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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7
요제프 피퍼 1945년 11월 26일 23 한스 에리히 노사크 1945년 12월 29일 28 볼프 폰 니벨쉬츠 1946년 1월 28일 36 헤르만 헤세 1946년 1월 31일 45 에른스트 펜촐트 1946년 3월 11일 53 헤르만 헤세 1946년 4월 6일 58 루돌프 알렉산더 슈뢰더 1946년 6월 14일 67 라인홀트 슈나이더 1947년 1월 23일 78 토마스 만 1947년 12월 29일 85 헤르만 헤세 1948년 7월 24일 90 페터 바이스 1948년 8월 21일 96 카를 추크마이어 1948년 8월 26일 102 카를 추크마이어 1948년 11월 11일 111 만프레드 하우스만 1949년 1월 21일 119 막스 프리쉬 1949년 8월 6일 127 율리우스 오버호프 1951년 4월 5일 133 볼프강 샤데발트 1952년 1월 18일 138 헤르만 카자크 1952년 4월 8일 142 베르톨트 브레히트 1952년 11월 16일 149 빌 그로만 1953년 1월 10일 152 롤프 베커 1953년 6월 16일 156 에른스트 펜촐트 1953년 4월 24일 166 에른스트 펜촐트 1953년 11월 24일 172 에른스트 펜촐트 1953년 11월 30일 176 베르톨트 브레히트 1953년 9월 12일 180 사뮈엘 베케트 1954년 1월 5일 185 헤르만 헤세 1954년 3월 21일 191 군터 뵈머 1954년 5월 11일 196 모니크 브리오 1954년 8월 13일 201 헤르타 트라페 1954년 10월 5일 206 마르틴 발저 1955년 6월 16일 210 마르틴 발저 1956년 5월 18일 215 프란츠 툼러 1956년 4월 19일 218 헤르만 헤세 1957년 7월 6일 225 T. S. 엘리엇 1958년 2월 14일 231 H. H. 슈투켄슈미트 1958년 3월 6일 237 아치볼드 매클리시 1958년 7월 31일 243 카를로 슈미트 1959년 3월 10일 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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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갇힌 후 주어캄프는 “출판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신뢰와 연대의 공동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그는 국가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작가의 자유를 지키는 출판을 자신의 소명으로 삼는다.
---p.9 주어캄프는 출판사가 단순히 책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출판사와 작가가 정신적 공동체를 이루는 방식을 만들었다. 이 철학은 훗날 “주어캄프 문화”라 불리며, 독일 지성사에 중요한 전통이 되었다. ---p.10 헤세는 편지에서 운젤트에게 이렇게 말한다. “출판인은 ‘시대와 함께’ 가야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시류를 따라가면 안 되고, 시류가 품위가 없는 경우 시류에 저항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적응과 비판적 저항에서 출판인의 훌륭한 역할이, 들숨과 날숨이 수행됩니다.” ---p.15 그의 편지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성품과 경험, 시대의 기억, 그리고 문학적 열정이 함께 배어 있는 “주어캄프적 문체”로 빛난다. [...] 작품이 외부의 이데올로기나 시장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작가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온 “진실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저자들에게 서두르지 말고, 작품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고뇌를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한다. [...] 번역과 표현, 문체와 철학적 용어에 대한 꼼꼼한 지적은, 그가 단순한 비평가가 아닌 창조적 공감자였음을 보여준다. [...] 그는, 저자들이 일시적인 유행이나 상업적 성공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예술적 양심과 기준을 지키도록 당부한다. ---p.17 주어캄프가 남긴 편지들은 단순한 사적 기록이 아니라 출판자의 내적 리듬과 창작과의 대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저자와 주고받은 논의, 비판과 격려, 발견과 설득의 흔적은, 문학적 작업이 단순히 결과물이 아닌 긴 호흡의 여정임을 증명한다. ---p.19 이럴 때라면 오히려 누구나 먼저 배우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이렇게 급격히 변한 세계 속에서 처음 해야 할 일은 관찰하고, 배우고, 익히는 것 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가르치고 훈계하려는 성향, 즉 우리를 수없이 비극에 빠뜨려 온 그 본성이 정말 우리에게 타고난 것처럼 보입니다. ---p.30 우리는 반드시 서로 나누고 교류하려 애써야 합니다. 그 안에는 반드시 가치와 선이 있다는 사실을 귀하의 편지와 보고를 통해 다시금 느꼈습니다. ---p.31 형식이 이미 달라졌습니다. 