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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쓰레기 이웃집
2장 투명한 엄마 3장 무미 스파게티 4장 파르페 민트 5장 깨끗한 쓰레기 저택 6장 중간부터 본 드라마 7장 나만의 왕국 |
朝倉 宏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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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일으키자 뒤차가 짧게 반복해서 경적을 울렸다. 아사히는 뒤차에 대고 꾸벅 머리를 조아린 다음, 출발한 청소차를 쫓아갔다. 뒤따라오던, 중년 여성이 운전하는 SUV는 다리가 놓여있는 사거리에서 가속 페달을 세차게 밟아 맹렬한 속도로 지나갔다. 불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저 여성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청소부가 몸을 바쳐 걸쭉하고 누런 액체로부터 차를 보호했다는 사실을. 좀 전에 지나간 중학생들 역시 생각도 못 할 것이다. 자신이 매일매일 악취 나는 쓰레기를 다량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을.
---p.15 “쓰레기……군요.” “네, 쓰레기예요.” 아사히는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문을 잠그려는 게 아니라 열려고 하고 있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것이다. 애초에 쓰레기라면 집 안에 들여놓을 게 아니라 분리수거장에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아, 이거, 굉장하죠?” 사노는 아사히가 당황한 걸 아는지 모르는지 태연하게 웃는 표정으로 전기포트를 집어 들었다. ---p.21 “난 엄마의 마음을 너무 잘 알 것 같아. 우리 모녀는 쓰레기처럼 버려졌어. 남자랑 사회에 쓸모없는 존재였던 거지. 그래서 엄마는 우리랑 마찬가지로 버려진 쓸모없는 쓰레기를 모아 그걸 성벽 삼아 우리만의 왕국을 만들었어. 그곳에서라면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고 안심하고 살 수 있었으니까.” 마치 동화 속 왕국의 이야기를 아이에게 들려주는 듯한 부드럽고 다정한 말투였다. ---p.95 “비참하게 버려지고 사회에서 밀려난 것들은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는 걸까? 난 아니라고 생각해. 그 자리에 남아있잖아.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잖아. 저항하고 있잖아.” 민토는 천천히 말을 맺었다. “난 그냥…… 그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143~144p 마지막으로 집에 간 건 대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어떤 의미에서 이건 기회일지도 모른다. 집에 아버지가 없는 지금이라면 어머니와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삶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노후도 아버지를 위해 계속해서 먼지 하나 없이 집을 깔끔하게 청소할 것인지. 이제 그런 삶에서 해방되어도 괜찮지 않을까. ---p.188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그러니 마지막까지 자신을 포기하지 마. 사람들은 그렇게 서로를 격려한다. 아마도 그것은 아직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일지도 몰랐다. 몇 번이고 재활용되는 자원처럼 사람도 실패하고 버려졌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음은 조금씩 닳고 깎여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절망의 늪에 빠진 사와키 씨 같은 사람에게는, 자신을 포기하지 말라는 말조차 잔인하게 들릴 수 있다. ---p.263 “마지막에는 화장터에서 고인의 유골을 주워 담아요. 부모님, 시부모님, 언니,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 친척,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편까지. ‘수고했어. 고생 많았어. 이제 편히 쉬어.’ 이렇게 말하면서 사랑했던 사람들의 유골을 주워 담았어요. 모두 태워져 유골만 남겠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꼭 주워줄 거예요. 언젠가 나도 그렇게 누군가 주워줄 거고. 그렇게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거겠지요.” 고마가타 씨는 슬퍼하는 기색도, 안타까워하는 기색도 없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p.3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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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쓰레기들은 오랫동안 나를 지켜준 성이었어.”
상처받은 마음을 다시 주워 올리는 버려진 곳에서 피어난 가장 따뜻한 온기 이 작품의 인물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평범함’에서 벗어나 있다. 아사히는 청결에, 도모에는 저장에 극단적으로 집착한다. 하지만 이 집착은 각자 지닌 상처와 외로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애써 찾아낸 방식이다. 아사히에게 버리는 일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었고, 도모에에게 물건을 쌓는 일은 사라져 가는 무언가를 붙잡는 방법이었다. 아사히와 도모에의 만남은 서로의 ‘이상함’을 고치는 이야기가 아니다. 버리는 것이 옳다고 믿었던 아사히는 도모에가 쌓아 올린 물건들에 담긴 마음을 들여다보고, 뭐든 다 모으려던 도모에는 자신의 삶을 가득 채운 물건들 너머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사람을 만난다. 처음에는 그저 이상하게만 보였던 서로의 행동도,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알고 나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 결국 이 작품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를 묻는 동시에, 서로의 그늘을 품어주는 공감과 온기가 현대 사회의 극단적인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누군가의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버려진 삶을 다시 세상으로 데려오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상하다’, ‘유별나다’, ‘왜 저렇게까지 할까?’ 우리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마주하면 쉽게 그 차이에 이름을 붙인다.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마주했을 때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거리를 두기도 한다. 어쩌면 ‘이상하다’는 말은 그 사람을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내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겉으로는 이상해 보였던 행동에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쉽게 규정하는 대신, 그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왔는지 헤아려볼 때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삶의 모습이 드러난다. 『우리가 주워진 세계』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까지도 그 사람의 일부로 바라보며, 그 안에 담긴 외로움과 상처를 살펴본다. 그리고 한때 외면했던 사람을 다시 우리의 시선 안에 들인다. 버려진 삶에도 저마다 지키고 싶었던 것이 있고, 놓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있다. 『우리가 주워진 세계』는 버려진 것들 사이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의 다름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