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독자들에게 8들어가는 말 151장 에리카 302장 우리는 모두 연약한 존재들임을! 693장 첫걸음 - 마음의 문을 열어 보길! 924장 파인애플과 부두교 1415장 리지스턴스 1816장 치유의 노래, 슬픔의 노래 2097장 프레드 2338장 이 세상은 모두 연결돼 있음을! 261나오는 말 297함께해요 313감사의 말 315
|
Dixon Chibanda
딕슨 치반다의 다른 상품
주민아의 다른 상품
|
한 젊은 여성의 죽음에서 시작된 질문 ‘우정 벤치(The Friendship Bench)’는 한 환자의 죽음에서 시작됐다. 차비 10달러가 없어 다시 진료를 받으러 오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스물여섯 살 여성 에리카. 그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던 정신과 의사 딕슨 치반다는 병원에서 환자를 기다리는 대신, 의료 서비스가 닿지 않는 사람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2005년 당시 짐바브웨는 인구 1300만 명에 정신과 의사가 단 6명뿐인 열악한 상황이었다. 식민 지배와 전쟁, 빈곤과 질병, 강제이주가 남긴 상처로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었지만, 이들의 마음을 돌볼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병원 중심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절감한 치반다는 짐바브웨에서도 가장 소외된 지역 음바레로 향한다.그곳에서 치반다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 준 것은 전문 의료인이 아니라 평범한 할머니들이었다. 이들이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방식은 그가 익숙하게 여겨 온 정신의학적 접근과 달랐다. 전문 용어로 상태를 판단하는 대신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고, 일방적으로 답을 주기보다는 함께 길을 찾으며, 가족과 이웃, 공동체까지 살폈다. 치반다는 할머니들의 지혜에서 새로운 치유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그들과 함께 작은 나무 벤치를 상담 공간으로 삼은 새로운 정신건강 모델 ‘우정 벤치’를 만들었다. 답보다 먼저, 마음을 열다 할머니들이 사람들과 나눈 것은 단순한 ‘경청’만이 아니었다. 내담자가 자신의 삶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스스로 해결할 힘을 되찾도록 돕는 것, 그것이 ‘우정 벤치’의 핵심이었다. 이 과정에는 지역의 언어와 문화, 공동체의 지혜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할머니들은 서구 정신의학의 낯선 용어 대신 현지인들이 실제로 자신의 고통을 표현할 때 쓰는 언어로 소통했다. ‘생각이 너무 많음’을 뜻하는 현지어 ‘쿠풍기시사’를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마음을 열고(쿠부라 풍그와) 희망과 용기를 주고(쿠시무드지라) 스스로 살아갈 힘을 키우는(쿠심비사)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 나갔다.지역사회에서 오래 살아온 할머니들의 경험과 관계망도 중요한 힘이 됐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던 할머니들은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를 연결하며 집과 일자리 같은 현실적인 문제까지 함께 풀어 나갔다. 상담을 마친 사람들은 자립 소그룹에서 물건을 만들고 채소를 기르며 다시 사람들과 연결되었고, 삶을 자신의 힘으로 꾸려 가기 시작했다.‘우정 벤치’가 발견한 치유의 힘은 거창한 데 있지 않았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그 사람이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갈 힘을 되찾도록 곁을 지키는 데 있었다. 열네 명의 할머니와 작은 나무 벤치에서 시작한 ‘우정 벤치’는 마음을 돌보는 일이 전문가만의 몫이 아님을 보여 준다. 고립과 우울이 깊어지는 시대, 『마음을 들어 주는 벤치』는 한 사람을 향한 돌봄이 공동체를 움직이고, 다시 그 공동체의 힘이 한 사람을 일으키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