수많은 형식적 실험이 있었으니까요. 언어도 달라졌습니다. 기술과 심리학, 과학이 어휘만으로도 크게 확장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는 아마도 뒤처진 관점 때문일 것입니다. 제 생각에 문학적 관점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서 “문학적”이란 곧 “괴테나 낭만주의처럼”이라는 뜻입니다. 만약 제 관찰이 맞는다면, 그것은 치명적인 일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문학적이지는 않은, 현재적인 관점과 시각을 우리 문학에 도입해야 합니다. ---p.39 『유리알 유희』를 위해 며칠 전 마침내 초판을 찍을 종이를 확보했습니다. 이 종이를 러시아 점령지에서 이쪽으로 들여오기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p.47 귀하의 생계 문제와 관련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섯 주 동안 강연을 스물네 번이나 하신다는 말을 들으니 제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은 조용히 일에 전념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 형편도 넉넉지 못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은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한 달 생활비로 그리 많이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매달 얼마쯤 제가 드려야 하는지 부디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p.74 다만 한 가지 질문이 여전히 남습니다. 오히려 점점 더 긴급하게 느껴지는 질문입니다. 그것은 현대적 허무주의자의 절대적 양심 결여 문제입니다. 저는 이 현상을 설명하고 싶습니다. 박사님께서 명확히 입증하신 권력과 양심의 연결에서 히틀러와 같이 권력에 집착한 사람들에게 양심이 전혀 없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하는 질문입니다. 79~80쪽 그러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원고는 지금 상태 그대로는 출판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독백에 익숙한 사람이 쓴 기록처럼 보입니다. 그 언어는 언어의 본질적인 능력, 즉 이해 가능하게 소통하는 능력, 보이는 것으로 번역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듯합니다. ---p.99 단어는 탐색하고 문장은 질서를 세웁니다. 의미는 말로 선언되지 않고 날카로운 선들로 투명하게 그려진 도형 속에서 사물처럼 드러납니다. 실험의 결과는 판결입니다. 그 판결은 격언 속에 담기지 않고, 실행됩니다. ---p.121 박사님이 “그래서, 책을 낼 것인가 안 낼 것인가? 분명히 대답하시오.”라고 말할 법도 하겠습니다. 제 대답은 “네”입니다. ---p.125 각 장면은 독립적이지만 동시에 모두 대단히 밀도 있고 긴장감이 넘쳐 관객은 즉시 이야기 한가운데로 끌려 들어갑니다. 장면들의 연결도 훌륭합니다. 짧은 대화는 투명하게 빛나고, 긴 대사는 적절히 압축되어 있으며, 후렴처럼 반복되는 어구들은 부분적으로 서정적이면서도 극적 효과를 냅니다. ---p.129 여기서의 구원에는 두 갈래 길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낭만적·혁명적 길, 즉 벽을 부수고 우주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 개인의 개별적이며 생산적인 무관심, 그리고 개인 정신 속의 해방입니다. ---p.130 귀하의 원고에서는 영화 기법에서 끌어온 비교들이 계속 나타나고, 영화적 “트릭”을 서사의 이미지로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원고 어디에서도 귀하께서 영화로부터 얼마나 베껴왔는지가 드러나서는 안 됩니다. 드러난다면 그것은 “영화로부터 배운 것”이 아니라 단순한 “베낌”일 뿐입니다. 따라서 원고에서는 “이것은 영화 몽타주 같았다, 겹쳐서 복사된 이미지 같았다”라는 식의 표현이 결코 등장해서는 안 됩니다. ---p.161 이 소설은 반드시 완성되어야 합니다. 작가의 첫 책이 가지는 무게를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 출판 사실의 무게를 과대평가하지만, 첫 발걸음의 의미, 즉 이 길에서의 첫 책이 약간이라도 무엇을 약속할 수 있는지를 과소평가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첫 책은 사실상 하나의 세계를 예고해야 합니다. ---p.164 여기서 작가가 자기 발명품과 자기식 유머에 대해 스스로 뿌듯해하며 의도적으로 유머러스한 표현을 접시에 담아 내놓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작위적 기교라고 불리는 것으로 예술 전반에서 가장 나쁜 오류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러니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p.169 이에 대해 지금 다시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결국 저는 “저의 모든 자식”을 전적으로 긍정하며 책임진다는 사실입니다. 