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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41 #8 081 #9 121 후기 154 |
Q-Ta Minami,南 Q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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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괜찮아. 아무렇지 않아.
나는 있지, 잡초처럼 꿋꿋하게 살아갈 거야. 앞으로도. 바싹 마른 낙엽 같은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살 거야. --- p.21 경제적인 불안, 생활에서의 불안, 자녀가 받을 영향.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두려움에 몸이 움츠러듭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도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혼을 알고, 이혼을 직시하고, 앞으로 나아갑시다. 당신의 인생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 p.51 마치 물을 흠뻑 머금은 진흙 속에 두 팔을 넣고 마구잡이로 휘젓는 것 같다. 손가락 사이로 스쳐지나가는 건 기껏해야 나뭇가지와 돌멩이. 아름다운 구슬은 쉽사리 찾을 수 없다. --- p.82 진흙투성이가 된 채로 해나가면 돼. 어차피 지금도 진흙탕 속에 있는 거나 다름없으니까. 나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도 돼. --- p.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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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나'를 잃어갈 위기에 처한 케이토
결혼생활 끝에서 '나'를 되찾으려 분투하는 아야 보이시한 외모의 20대 후반 직장인 케이토. 결혼식과 예물을 생략하기로 한 남자친구와의 약속은 예비 시부모님의 성화 앞에 무너지고, 연애중엔 내 개성을 존중하던 그는 이제 “치마를 입어라, 머리를 길러라”며 외양을 단속하기 시작한다. 나를 지워야만 성립되는 결혼이라면 과연 할 가치가 있을까. 끝내 케이토는 결혼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평범한 전업주부 아야는 평생을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헌신해왔다. 그러나 남편은 무관심하고 아들은 데면데면하기만 하다. 헛헛함이 쌓이던 어느 날, 아야는 남편이 온라인에 남긴 글을 발견한다. “아내와 함께 있으면 숨이 막힌다.” 이 문장을 기점으로 아야는 자신이 붙들고 있던 삶을 처음으로 의심하고 결국 이혼을 결심하며 상담소의 문을 두드린다. 나이도, 외모도, 상황도 전혀 다른 두 사람. 접점 없는 이들이 마주한 질문은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나는 누구인가?” 치열한 자아 성찰이 빚어낸 인물 삶의 궤적을 투명하게 비추는 이야기 가장 내밀한 고백으로 완성한 미나미 큐타의 새로운 정점 『볼 앤 체인』은 작가가 뒤늦게 마주한 ‘논바이너리’라는 정체성과 오랜 시간 자신을 옥죄어온 역할과 시선을 직시하는 데서 출발한다. 기혼 여성, 엄마, 그리고 논바이너리라는 서로 충돌하는 위치 속에서 작가는 스스로를 ‘여자로서 실패한 존재’라 여기며 고통받아왔다. 이 작품은 그러한 자기 부정과 질문의 시간을 통과하며 자신의 발목에 채워져 있던 쇠사슬의 실체를 더듬어가는 기록이다. 그 치열한 내면의 궤적은 케이토와 아야의 서사로 확장되어 생명력을 얻는다. 결혼이라는 제도 앞에서 혼란스러운 케이토, 아내와 엄마라는 역할에 고정된 채 살아온 아야. 식사 후 그릇 하나 치우지 않는 남편, 필요할 때만 손을 내미는 자식, 이해한다면서도 자신의 틀에 가두려는 연인까지. 작가의 내면에서 충분히 궁굴려진 인물들과 그들이 만드는 지독히도 현실적인 장면들은 두 주인공이 짊어진 족쇄의 형태를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깊이 끌어들이며 읽는 재미와 함께 오래 남는 정서적 울림을 남긴다. 이번 작품은 기존 작품 세계와는 결을 달리해 작가 자신의 내밀한 정체성을 전면에 끌어올린 시도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작가는 자신의 성 정체성과 사회가 강요해온 역할 사이의 충돌을 피하지 않고 날것 그대로 작품에 심었다. 이러한 태도는 작가가 인물들을 대하는 시선에서도 드러난다. 케이토와 아야는 기존의 일본 만화에서 전형적으로 소비되지 않는 인물들이다. 작가는 이들을 사회가 규정한 정답에 맞추려 애쓰지 않고 그들이 겪는 혼란과 결핍을 무심히 긍정한다. 그 진정성은 ‘이 만화가 대단하다! 2025’ 여성편 3위라는 성과로도 이어졌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를 확신하게 되리라 믿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역할 속에서 자신을 유예한 채 살아간다. 『볼 앤 체인』은 바로 그 지점에서 묻는다. 지금의 나는 무엇에 묶여 있는가. 그리고 그 질문 끝에서 독자는 자신이 감당해온 무게의 이름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