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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다는 것은 마음에 무엇을 남기는가?
우울, 불안, 상실, 돌봄, 노년의 마음 증상을 읽다
김민정
포르체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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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노인정 옆, 마음 앉을 자리 하나 4

1부 진료실 앞 의자

1장. 밉던 얼굴에 봄눈이 내릴 때 14
2장. 우리 집에 누가 있다 39
3장. 새들이 떠난 자리에 55
4장. 잊고 싶은 여자 74
5장. 마지막까지 남은 이름 95
6장. 우리 엄마에게 5춘기가 찾아왔다 110
7장. 죽음을 연습하는 사람 133

2부 사실 내게도 돌봄이 필요해

1장. 죄책감의 얼굴은 하나가 아니다 152
2장. 시시포스의 돌덩이 168
3장.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188
4장. 우리 아빠가 사라졌어요 206
5장. 옛 둥지를 정리하며 224
6장. 부모를 미워하는 나를 미워하는 나 241
7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258

3부 존엄과 작별을 준비하는 법

1장. 끝끝내 사라지지 않은 것은 272
2장. 통합과 붕괴 사이 286
3장. 죽음을 준비하는 삶 302
4장. 그다음 챕터를 이어 갈 사람들을 위하여 315

에필로그: 다시, 마음 앉을 자리 하나 332

참고문헌 334

저자 소개 1

노인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치매, 노인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섬망 등 노년기 정신건강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노인의 마음을 삶의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환자와 가족을 함께 치료하는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진료실에서 만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노년의 정신건강, 가족 돌봄, 존엄한 노후를 쉽고 따뜻하게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152*225*30mm
ISBN13
9791124629161

책 속으로

인생사를 나누고 위로를 전했던 예전의 복덕방이나 미용실처럼 오늘날 노인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실은 마음이 앉을 자리를 대신해 주는 곳입니다.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망설이던 분들이 마음의 문턱을 넘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인생의 다음 챕터를 준비하는 많은 분들이 세월이라는 가파른 변곡점을 두려움과 걱정보다는 나 자신, 그리고 나의 부모님과 가까워지는 계기로 여기실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p.8 「프롤로그」 중에서

그런데 며느리는 자신이 그동안 가장 괄시하고 핍박했던 사람이었다. 명숙 님은 며느리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미안함을 느꼈지만, 그것을 표현할 방법을 몰랐다. 자존심이 상했고,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며느리가 자신을 떠나 버릴까 봐 두려웠지만, 그 두려움을 인정하기도 싫었다.
그래서 명숙 님은 아팠다.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이 쑤셨다.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이 몸의 언어로 번역되어 나타났다. 우울과 불안, 외로움과 자책감, 미안함과 두려움. 그 모든 감정이 두통과 가슴 통증, 불면과 식욕 부진으로 나타났다.
--- p.19~20 「1-1, 밉던 얼굴에 봄눈이 내릴 때」 중에서

“선생님, 제가 깨달은 게 있어요. 나는 평생 엄마로만 살았어요. 내 꿈, 내 친구, 내 취미, 전부 포기하고 오직 애들만 봤어요. 그게 좋은 엄마인 줄 알았어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내가 행복해야 애들한테도 좋은 엄마가 되는 거더라고요. 내가 불안하고 힘들면, 그게 애들한테 부담이 되는 거더라고요. 늦게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에요. 이제라도 나를 위해 살아보려고요. 애들은 애들 인생이 있고, 나는 내 인생이 있는 거잖아요.”
--- p.72 「1-3, 새들이 떠난 자리에」 중에서

반면 주관적 부담(subjective burden)은 이러한 돌봄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리적, 정서적 영향을 뜻한다. 간병 상황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감은 물론이고 환자에 대한 죄책감과 분노, 좌절이 교차하도록 한다. 보호자이자 직장인, 혹은 한 개인으로서 겪는 역할 갈등은 사회적 고립과 자아 정체성 상실로 이어지며, 끝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킨다.
--- p.158 「2-1, 죄책감의 얼굴은 하나가 아니다」 중에서