비판은 작업 과정 속의 한 부분일 뿐,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었지요. 오늘 저는 우리 두 사람 모두에게 이 결실을 축하합니다. 이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즐거움과 진정한 기쁨을 주기를 바라며 벌써 서점가의 첫 반응으로 보아 그렇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p.207 더 중요한 것은, 귀하의 원고들이 서랍 속이나 작업실, 혹은 잡지 지면에 머무르지 않고, 이제는 시대의 공기 속으로, 문학비평의 바람 속으로, 그리고 더 넓은 독자층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p.211 제 생각에 귀하의 책은 비평가들로부터 충분히 주목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첫 단편집 출간을 통해 의도했던 바였습니다. 귀하께서 이제 실제로 문학적 논의 속에 들어선 셈입니다. ---p.215 저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귀하의 단편 속 유머를 제대로 감지한 목소리가 거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결코 작품의 구성 때문이 아니라, 카프카에 대한 편협하고 일면적인 독법이 영향을 끼친 탓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저는 카프카에게서도 특유의 프라하 색채를 띤 유머가 지나치게 과소평가 되었다고 늘 느껴왔습니다. 귀하의 경우 저는 바로 이 점이 앞으로 빛나는 가능성으로 열릴 것이라 믿습니다. ---p.216 작가들은 대체로 좋은 편집자가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런 사실을 거듭 확인해 왔습니다. ---p.223 비평가의 활동은 편집자의 활동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닙니다. 편집자는 사실 비평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편집자는 근본적으로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p.224 제가 보기에는 새로운 예술의 과제는 상상력을 이 경직 상태에서 해방시키고, 원초적 근원과 움직임, 생동감을 다시 불어넣는 데에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원초적 상상력의 움직임이 경직된 상상력의 갑옷을 부수고 파괴하게 되는 것입니다. ---p.240 출판 일을 하며 저는 종종 가장 정확한 번역이 오히려 빈약하고 무기력해 보인다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그 언어에는 어떤 유동성이 결여되었던 것입니다. 그 까닭을 저는 지금까지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교수님의 발레리 번역을 보고 비로소 제 눈이 열렸습니다. ---p.2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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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골 기질과 비판적 정신의 소유자, 페터 주어캄프
페터 주어캄프는 1891년에 북부 독일 올덴부르크 인근의 시골 마을 키르히하텐Kirchhatten에서 평범하고 소박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그가 농부가 되길 바랐으나 독립하여 스스로 학업을 통한 지성인의 길을 개척하였다. 그는 1차 대전에서 무공을 세워 훈장을 받기도 했고, 비커스도르프의 대안학교 교사 생활을 하기도 했고, 연출가로 일하기도 했다. 그가 성공한 분야는 출판계에서였다. 1932년에 S. 피셔 출판사에 편집자로 취업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34년에 설립자인 자무엘 피셔가 사망하자 그의 사위인 고트프리트 베르만피셔와 함께 출판사를 공동으로 경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2차 대전 중에 나치로부터 “대역죄” 혐의로 혹독한 고문을 받고 투옥되어 비참한 수용소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에 건강을 크게 해쳐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폐 질환으로 시달려야 했다. 전후 1945년에 그는 베르만피셔와 결별하고 주어캄프 출판사를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이때에 헤세와 브레히트를 비롯한 많은 작가들이 그의 출판사로 옮겼다. 이후 주어캄프 출판사는 독일과 유럽의 유명 작가들의 책을 출간하면서 서독 최고의 출판사로 성장했다. 전후에 그가 출판사를 통해 이루어야 할 사명은 매우 시급한 것이었다. 작가들은 나치에 부역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은, 나치 문화와 단절하고 비판적 지성을 지닌 출판인과 출판사가 필요했다. 여기에 페터 주어캄프와 그의 출판사가 완벽히 부응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출판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신뢰와 연대의 공동체”라는 확신을 가지고 나치에 굴복하지 않고 작가의 자유를 지키는 출판 정신을 보호했다. 