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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1부 이더리움의 이해 1장 이더리움의 형성과 철학 1. 비탈릭 부테린과 이더리움 비탈릭과 비트코인의 만남│이더리움의 탄생과 성장│범용성을 향한 또 다른 길 [한 걸음 더 1] 화이트 페이퍼(백서) 2. 이더리움, 사회적 시스템 이더리움 초기 화폐 철학│스마트 컨트랙트와 핸디캡 원리│비트코인의 튜링 불완전성│튜링 완전성과 월드 컴퓨터 [한 걸음 더 2] 비탈릭 부테린의 “비트코인 맥시멀리즘을 변호하며” 2장 전환점들 1. 사회적 합의의 등장 더 다오 해킹│코드와 거버넌스의 경계│체인의 분열 [한 걸음 더 1] 더 다오 해킹 공격자의 공개 서한 [한 걸음 더 2] 이더리움 클래식 독립 선언서 2. 경제적 합의의 확장 화폐적 속성의 재정의│지분증명으로의 전환│보안의 기초│MEV 추출 경쟁│MEV 완화 설계 [한 걸음 더 3] 봇(bot)들의 사냥터, 다크 포레스트 3. 기술적 합의의 형성 단일 레이어의 확장성 한계│롤업 중심 확장 전략│데이터 가용성 확장과 검증 효율화 전략│비탈릭의 블록체인 트릴레마 종결 선언 [한 걸음 더 4] 자연이 정보를 활용하는 법과 데이터 가용성 샘플링 3장 온체인 질서의 표준화 경쟁 1. 전통 금융의 가능성 성벽과 광장 사이│리플과 전통 금융의 결합│JP모건의 키넥시스와 MONY│USDF 컨소시엄의 뒤늦은 도전 [한 걸음 더 1] HODL과 BUIDL 2. 빅테크의 가능성 빅테크의 도전│경험을 장악한 자│금융 보안의 진짜 주인│관문 전략 [한 걸음 더 2] 핀테크 ‘1원’ 전략 3. 표준의 조건, 중립성 금융권의 중립성, R3의 코다│기업 주도 중립성, 머스크사의 트레이드렌즈│제도적 중립성, 캔톤 네트워크│중립적 공용 원장, 이더리움 [한 걸음 더 3] 이더리움 표준안(ERC) 4. De Facto Standard 비효율의 승리│헤데라의 이중 표준 전략│온체인 달러의 선택│제너릭 체인과 리눅스 모먼트 [한 걸음 더 4] 디 팩토와 디 주레 2부 이더리움의 탈중앙 제국 4장 사건 기반 금융의 부상과 제도화 1. 진실 발견 시장 폴리마켓의 부상│예측시장에 대한 전통 금융의 관심│진정한 혁신은 진실 발견│진실 발견 시스템의 전제 [한 걸음 더 1] 진실 발견자 프렌치 웨일의 과감한 베팅 [한 걸음 더 2]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 2. 스마트 컨트랙트와 파라메트릭 보험의 결합 도박과 보험은 같은 게임│넥서스 뮤추얼과 커뮤니티 중심 운영│이더리스크와 범용 보험 프레임워크│보이지 않는 연대, 임베디드 보험 [한 걸음 더 3] bZx 프로토콜 1차 플래시론 공격 3. 전통 보험사의 과감한 진입 전통 보험사의 인식 전환│뮌헨 리의 슬래싱 보험│하노버 리의 레트로세션 파일럿│보험의 백엔드 인프라 [한 걸음 더 4] 시스템의 수호자, 재보험 5장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 금융의 범람 1. 10년의 실험과 타협의 기록, 스테이블코인 법정화폐 기반형, USDT와 USDC│과담보·하이브리드형, DAI│델타 중립·합성 자산형, USDe│끝나지 않은 모순, 스테이블코인 트릴레마 [한 걸음 더 1] USDT 신뢰 위기 2. 탈중앙 금융과 유동성 권력 자동화 시장 조정자, 유니스왑│스테이블 자산 특화 AMM, 커브│머니 마켓, 컴파운드와 자동화 자산 운용, 연 파이낸스│유동성과 통화 정책을 둘러싼 토큰 전쟁 [한 걸음 더 2] 뇌물 시장 보티움 6장 탈중앙 제국의 미래 1. 온체인 금융과 국가의 선택 허가 받지 않은 질서│미국, 재편과 흡수│중국, 경계의 바깥│한국, 국경과 무국적 토큰 사이 [한 걸음 더 1] 로빈후드의 토큰화 3단계 전략 2. 코드와 인간의 공진화 두꺼운 규칙, 얇은 규칙│얇은 규칙, 그리고 예외│두꺼운 규칙의 소환│이더리움과 현실의 조우 나가며 이더리움, 이상을 현실에 묻다 주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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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규칙을 수정하며 진화하는 합의의 세계
이더리움으로 바라보는 탈중앙 금융의 미래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크립토 산업을 투기 수단이나 실체 없는 숫자로 취급해 왔다. 실질 경제에서 어떤 가치를 보여주냐며 조롱받았던 크립토 산업은 최근 매우 흥미롭게 돌아가고 있다. 세계적인 자산운용사와 투자은행들이 단순히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것을 넘어 이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미래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논의도 활발하다. 한국 역시 2026년 증권형 토큰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며 토큰화 금융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특히나 탈중앙 금융은 지금까지 기관의 시스템으로 돌아가던 금융을 프로토콜이 운용하는 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점에서 가장 큰 화두다. 은행 없이 대출을 하고, 증권사 없이 파생상품이 거래되며, 보험사도 보험사정사도 없이 공평하게 혜택이 돌아가는 보험, 이 모든 것이 코드로 이루어진 금융 시스템이다. 새로운 금융의 실험장이 된 이더리움 우리가 이더리움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이더리움이 새로운 금융의 실험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디파이, NFT, DAO, 토큰화 금융, 이 모든 실험은 대부분 이더리움 위에서 시작되었다. 