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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주의는 야만이다
이득재
소나무 200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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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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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원뿔 속의 난쟁이 원뿔들
'국가'를 뒤바꾸면 '가국'이 보인다
한국 사회에는 '사회'가 없다
한국 사회는 전염 사회다

2. 가족에서 유목으로
가국주의의 흐름을 절단하라
노마드적인 극단을 생산하자

3. 한국을 정신 분석한다
삼각형의 정신 분석
정신병적 국가, 신경증적 개인
국가의 사디즘, 가족의 마조히즘
주체의 전환

4. 오이디푸스의 제국주의
어쩐지 불길한 욕망
가족은 암덩어리를 만드는 기계다
대중 매체 속의 가족주의
가족은 파시즘의 씨앗이다

저자 소개 1

서강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바흐찐과 타자」라는 제목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가톨릭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이며, 현재는 동 대학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다. 계간지 『문화과학』 편집 고문이고, 노동당 정책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2010년 5월에는 잡지 『레프트 대구』를 탄생시켰다. 저서에 『바흐찐 읽기』, 『과학적 사기와 한국사회』, 『대구 경북의 도시공간과 문화지형』, 『대한민국에 교육은 없다』 등이 있다. 번역서에는 『사산되는 일본어 일본인』, 『패션의 제국』, 『컴퓨터 혁명의 철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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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9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1390399

책 속으로

주체 생산 방식은 병사형 인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토플 900점이상, PC는 필수,어학 연수 경력 가산점 부여, MBA과정 수료등 취직을 보장받기 위한 이러한 현실에서 욕망의 탈주를 시도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사회가 개인을 취업형 인간으로 배치하고 그러한 주체화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데 어떻게 욕망의 탈주를 꿈꿀수 있겠는가. 욕망의 흐름이 기업형 인간.주체화로 회수되고 수렴되는 현실에서 말이다.

그런데도 들뢰즈와 가타리는 "분자적인 선들은 탈영토화의 흐름들이 분할된 것들 사이로 흘러가게 만든다"고 말한다.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탈주하고 사회는 모든 종류의 덩어리에 영향을 끼치는 탈주선들로 규정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업형적인 주체.화로부터 탈주하고 그런 유형의 주체 바깥에 서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체 권력이 아니라 비즈니스.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분자적인 선들은 어떻게 생성되는가 하는 것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탈영토화의 흐름을 예로 들면서 프랑스 68혁명을 분자적인 선이 폭발한 것으로 본다.

--- p.99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인 가족주의는 결코 가족 이기주의가 아니다. 따라서 가족주의를 해체하자고 했을 때에는 가족 이기주의를 타파하자는 애기가 아니다. 이야기를 가족 이기주의로 몰고 가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일이다. 가족'주의'는 가족(의) 제일주의.가족을 욕망의 최전선에 내세우고 자신의 모습은 숨기는 국가 권력의 문제다. 다시 말해,가족주의는 국가주의의 또다른 얼굴과 같다. 사회 부재의 모순을 욕망의 최전선에 있는 가족을 통해 은폐하는 것이 국가주의의 본질이다.

따라서 가족을 해체하자는 것은 국가주의의 본질에 대한 냉철한 통찰로부터 시작한다. 그럼으로써 가족으로부터 사회로, 가족 사회로부터 시민사회로 이행하자는 것이다. 가족을 해체하자는 말은 재벌을 해체하자는 말과 같다. 한 집안이 대대손손 한약방을 하듯이 대대손손 경영권을 쥐고 있는 재벌 체제는 가족주의의 모습, 가국 체제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박은 꼴이다.

--- pp.110-111

어떤 의미에서 가족은 국가 권력의 희생양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족의 소중함, 가족의 사랑 때문에 가족이 국가 권력의 희생양이라는 생각을 못한다. 왜냐하면 가족 내의 사라오가 애정이라는 것이 워낙 원초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즉 가장이 직장을 잃어도 가족끼로 보듬어 넘어가야 하는 문제로 착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바로 그것이 우리의 경우 국가 권력이 가부장제 뒤에서 하는 일이다. 이것은 국가가 수행해야 할 공적인 책임을 가족에게 완전히 전가시키는 국가 체제다. 이것을 우리는 가국체제라고 부를 수 있다.