이른바 “주어캄프 문화”라 불리는 출판사와 작가의 정신적 공동체는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페터 주어캄프는 그의 출판사를 통해 작가들의 공동체와 더 나아가 독일 지성계의 복구, 지적 전통의 보존과 재구성, 새로운 담론과 새로운 글쓰기 실험 등을 통해 새 시대에 대한 전망과 희망을 패전 후 방향을 잃은 독일 국민들에게 유감없이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가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후원인, 페터 주어캄프 그는 작가들에게 외부의 이데올로기나 시작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작가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서두르지 말고 작품을 완성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과 고뇌를 아끼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한 일시적인 유행이나 상업적 성공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예술적 양심과 기준을 지키도록 당부했다. 그것이 작가와 출판사 양측의 명예와 임무를 지키는 방식이었다. 막스 프리쉬에게 그는 “시장의 논리에 흔들리지 않도록 방패가 되어주었으며, 우리가 실패할 권리를 가질 수 있게 지켜준 보호자”이기도 했다. 그는 막스 프리쉬에게 장면들의 연결이 훌륭하고, 짧은 대화는 투명하게 빛나고, 긴 대사는 적절히 압축되어 있고, 후렴구는 서정적이며 극적 효과를 낸다는 비평가의 시선으로 독려한다 (129쪽 참조) 그는 독일 문학사의 빼어난 번역가인 루돌프 알렉산더 슈뢰더가 생계에 곤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듣고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비를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인이기도 했다 (74쪽 참조). (지금은 독일 문학계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마르틴 발저라는 신진 작가의 책을 발간하고서 “서랍 속의 원고들이 시대의 공기 속으로, 문학 비평의 바람 속으로, 그리고 더 넓은 독자층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고 “(비평가들의) 문학적 논의에 들어섰다”고 격려한다. 그런가 하면 마르틴 발저의 유머를 카프카의 유머와 비교하며 “빛나는 가능성으로 열릴” 것이라고 극찬한다 (211, 215, 216쪽 참조). 확신이 없는 신인 롤프 베커에겐 “이 소설은 반드시 완성되어야 합니다”라며 용기를 북돋는다 (160쪽 참조). 그는 베커에게 “첫 책은 사실상 하나의 세계를 예고해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조언을 한다 (164쪽 참조) 그런가 하면 페터 바이스와 같은 대작가에게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원고는 지금 상태 그대로는 출판될 수 없다”고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 (99쪽 참조). 무분별한 “독일식 유머”를 저지르고(!) 스스로 뿌듯해하는 에른스트 펜촐트에겐 그런 작위적 기교야말로 예술 전반에서 가장 나쁜 오류이며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비판한다 (169쪽 참조). 이렇게 그는 한국 면적의 네 배가 넘는 독일 전역에 흩어져 거주하는 작가들과 편로 소통하며 수준 높은 비평, 아낌없는 조언, 참신한 제안, 든든한 후원을 하며 패전 후 무너진 독일 출판계와 지성계를 재건하는 방향과 정신을 담은 책을 출판해야 하는 사명을 훌륭히 완수했다. 그는 기존 작가들을 모아 소설, 희곡, 시, 철학, 사회과학서를 쓰도록 격려하고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여 책을 최상의 상태로 출간하면서 출판계를 성장시켰다. T. S. 엘리엇의 찬사처럼 문학에서 영원히 남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으며 문학의 고귀함을 품위 있게 지켜낸 발행인이었다. 지금 페터 주어캄프의 편지를 읽는 이유 그의 편지에는 진실한 호소, 날카로운 비평, 따뜻한 배려, 솔직하고 우아한 예의, 작가들에 대한 존중이 배어 있다. 곳곳에서 드러나는 비평 문학의 성취와 아포리즘도 놓칠 수 없다. 그는 만프레드 하우스만에게 보낸 편지에서 “단어는 탐색하고 문장은 질서를 세웁니다. 의미는 말로 선언되지 않고 날카로운 선들로 투명하게 그려진 도형 속에서 사물처럼 드러납니다.”라는 철학적 사색이 담긴 명언을 남긴다 (121쪽 참조). 이 책은 당장에는 출판인, 편집자, 마케터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진심과 안목이 담긴 편지여야 작가를 설득하고 한층 높은 수준의 책을 출간할 수 있을지, 그리고 책을 낼 때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듯하다. 글쓰기의 전범이 사라진 지금, 독자들 또한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메일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남을 설득하는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지 좋은 지침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헤세는 주어캄프 출판사의 수석 편집자이자 훗날 경영인이 되는 운젤트에게 이렇게 말한다. “출판인은 ‘시대와 함께’ 가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시류를 따라가면 안 된다. 