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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동네생활자들
동네가 필요한 우리들의 공동체, 은평식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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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같은 동네, 세 개의 동네살이

1부 슬렁슬렁 동네탐험

내게도 이젠 ‘우리 동네’가 필요해
차가운 도시 속 따스운 동네 커뮤니티
고장 난 선풍기와 우연한 여름
오늘도 동네 사장님들과 인사를 나눕니다
혼자서 동네를 걷다 보면
일상과 비일상 사이에서
버뮤다 응암지대에 대한 인식과 고찰 -6호선에 사는 구민 서 씨의 동선을 중심으로-
배움이 있는 일상
책을 가까이하는 삶이란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하여
서울이 아니어도 괜찮을까?

2부 좌충우돌 함께살이

돌고 돌아 다시 벚꽃이라니
은평이라는 이상한 동네
공동체 그게 뭔데요 -물, 단무지, 공동체는 셀프예요-
동네에 아는 얼굴이 많아진다는 건
동네가 시켜주는 인권 감수성 교육
운동 싫어 인간이 운동장을 달리기까지
걸어서 은평 속으로
우리의 은평은 우리가 지킨다
돌보는 이웃이 될 수 있을까
똑똑, 침범해도 될까요?
이곳이 아닌 어디에서라도

3부 얼렁뚱땅 동네모임

스케이트보드, 여름 그리고 커뮤니티
우리는 엉망인 채로 함께였다
동네에서 찾은 나의 자리
우리 그냥 다 만나!
작은 목소리로 동네를 여행하는 법
우정보장불가
은평식 연대
도둑일지
지속 가능한 우리를 찾아서
가짜들을 위하여

에필로그 은평 예찬의 끝에서, 각자의 '우리 동네'를 꿈꾸며

저자 소개 3

지도 위를 걸으며 세상을 수집하는 여행작가. 지도가 좋아 여행을 시작했고, 여행과 지리를 주제로 글을 쓰고 강의한다. 지은 책으로는 『지리 덕후가 떠먹여주는 풀코스 세계지리』, 『마그넷 수집가』, 『웰컴 투 삽질여행』 등이 있다. 줄곧 바깥세상을 꿈꾸다 하늘길이 막히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계기로 동네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여행자이자 동시에 동네 애호가가 된 지금, 일상과 여행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하루하루가 여행길보다 풍요롭기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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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족과 불안을 오가며 살아가는 대한민국 서울시 은평구 거주 여성. 콘텐츠를 기획하고 쓰고 편집하며 살아가는 활자 노동자다. 안녕한 나이 듦을 모색하는 '나이이즘' 브랜드를 운영하며, 매거진 「나이이즘」, 실용서 『근데 에디터는 무슨 일 해요?』, 에세이 『39와 너머의 세계』를 출간했다. 벚꽃 피는 고향을 떠나 와 벚꽃 피는 불광천을 달리며 지역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인스타그램 @forgetag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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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에서 여성 커뮤니티 ‘은평시스터즈’를 만들고 운영해왔다. 얼결에 지은 닉네임 ‘김은평’은 이제 본명보다 더 자주 불리며, 하나의 정체성이 되었다. 우연히 시작된 작은 모임들을 이어가며 서로 다른 사람들이 연결되고 관계를 맺어가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공동체를 쉽게 이상화하지 않고, 실제로 작동하는 관계의 조건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균열, 그리고 그 사이를 오가는 감정의 결을 탐색한다. 사라지기 쉬운 순간들을 붙잡아 자신만의 언어로 천천히 다시 빚어내고자 한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132*190*18mm
ISBN13
9791174577788

책 속으로

은평구의 골목길을 걷는다. 오래된 주택 사이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목소리는 다채롭다. 문을 활짝 열어둔 상점에서 흘러나오는 할머니들의 수다와 일찍이 하교하는 학생들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뒤섞인다. 햇볕 쬐는 어르신 앞에서 아직 걸음마가 서툰 아기가 어설픈 걸음을 걷다 넘어진다.
---p.63

은평구는 정말 이상한 동네다. 구민들끼리는 버스 타는 것보다 걷는 게 빠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흔히 한다. 그날그날의 날씨나 체력에 따라서 걷기는 힘든데, 버스를 타면 걷는 것만큼 오래 걸리는데다 환승까지 해야 될 때가 많고, 이미 지하철은 버뮤다 응암지대에 갇혀있다. 그렇다고 급한 건도 아닌 데 택시를 타기에도 애매한 상황이 펼쳐진다.
---p.83