--- p.17

불평등을 은폐시키는 동정심--- 우리는 '실업극복운동본부', '불우이웃돕기', '금모으기운동' 같은 망령에 시달려야 할 것이다. 이것은 이웃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자기사랑, 자기 가족에 대한 사랑, 자기애로 가기 위한 우회로에 불과하다. - 40P

가족을 국가의 욕망으로부터 탈주시켜라 가와 국이 애를 가진 노파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처럼 한 몸속의 두몸인 곳에는 국가도 사회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실을 폭로하기 위해 가족을 국가로부터 탈주시키는 것이다. - 110p

사디즘이 살인자와 왕따를 만든다 군사 독재 시절 국가는 정권 유지 수단으로 언제나 국가소멸이라는 공포심을 동원했다.....국가의 명령과 가족의 복종 체제는 사디즘적 국가 아래에서 가족이 마조히스트로 변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체제는 각종 고문(성고문/물고문/전기고문 등), 분신자살, 광주시민학살 등 국가 폭력이 직접 행사되던 70-80년대를 지나 소위 문민정부라고 일컫는 90년대 이후 사디즘을 행사하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 141P

우리 사회는 파시스트를 생산하는 사육장이다 우리의 경우 파시스트적인 주체화로 진입하는 시기는 아주 어린시절부터 시작한다. 금메달이 왕따를 억압하는 지배 질서를 어려서부터 익히고 내면화시키는 것이다. 아파트 단지마다 이미 불어닥친 학습지나 영어열풍은 왕따 대 금메달의 억압 구조를 그대로 수용, 욕망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 171P

욕망의 자유를 꿈꾸며 욕망은 분출하고 수로를 넘쳐 흘러 홍수를 이루어야 한다. 가복-기계의 욕망, 나를 국민-주체로 고정시키고 가족을 동원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국가의 욕망을 넘어 욕망의 자유를 꿈꾸어야 한다. 가족 이외에는 나의 생존과 꿈을 보장해주고 실현시켜줄 아무것도 없는 '가족 사회'를 폐기하고 '시민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가족사회는 가족을 신화화함으로써 가족을 떠받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족을 억압하고 개인의 욕망을 거세하는 사회이다. - 247P

--- p.

출판사 리뷰

들뢰즈와 가타리의 눈으로 한국 사회의 가족주의를 비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와 가타리의 사상을 가국 체제 분석의 주요한 무기로 삼았다. 들뢰즈/가타리의 욕망 이론과 탈주의 철학, 횡단과 노마드의 정치학을 바탕으로 국가에 갇힌 가족 욕망의 탈주를 역설한다.

욕망의 본질은 생산이다. 욕망의 에너지를 생산하자. 가족을 국가주의의 전위 부대로 삼아 욕망을 가국 안에 유폐시키는 것이 한국판 파시즘이라는 것을 통찰해야 한다...... 진정한 욕망의 해방은, 사회적 억압을 가족적 억압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국 체제의 본질이라는 것을 통찰할 때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주체들의 욕망의 범람은 더 이상 흐르지 못하고 파시즘으로 물길을 터주고 말 것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앙띠 오이디푸스』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비판하며 욕망의 생산성과 혁명성을 고무시켰다. 즉 욕망을 '결핍'이 아니라 '생산'으로 이해했다. 어쩐지 욕망이라 하면 불길하게 생각하는 사회에서 가족은 욕망의 해방을 꿈꾸어야 한다. 프로이트식의 정신 분석으로 거세당한 욕망은 국가주의의 파시스트적인 욕망으로 대치되었다. 따라서 가족 사회를 죽이고 시민 사회를 건설하여 가국 체제를 해체하는 것이 욕망의 탈주 전략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간 한국에서 출판된 들뢰즈와 가타리의 책은 많다. 또한 그들의 사상을 소개한 연구서들도 많다. 그러나 복잡하고 난해한 그들의 언어를 아카데미즘으로만 이해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들뢰즈와 가타리의 이론을 현실 비판의 개념으로 적극 차용하고 있다. 즉 연구의 대상으로만 논의되어 온 들뢰즈와 가타리의 사상이 한국적 현실의 맥락에서 새롭게 이해되고 있는 것이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새롭게 한국에서 조망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두 번째 의미이다.

가족은 신성하지만 가족주의는 불온하다. 정리 해고로 아무리 개인의 생활이 비참해져도 가족의 정과 사랑으로 모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가족주의는 너무도 견고하다.

...... 가족의 사랑과 정이 절대 필수라는 생각이 완전히 뿌리를 내린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국가주의와 동전의 양면 관계에 있는 가국 체제가 노리는 정서적인 효과들이다. 사랑과 정이라는 언어를 뚫고 들어오면서 가족끼리 똘똘 뭉치게 만드는 것이다. 그 안에서 살길을 찾아보라고, 사랑과 정이면 안 될 일이 없다고, 국가와 사회는 책임에서 손을 떼겠노라고 말이다.

신성한 가족은 정과 사랑으로 오히려 더럽혀지는 것이다. 이렇듯 이 책은 가족을 더럽히는 국가의 내밀한 억압을 거침없는 문제 제기로 고발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너무도 당연했던 가족의 존재를 국가의 정치 체제와 지배 방식 속에서 새롭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 책에서 제기된 '가족'에 대한 과격한 비판과 들뢰즈/가타리 이론의 현실적 수용 문제는 많은 논쟁을 거쳐야 할 것이다. 저자와 출판사는 이러한 거친 비판이 과연 논리적 정합성을 가졌는지, 가족이라는 고유한 정서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의 역비판이 활발히 생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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