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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냄새
박윤선 저
우디북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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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청우 스포츠
무궁화 어린이 스포츠센터
선수반에 들어가다
1분 35초
3월의 젖은 머리카락

2부
학교 가는 길
안 아프게 죽는 법
병아리와 바보 강인경
엄마와 은마아파트
두 개의 우산
오로라 운동화
올림픽 수영장

3부
금붕어 뽀뽀
김치와 김밥
멀미
민진이는 뭐든 잘하니까
크리스틴 오토
우신증권과 하이힐
대장 놀이
와이키키 사고
대타 선수

4부
새로운 짝꿍
피아노 학원
절교와 여은이
떡볶이
이상한 병원놀이
서연영어 학원 설명회
테니스장으로 간 아이
깃털처럼 가볍게
국제화 시대
물 아래에서

저자 소개 1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뒤 현재 프랑스에 거주하며 만화를 그리고 글을 쓴다. 2019년 『홍길동의 모험』, 2020년 『우당탕탕 고 양이 클럽』, 2023년 『뿌뿌는 준비됐어!』로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공식경쟁 부문 수상 후보에 올랐다. 2024년 『어머나, 이럴 수가 방 소저!』로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아동 부문 최고상을 받았다. 한국에 출간된 작품으로는 『개인간의 모험』, 『아무튼 나는 프랑스에 산다』, 『우당탕탕 고양이 클럽』 시리즈, 『뿌뿌는 준비됐어!』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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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124*188*20mm
ISBN13
9791124075395

책 속으로

민선은 지금보다 더 어릴 때 무궁화 스포츠센터에서 수영을 배운 적이 있다. 그때도 지금처럼 수영을 좋아했던 건 아니었지만, 사라져 버린 곳을 바라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든다.
--- p.13

민선은 여전히 자유형반에 머물렀다. 민진을 보면서도 굳이 오른쪽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차피 언니는 나와 다른 사람이니까.’
--- p.23

물안경 너머로 수영장 바닥의 타일들이 지나갔다. 이윽고 여러 개의 작은 동그라미 구멍으로 이루어진 배수구가 보였다. 꼭 부엌에서 쓰는 강판처럼 생겨서 민선은 그 위에 발을 올려놓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발이 싹 베일 것 같은 기분에 벌써부터 발끝이 쓰리고 숨까지 막히는 것 같았다. 얼른 얼굴을 옆으로 돌려 참았던 숨을 크게 뱉었다.
--- p.69

“나 죽을 뻔했단 말이야!”
“민진아, 민선이 쟤 또 거짓말한다.”
사촌 언니가 비웃자 민진은 오히려 민선에게 화를 냈다.
“이렇게 얕은 물에서 어떻게 사람이 죽냐!”
민선은 억울했지만 더는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그날 물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은 민선뿐이었다. 물 아래에서 벌어진 일은 아무도 몰랐다.
--- p.71

물속에 들어가면 마치 세상에 민진 혼자만 있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 벌어지든, 누가 있든 이곳에서의 일은 오롯이 자신만의 일이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이 시간을 민진은 사랑했다.
--- p.112

누군가 무슨 말이든 한마디만 해 주면 좋을 것 같았다. 농담이라도 좋고, 웃음이라도 좋았다. 그러면 이 이상한 분위기가 조금은 풀릴 것 같았다. 하지만 민선의 목에서는 끝내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 p.170

출판사 리뷰

매일 도망치고 싶었던 곳이
가장 오래 머물고 싶은 곳이 되기까지

물속에서는 바깥의 소리가 모두 멀어진다
그런데 왜 마음속 목소리는 더 선명해지는 걸까?

민선에게 수영장은 처음부터 좋아하는 곳이 아니었다. 차가운 물도, 얼굴을 물속에 넣어야 하는 순간도 낯설고 불편했다. 하지만 여러 계절 동안 수영장을 오가는 사이 그곳은 조금씩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물속에 들어가면 바깥의 소리는 희미해진다. 처음에는 물에 얼굴을 담그는 것조차 버거웠던 민선도 어느새 물속에 오래 머물며 자기 힘으로 앞으로 헤엄쳐 나간다. 혼자 물속에 있는 동안 지나간 일들이 떠오르고,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도 조금씩 선명해진다.

수영은 어느새 민선에게 단순히 배우고 익히는 일만은 아니다. 『수영장의 냄새』는 수영장을 오가는 민선의 모습을 통해, 한 아이가 지나온 일을 돌아보고 자신에 대해 조금씩 알아 가는 모습을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낸다.

“나 죽을 뻔했단 말이야!”
아무도 보지 않았다면 정말 없던 일이 될까?

어른들만큼 복잡했던 아이들의 세계

『수영장의 냄새』 속 아이들은 저마다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한다. 누구와 어울리는지, 누가 더 힘이 센지, 누구의 말을 따라야 하는지에 따라 관계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가까운 친구 사이에도 힘의 차이가 생기고, 무리 안에 남기 위해 다른 아이를 밀어내는 일도 벌어진다.

아이들의 관계에는 어른들의 말과 시선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누구를 칭찬하고 누구를 못마땅해하는지, 무엇을 잘한다고 여기고 어떤 모습을 이상하게 보는지. 아이들은 곁에 있는 어른들을 보며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을 배우고, 그 기준은 어느새 친구들 사이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민선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어른의 눈에는 사소해 보여도 그 순간의 아이에게는 결코 작지 않다. 친구의 말 한마디와 아무도 모르는 잘못, 혼자 감당해야 했던 부끄러움과 미안함까지. 『수영장의 냄새』는 때로는 냉정하고 서툰 아이들의 세계를 감추지 않는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어떤 일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며 독자에게 질문을 남긴다. 그 순간의 민선이었다면, 나는 정말 다르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리뷰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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