시류가 품위가 없는 경우 시류에 저항할 수도 있어야 한다.” AI 만능인 지금 이 시점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책들뿐만 아니라 시류에 영합하는 것을 넘어서 정체 모를 시류에 영합하도록 종용하는 책들이 범람하는 이 시대에 어떠한 출판 정신으로 돌아가야 할지, 그리고 출판의 영원한 책무가 무엇인지 이 책은 다시금 일깨워준다. 이 책은 루카치, 토마스 만, 괴테, 헤세, 카프카, 레마르크, 한트케 등의 독일 문학 거장들의 저작을 번역해온 번역가 홍성광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그의 진중하고 과장되지 않는 번역을 통해 페터 주어캄프의 원문이 빛을 발한다. 더불어 독일 문학에 대한 정통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꼼꼼한 주석을 읽는 것만으로도 전후 독일 문학사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으며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의 면모를 파악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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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의 소중한 친구이자 형제다. 그는 나의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함께 견뎌냈으며 내 작품의 본질을 가장 깊게 이해했다. -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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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주어캄프 귀하, 저는 진심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귀하가 이끄는 출판사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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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뜨겁게 문학을 사랑했고, 문학의 가장 깊은 곳에 다다랐으며, 문학의 앞날을 열어준 문학 그 자체였다. - 마르셀 라이히라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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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에게 단순히 원고를 받아 책을 찍어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우리가 시장의 논리에 흔들리지 않도록 방패가 되어주었으며, 우리가 실패할 권리를 가질 수 있게 지켜준 보호자였다. - 막스 프리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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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만나고 나서야 진정한 인간이란 무엇인지 깨달았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 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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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문학에서 영원히 남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었다. 유럽 전체를 통틀어 그만큼 문학의 고귀함을 품위 있게 지켜내는 발행인을 보지 못했다. - T. S. 엘리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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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독서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읽는 법”을 배우게 된다. - 막스 니더레히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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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삶과 정치적 격랑, 문학적 모험 속에서 길러진 그 편지들은, 마치 번개와 벼락을 스스로 끌어안음으로써 타인을 그 위험에서 지켜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숙명이라는 듯 살아온 한 인간의 증언이었다. - 지크프리트 운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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