물론 은평이라고 내가 원하는 결의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세상에 그런 무균실은 있을 수 없다. 일단 나부터도 유해한 구석 투성이다. 반대로 다른 동네라고 해서 비슷한 가치관을 공유할 사람들이 없을 리도 없다. 은평에서 유독 그런 만남이 좀 더 수월했던 것은, 비교적 비슷한 경험과 문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될 수 있는 접점이 많아서가 아닐까..
---p.141

요즘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느슨한 연대’는 바로 이런 피로감에 대한 반작용일 것이다. 끈적이지 않고 산뜻하게. 모임 목적에만 충실히. 뒤풀이는 패스하거나 가볍게. 너무 사적인 질문은 삼가며 서로에게 ‘빌런’이 되지 않기 위해 배려하는 쾌적한 거리감. 그 적당함과 조심스러움이 좋았다.
---p.197

은평 바깥이라고 페미니스트가 없고, 정상성 규범이 싫어 몸부림치는 사람이 없고, 연결이 절실한 비혼 가구가 없을 리가 없으니까.

그래서 내 바람은 두 가지다. 은평에서 좌충우돌 부대끼며 함께 나이 드는 것. 만약 은평을 떠나더라도 동네에서 배운 연결의 감각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 집은 잃을 수 있어도, 삶의 방식은 잃지 않을 수 있을 테니까.
---p.207

은평시스터즈라는 이름으로 만들어 낸 모임은 완벽한 시스템이나 전략이 아니라 우리의 엉망인 감정과 각자의 고집, 서로에 대한 약간의 경외심과 끈질김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우리는 서로를 포기하지 않았고 쉽게 좋아하지도 않았으며 때때로 서로를 향해 실망하면서도 여전히 같은 식탁에 앉았다. 그 식탁에서 나눈 대화들. 험담처럼 시작되었지만 결국 서로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켜 주던 농담들. 그 모든 시간이 동네 모임을 이어가게 했다.
---p.227

그 밤의 무력감은 내가 꿈꾸던 공동체라는 안전망이 제도 없이는 얼마나 가벼운지 깨닫게 했다. 내가 만드는 연결망이 친목을 넘어 언젠가는 나를 지키는 실질적인 손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사회적 가족 제도는 이런 개인적인 필요를 사회적인 온기로 바꾸려는 노력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니까.

---p.298

출판사 리뷰

“누구나 돌봄이 필요하다.
안부를 챙기고 끼니를 걱정하는 마음부터,
아플 때 돌보고 곁을 지키는 일까지.”

사생활은 사수하고 고립은 사양하는 세 여자의 동네 이야기

집 근처에 자주 가는 카페가 생기고, 골목에서 마주치면 인사하는 얼굴이 하나둘 늘어난다. 혼자 읽은 책에 관해 떠들 사람이 생기고, 심심한 저녁이면 슬리퍼를 신고 나가 만날 친구가 생긴다. 그러다 어느 날 아프거나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망설이지 않고 연락할 사람이 떠오른다. 그때부터 사는 곳은 조금씩 우리 동네가 된다.

『대도시의 동네생활자들』은 서울 은평구에 사는 세 여성이 각자의 방식으로 동네에 스며들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만들어 온 이야기를 담았다. 여행작가 서지선, 작가이자 살림협동조합 이사인 박의나, 은평구 여성 커뮤니티 ‘은평시스터즈’를 운영하는 김은평. 같은 지역에 살지만 서로 다른 경험과 시선을 지닌 세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은평의 풍경을 각자의 목소리로 풀어낸다.

처음에는 그저 적당히 느슨한 관계를 원했을지라도 대도시에서 혼자 살며 시간이 흐르다 보면 관계에는 여러 깊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가끔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이웃도 필요하지만, 힘든 날 불러낼 이웃와 아플 때 곁에 있어 줄 사람 역시 필요하다. 그렇게 찾은 동네 친구는 취미를 나누는 사람에서 서로의 안부를 살피는 이웃으로, 나아가 서로의 삶을 돌보는 관계로 천천히 변해 간다.

세 사람의 동네 이야기가 특별한 까닭은 은평구가 특별해서만은 아니다.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결국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이웃의 이름을 모르고 살아도 이상하지 않은 도시, 오래 살 집인지 알 수 없어 굳이 관계를 만들지 않는 도시, 가족과 직장 밖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도시에서 우리는 어떻게 외롭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까. 동네를 조금 더 걷고, 자주 가는 가게를 만들고, 소모임에 한 번 나가 보고, 마음에 맞는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 반복해서 얼굴을 마주하고 사소한 일상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긴다. 그렇게 사는 곳은 서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마주치는 장소가 되는 것이다.

