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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무사시노의 그림자
2장. 지쿠호의 비가 3장. 이즈의 망망대해 옮긴이의 말 |
宇佐美まこ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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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바람이 거세다. 멀리 보이는 바다는 온통 하얀 삼각파도로 뒤덮여 있다. 화물선이 먼바다를 지나간다. 그때였다. 저 먼 강 위에서 어렴풋이 빛나는 뭔가가 떠오르는 게 보였다. 내가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추자 그것은 석양 속에서 우리를 향해 쓱 다가왔다. 처음에는 둥근 형태였던 것이 시간이 갈수록 물 흐르듯 길게 늘어나며 우리를 질질 쫓아왔다. 온몸이 얼어붙었다. 순간 가나라고 생각했다. 가나가 도깨비불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 p.49 “실은 나도 너처럼 불덩어리를 본 경험이 있어. 나도 죽은 사람에게 저주받을 만한 짓을 했거든. 무섭더라. 어둠 속에 나타나 내 등 뒤로 훅 다가왔을 때 울면서 도망쳤어.” 이번에는 내가 입을 다물 차례였다. 설마 기미까지 똑같은 일을 겪었을 줄은 꿈에도 예상 못 했다. --- p.80 “이제 괜찮아. 당신을 상처 입힐 사람은 없어. 괜찮아.” 남편이 내 등을 연신 손으로 쓸자 조금씩 호흡이 안정됐다. “끝이야. 모든 게 끝났어.” 주문 같은 남편의 말이 귓가에서 들린다. 우리는 무시무시한 죄를 저질렀다. 평생 용서받지 못할 죄. 그것은 지금껏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우리는 그것을 공유하기 위해 부부가 되었다. --- p.88 “유키오 씨는 말이죠. 애처로운 사람입니다.” 선생의 말은 정곡을 찔렀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었다. 그가 단 하나, 자신의 의지로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한밤중에 전화를 받고 그길로 어떤 사람에게 달려간다는 것을. --- p.113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유키오 씨의 격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봤다. 오른쪽 눈 옆 흉터가 보였다. 저것은 가짜다. 가요코 부인이 아들로 인정한 근거가 된 각인이 하필이면 왜 지금 내 눈앞의 남자에게 있는 걸까. 아주 냉정히 그런 것을 떠올렸다. --- p.157 다쓰야도 기미의 손을 빠져나와 나를 뒤쫓아 왔지만 물론 차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아코임!” 다쓰야가 소리쳤다. 가토 변호사가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모든 것이 내 등 뒤로 사라져 갔다. --- p.180 여학생이 호감을 품은 껍데기는 이곳에 속하지 않은 껍데기다. 만약 두 사람이 맺어진다면 원래 자신들이 속해 있던 사회로 돌아갈 것이다. 빈곤보다, 굶주림보다 무서운 것이 이곳에는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절망이었다. --- p.222~223 왜 교코 씨는 교코 씨이고 나는 나일까. 지금 이렇게 나란히 서서 옷을 세탁하는 또래의 우리를 이토록 철저하게 구분 짓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뭔지는 몰라도 절망스러운 것만은 확실했다. 바라고 또 바라도 나는 교코 씨가 될 수 없었다. --- p.241 “유우야!” 노란 꽃 한가운데에서 나는 유우를 마주 봤다. “우리 아부지를 죽이줄 수 없겠나?” --- p.265 특히 유키오는 삶의 마지막에 모든 수지타산이 정확히 맞아떨어져서 엄숙하고 냉혹하게 단죄받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의 할머니가 예언했던 것처럼. --- p.310 가토는 넋을 잃고 독설을 내뱉었다.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 이 남자에게 실은 이것이 바로 약점 아닐까. 선과 악, 사랑, 공포, 근심, 기쁨, 고민을 무엇 하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는 다른 사람이 다양한 감정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스릴과 혼란만을 즐길 뿐이다. --- p.365 모든 것이 마땅히 향해야 할 곳으로 향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그에게 감사해야 하고 그 마음을 전하고 싶었지만 마땅한 말이 없었다. 나와 남편의 길고도 깊은 관계를 설명할 말은 단 하나도 지니지 못했다. --- p.412~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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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숨 막히는 흡인력과 전율의 반전!
“‘인간을 향한 관심’에서 작품을 쓰는 힘이 나옵니다.” 우사미 마코토는 1957년 일본 에히메현에서 태어났다. 2006년 『룸비니의 아이』로 제1회 ‘유幽’ 괴담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후, 인간 내면의 어두움과 일상 속에 도사린 괴이함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 세계로 독자들을 사로잡아 왔다. 특히 인간이 공포와 절망 앞에서 드러내는 나약함과 뒤틀린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일곱 색의 동화』, 『들어가지 않는 숲』 등 호러 색채가 짙은 작품들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녀는 한동안 활동을 멈추었다가, 2016년 이후 호러와 심리 서스펜스, 미스터리와 휴먼 드라마를 결합한 새로운 작품 세계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7년 『어리석은 자의 독』으로 제70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우사미 마코토는 인터뷰에서 “괴이를 쓰든 범죄를 쓰든 결국 내가 관심을 두는 것은 인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극한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과 감정이다. 그렇기에 『어리석은 자의 독』은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인간 존재의 나약함과 강인함, 죄와 업보, 그리고 시대에 짓눌린 삶의 비애를 처절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남는다. 그리고 2026년, 블루홀식스 10주년이자 출간 100권을 기념하는 특별한 해를 맞아 『어리석은 자의 독』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새롭게 단장한 표지와 편집, 더욱 완성도를 높인 제책으로 선보이는 스페셜 소장판.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 않는 이 강렬한 이야기의 무게와 전율을, 다시 한번 깊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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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을 느끼게 하는 악(惡), 시대의 풍파에 휩쓸린 인간의 절망과 내면을 고스란히 담아낸 충격적인 작품. - 스기에 마쓰코이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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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소름 끼칠 정도로 무시무시한 힘을 지녔다. 살인자의 통곡을 그대로 체현해 낸 듯한 작품이다. - 아사노 아쓰코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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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당시 첫 장을 펼쳤을 때부터 올해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은 이 작품이라고 직감했다. 오직 소설로만 담을 수 있는 인간의 일생, 농밀한 필치에 매력을 느꼈다. - 구로카와 히로유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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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게 된 인간의 생생한 모습이 담긴 작품. - 시노 다마키 (호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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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소설의 범주를 뛰어넘어 보편적 인간의 업보와 비애를 뚜렷한 묘사력으로 그려낸 걸작. - 몬가 미오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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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진한 이야기. 특히 지쿠호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장에서는 그곳의 냄새와 열기까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압도적인 묘사에 혀를 내둘렀다. - 오카베 에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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