영자 씨가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신 사건을 ‘포기’라는 단어로 정의할 때, 나는 질문을 통해 그 의미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왔다.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보낸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라는 나의 물음에 영자 씨는 처음에는 ‘포기’라고 답했지만, 이내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곧이어 “어머니를 위한 선택”이라는 답이 돌아 왔다. 집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던 어머니의 전문적인 간병을 24시간 돌봄이 가능한 시설에 맡기는 것이 어머니를 위한 길임을 스스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 p.236 「2-5, 옛 둥지를 정리하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사랑하지만 힘들고, 걱정하지만 화가 나는 마음
부모를 돌보는 마음에도 이해와 위로가 필요하다
돌봄 앞에 선 40~60대 가족을 위한 마음 돌봄 안내서

나이 든 부모님을 돌보는 일은 병원 예약을 잡고, 약과 식사를 챙기는 일로만 끝나지 않는다. 걱정하면서도 화가 나고, 미안하면서도 도망치고 싶고, 챙겨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느 순간 지쳐 버리는 돌봄자의 감정 소진이 있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굴레 안에서 차마 말하지 못했던 억울함, 죄책감, 무력감, 분노를 꺼내 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돌봄자가 무너지면 돌봄도 함께 흔들린다. 죄책감 없이 쉬고,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고, 전문가를 만나는 것 역시 돌봄의 일부로 제시하며 40~60대 독자가 완벽한 자녀가 되기 위한 책이 아니라, 부모와 나의 마음이 함께 무너지지 않도록 붙든다. 직장과 가정에서의 위기, 자녀 혹은 배우자와의 갈등, 부모의 노화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을 다독인다. 부모를 이해하고 싶지만 자꾸만 지치는 사람, 사랑하지만 미운 마음 때문에 괴로운 사람, 돌봄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느끼는 사람에게 이 책은 “당신의 마음도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삶의 마지막 챕터를 두려움이 아닌 존엄으로 준비한다
연명 의료, 유언, 애도까지 가족이 함께 준비해야 할 마지막 이야기
어쩌면 언젠가 돌봄을 받을 나를 위해 읽어야 할 책

죽음, 연명 의료, 유언, 재산, 애도에 대해 가족과 차분히 이야기하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지만 삶의 마지막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시간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 책 3부에서는 삶의 마지막을 ‘통제 가능한 나’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불안과 슬픔, 수용의 문제를 다룬다. 연명 의료 결정, 유언, 슬픔의 돌봄 등 ‘죽음을 준비하는 삶’에 대한 정신과적 시선을 담는다. 여기서 강조되는 존엄은 자기결정권, 자기다움, 의미를 찾는 것, 관계 속에서 작별할 권리까지 포함한다. 중환자실에서 끝까지 의학적 처치를 받는 선택과 호스피스에서 생을 마감하는 선택 중 어느 쪽이 더 존엄한가에 정해진 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자신의 삶을 얼마나 ‘자기답게’ 갈무리할 수 있느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포함해 생전 가족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논의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이면서 언젠가는 누군가의 돌봄을 받게 될 사람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부모의 느린 걸음을 기다리는 자녀이지만, 어느 날에는 우리의 자녀가 우리의 걸음을 기다리게 될 것이라는 문장은 이 책의 메시지를 부모 세대에서 나 자신에게로 확장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노년의 정신건강을 배우는 책이자, 돌봄의 마음을 지키는 책이며, 삶의 마지막을 조금 더 존엄하게 준비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부모님이 걱정되는 사람에게도, 배우자의 변화가 불안한 사람에게도, 내 노년을 미리 생각하기 시작한 사람에게도 이 책은 지금 읽어야 할 현실적인 마음 돌봄 안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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