좋은 공동체는 좋은 사람들만 모인 곳이 아니다

수많은 도시를 여행하며 더 넓은 세계를 꿈꾸던 사람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자신의 생활 반경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멀리 떠나는 대신 동네를 걸으며 작은 식당과 책방을 찾아다니고 익숙한 장소를 여행하듯 탐험한다. 혼자였던 일상에는 독서 모임과 동네 친구들이 하나둘 들어온다. 직장 때문에 우연히 은평으로 이사 온 사람은 지역의 협동조합과 풋살팀, 동네 모임을 기웃거리다가 어느새 공동체 한가운데에 서게 된다. 비혼과 1인 가구 등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 동네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함께 산다는 말의 의미도 다시 배운다. 그리고 몇 사람이 가볍게 시작한 여성 모임은 어느덧 수백 명이 연결된 지역 커뮤니티로 자란다. 함께 취미를 나누던 모임에는 회원 규칙이 생기고 때로는 지역사회의 문제에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사람이 많아지면서 갈등도 생기고 운영자의 책임, 외부의 시선 같은 현실적인 어려움도 찾아온다.

그래서 공동체와 연대는 마냥 따뜻하고 아름다운 유토피아라 할 수 없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있기 위해서는 불편한 이야기를 꺼내야 하고, 누구도 함부로 배제되지 않도록 갈등을 조율해야 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좋은 공동체는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시간과 노력, 세심한 배려가 쌓인 결과임을 세 사람은 자신들의 좌충우돌 경험을 통해 증명한다.

은평을 이야기하지만 결국에는 우리의 동네를 묻는다

대도시를 살아가는 청년 대다수가 느슨한 연대를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관계의 방식으로 삼는다. 하지만 느슨한 관계만으로 정말 충분할까? 관계에는 다양한 거리가 필요하다. 때로는 멀리 있는 사람도 때로는 가까이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모든 관계를 가깝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두는 일인지도 모른다. 세 사람이 겪은 은평에서의 경험은 은평구에 관한 이야기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우리 동네를 갖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이야기다. 어디에 사느냐보다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고 혈연과 가족을 넘어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관계의 가능성은 세 사람이 동네살이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선명해진다. 결국 좋은 동네란 처음부터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관계를 하나씩 만들어 가며 비로소 생겨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사는 동네에서 어떤 사람을 알고 있는가. 급할 때 연락할 이웃이 있는가. 자주 가는 가게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는가. 함께 무언가를 해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만약 아직 그런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지금부터 만들 수 있을까. 대도시는 빠르게 변하고 작은 지역에서는 익숙한 장소들이 사라진다. 집과 땅이 자산과 투자의 언어로 치환되는 시대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장소의 가치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곳에 애착을 가지고 그 장소에 사는 사람을 알아 가며 자신의 삶과 동네의 삶이 함께 나아갈 방법을 고민하는 태도도 되돌아 봐야 한다. 좋은 동네를 만드는 것은 핫 플레이스도 유명한 가게도 아니다. 바로 서로를 알아보고 안부를 물으며 살아가는 동네 이웃들. 혼자 살아도 혼자가 되지 않는 삶은 어쩌면 아주 가까운 곳, 내가 오늘도 걷고 있는 동네에서 시작할 수 있다.

추천평

여전히 우리 동네 은평을 사랑하고, 동네와 커뮤니티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느슨한 관계인 척하지만 알고 보면 꽉 찬 다정함과 사려 깊음을 일상적으로 전파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잔뜩 들을 수 있어 너무너무 즐겁고 신이 난다. - 유여원 (살림협동조합 전무이사, 작가)
이 책을 덮고 나니 나 역시 용기를 내어 오프라인 모임에 나가보고 싶어졌다. ‘느슨한 연대’ 이후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동네란 단순히 내가 사는 곳이 아니라, 서로를 기억하고 불러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자신만의 ‘동네’를 찾고 싶은 여성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 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아는 얼굴이 있는 곳, 내가 겉돈다고 느껴지지 않는 곳, 그래서 뿌리 내리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우리 동네’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건 아닐까?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는데, 모든 게 예측대로 흘러가지도 않을뿐더러 갈등은 다반사다. 한 마디로 동네를 만든다는 건 골치 아픈 일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내가 있는 자리에서도 ‘우리 동네’를 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솟아난다. - 황효진 (뉴그라운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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