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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인들의 독서모임
2. 언젠가의 편지 3. 답장은 필요 없어 4. 사랑은 좋은 거지 5. 냉국수 속 빨간 것 6. 한순간, 어렴풋이 7. 어이, 어이 |
Kasumi Asakura,あさくら かすみ,朝倉 かす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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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함께 읽는 기쁨을,
관계에 지친 독자에게는 느슨하지만 오래가는 연대의 가능성을.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의 독서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한 권의 책을 정해 회원들이 돌아가며 소리 내어 읽고, 낭독이 끝날 때마다 감상을 나눈다. 그 감상은 작품 해설에 머물지 않고, 먼저 떠난 가족, 오래된 친구, 젊은 날의 선택과 연결된다. 이야기는 번번이 옆길로 새고, 누군가는 울다가 웃으며, 또 엉뚱한 해석을 내놓는다. 그 이야기 속에서 각자의 삶이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 모임에 들어온 야스다는 이들의 대화를 뒤죽박죽인 소음처럼 여긴다. 그러나 모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들이 책을 읽는 일이 단순한 취미가 아님을 깨닫는다. 자신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던 감정이 타인의 낭독을 통해 모습을 얻고, 혼자서는 외면했던 기억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되돌아온다. 소설을 쓰지 못하게 된 야스다 역시 이 작은 모임 안에서 남의 이야기를 듣는 법과 자기 이야기를 말하는 법을 다시 배운다. 저자는 나이 든 어머니가 매달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며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가족 안에서 익숙한 역할을 맡고 있던 어머니가 모임에 가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눈을 빛내고 웃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엄마나 딸, 누구의 아내 같은 역할을 벗어던진 새로운 사람”으로 존재하는 노인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탄생한 이 작품은 노년의 삶을 감상적으로 미화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이 끝까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작은 공동체의 힘을 섬세하게 그린다. 책을 읽고, 자신의 기억을 말하고, 다음 달에도 같은 자리에 앉는 것. 그 단순한 반복이 누군가에게는 삶을 이어가는 이유가 된다. 책이라는 것, 연대라는 것은 이토록 소박하고도 근사할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함께 읽는 기쁨을, 관계에 지친 독자에게는 느슨하지만 오래가는 연대의 가능성을 건네는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