이더리움이 탈중앙 금융의 실험실이자 표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실제로 이더리움 위에서 실제 기업, 보험사, 자산운용사가 실행했던 다양한 형태의 연구와 실험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더리움이 금융의 신대륙이 될 수 있었던 건 무엇 때문일까? 비트코인이 추구하는 중립성은 흔히 기계적 중립성이라고 불린다. 한번 정해진 규칙은 바꿀 수 없고 가능한 구성원들의 판단은 배제된다. 그러나 이더리움은 완전히 자동화된 기계적 질서를 추구하진 않는다. 오히려 공동체의 판단이 개입할 수 있는 주관적 중립성 위에서 작동한다. 규칙은 있지만 공동체는 그 규칙을 해석하고 때로는 수정할 수 있다. 이더리움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스스로를 수정해 온 건 변화가 오류가 아니라 철학이었기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완벽해서가 아니라 실패를 견딜 수 있었기에 살아남았고 단순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넘어설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탈중앙 시스템은 이더리움 위에서 축적된 수많은 실패의 결과다. 세상이 사기라고 불렀던 프로젝트들, 사라진 토큰들, 붕괴한 실험들까지 모든 실패의 시체들이 거름이 되어 새로운 시도를 키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앙화된 국가나 거대 기업이라면 결코 감당할 수 없었을 속도의 실험과 진화가 일어났다. 금융의 표준은 누가 만드는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개별적인 프로젝트나 기업들이 아니라 그 너머의 흐름이다. 전통적인 금융이 퍼블릭 체인을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그것을 이상적인 대체 인프라로 인정했다는 뜻이 아니다. 은행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장부와 규제 틀을 신뢰한다. 다만 토큰화 자산과 달러 환류 구조, RWA 시장이 빠르게 온체인 위에 형성되면서 더 이상 그 흐름을 우회할 수 없게 되었음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시스템만으로 질서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 이해관계자가 모인 전통 금융의 모의는 ‘중립성’ 문제를 야기한다. 어느 한 기관이 주도권을 쥐는 순간 다른 참여자는 경계하기 시작하고 합의는 어려워진다. 규제와 통제는 안전을 보장하지만 동시에 확장 속도를 제한하는데 탈중앙 금융은 준비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다. 빅테크는 수십억 사용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무기를 가졌지만 바로 그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토큰을 발행하거나 통화 기능을 직접 수행하는 순간, 기술 기업은 금융기관을 넘어 정치적 행위자가 된다. 각국의 통화 주권과 충돌하는 지점에서 리스크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표준은 중립성 문제를 최소화하면서도 거대한 유동성과 개발 생태계를 품고 있는 곳에서 만들어진다. 특정한 기관이나 국가의 이해관계가 종속되지 않는 곳,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전통 금융도 빅테크도 국가도 완전히 장악할 수 없지만 동시에 외면할 수 없는 곳이어야 한다. 그곳에서 자산이 쌓이고 계약이 실행되며 서서히 표준은 굳어진다. 그 무게가 어디에 실리고 있는지는 이제 논쟁의 문제가 아니다. 이더리움은 특정 권력에 기대지 않으면서 실제 자산을 지키고, 규제의 압력을 견디고, 실패의 비용을 지불하며 생태계를 확장해 온 인프라다. 탈중앙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가장 빠른 체인도, 가장 정교한 합의 알고리즘도 아니다. 시장의 변동성, 해킹의 충격, 커뮤니티의 분열, 규제의 압력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그 후폭풍까지 떠안는 네트워크만이 살아남아 흔적을 남길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더리움은 반복되는 실험과 변화 속에서 만들어질 신세계 이더리움을 이해한다는 것은 하나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이해하는 일에 머물지 않는다. 이더리움의 족적을 따라 그들의 생각을 역추적해 보는 일은 앞으로 금융 시스템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상상하도록 돕는다. 특히 한국처럼 강력한 플랫폼 금융과 국가 규제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이 질문은 더욱 중요하다. 한국의 접근 방식은 글로벌 탈중앙 금융과 방향성이 다소 다르다. 토큰을 퍼블릭 네트워크 위의 자산으로 이해한다기보다 기존 자본시장 인프라 안에서 관리되는 디지털 증권으로 규정한다. 이런 구조에서 토큰은 네트워크 위의 자유로운 자산이라기보다 플랫폼이 관리하는 권리를 표시하는 전자 표지에 가깝다. 다시 말해 한국은 탈중앙 금융을 금지한다기보다 제도 안에 가두는 방식으로 대응하려 한다. 과연 탈중앙 금융을 흡수할 것인가, 통제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제도적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인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려는 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