를 창조 했어요. 자연은 이 목적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즉 자연의 기계적 작동은 신이 설정한 목적에 이르는 수단인 셈입니다. 따라서 기계론은 목적론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신적 목적에 의해 유지되고 보장되는 방식으로 목적론 안에 통합되는 거예요. --- p.219 그러나 흄의 회의주의에는 또 다른 면모가 있어요. 비록 영혼과 사물과 인과성의 존재가 이론적으로는 불 확실하지만, 우리는 이에 관한 믿음을 간직하고 있죠. 앞에서도 쭉 보셨듯이 이 개념들은 우리의 심리적인 메커니즘의 산물인데, 이 과정은 인간의 본성에 속합니다. 인간이 인간인 한, 이 믿음을 멈출 수는 없어요. 흄은 이 본성적인 믿음을 긍정했어요. 다시 말해 우리는 이 믿음의 세계에 발 딛고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론의 차원에서는 회의주의를 인정했지만, 삶의 영역에서는 회의주의를 거둬들인 겁니다. --- p.352 붕어빵을 만드는 틀을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반죽을 틀에 부어 익히면, 붕어의 눈과 지느러미와 비늘 모양이 생기죠. 이것은 반죽 자체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빵틀에 새겨진 문양이 찍힌 결과입니다. 칸트에 따르면, 우리의 정신에도 어떤 인식 형식 내지는 틀이 장착되어 있어요. 그래서 꽃을 경험할 때 꽃으로부터 감각 내용이 주어지면, 그 내용을 우리 정신의 틀에 넣어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이때 붕어빵에 빵틀 문양이 찍히듯이, 우리 인식의 결과물에도 정신의 형식에서 비롯된 내용이 남게 된다는 거예요. 실체성·인과성·시공간의 배열 상태가 바로 그런 요소입니다. --- p.417 두 세계를 잇는 더 든든하고 확실한 다리는, 인간을 최종 목적으로 하는 이 세계의 ‘합목적성’이에요. 자연은 그저 우연적이고 맹목적인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도덕적 삶을 위한 수단이자 무대입니다. 자연의 인과성은 도덕적 행위의 수단이 되고, 도덕적 행위는 자연이 지향하는 목적이 되죠. 따라서 인간은 필연적 자연 속에서도 도덕적 자유를 실현해가게 됩니다. 이처럼 합목적성이라는 이념은 자유의 세계와 필연의 세계를 통합하는 연결고리입니다. 『순수이성비판』이 논증했던 자연의 필연성과 『실천이성비판』이 펼쳤던 도덕의 자율성이 『판단력비판』에서 제시된 합목적성 속에서 하나로 통합되어 조화를 이루게 된 거예요. 바로 이런 방식으로 ‘3대 비판서’가 하나의 통일된 체계를 이루며 칸트 사상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 p.539 |
|
시대의 운명에 답했던
고전주의 시대 근대철학의 여정 『철학사 수업 3 : 르네상스에서 칸트까지의 근대철학』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18세기에 이르는 근대철학 400년의 여정을 따라간다. 중세가 붕괴하며 남긴 지적 혼란은 인간과 자연과 공동체에 대한 근원적인 과제를 제시했고, 이것은 장차 근대철학의 항해를 이끄는 이정표가 되었다. 이 책은 그 항해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한편에는 사변적 형이상학으로 세상의 모든 영역을 재구성했던,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의 합리주의 전통이 놓여 있다. 다른 한편에는 구체적 경험 속에서 진리를 발견하고 현실 정치 공간을 사유했던 홉스, 로크, 버클리, 흄의 경험주의 전통이 있다. 이 두 전통은 칸트의 비판철학으로 통합되어 각각의 한계를 넘어 고전주의 근대철학의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 책은 철학을 시대와 삶 속에서 이해하려는 관점을 취한다. 역사와 현실은 철학을 형성하는 토대인 동시에, 철학이 이해하고 해명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이 책은 구체적 현실과 사유가 주고받는 이 역동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근대철학의 주요 사상가들이 펼쳐간 사유의 역사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보여주고 있다. 지은이는 근대철학이 인간을 세계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신 중심의 세계 질서를 대신해 인간 이성이 새로운 중심 원리로 부상한 것이다. 근대철학의 통찰에 따르면, 인간이야말로 자연에 법칙을 부여하는 원천이며 자유와 도덕의 세계를 빚어내는 입법자였다. 이성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그 지위를 새롭게 규정해간 과정이 지은이가 제시하는 근대철학의 근본 줄기다. 삶과 사유를 잇는 친절한 대화 철학적 깊이와 평이한 접근성의 조화 어려운 철학 이론을 쉽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재능은 지은이의 미덕이다. 누구나 이해할 만한 쉬운 서술이지만, 내용의 깊이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이 책에서도 지은이는 근대철학의 주요 개념을 선별하고 그것의 함축과 구조, 역사적 의미를 짜임새 있게 보여준다. 지은이의 서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느덧 철학 개념과 체계의 의미가 확연히 이해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생소하고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스피노자나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 그리고 근대철학의 정점을 이루는 칸트 체계의 방대하고도 심오한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가히 이 책의 백미라 하겠다. 평소 이들의 사유 앞에서 벽을 느껴 온 독자에게는, 이제 그 벽이 사라지고 철학 체계가 손바닥 보듯 환해지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 책은 철학이 역사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철학자의 개성과 문제의식, 그리고 천재적인 사유의 순간들이 박제된 과거에서 벗어나 마주 보고 숨결을 느끼며 대화하듯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이 깊고도 흥미로운 철학적 대화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