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곽다영의 다른 상품
|
겨울에 아빠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로 나는 제대로 살아있지 않았다. 제때 출근하고 일을 하고 때가 되면 밥을 챙겨 먹었지만 나는 어쩐지 서 있지도, 앉아 있지도 누워있지도 않은 상태인 것 같았다. 내 몸에 붙어 있는 팔다리를, 어딘가로 이동하는 내 육체를 타인의 것처럼 느꼈다. 사는 게 뭐지, 어떻게 사는 거였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 왜 살아야 하지. 허공을 떠도는 물음 중 뭐라도 잡고 끈질기게 답을 구해야 할 것 같았는데 답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전에 물음마저 하루하루 희미해져 갔다.
바라나시의 봄은 무더웠다. 몹시 더운 날은 한낮 기온이 사십 도를 넘기기도 했다. 아주 느릿하게 걷는다고 해도 금세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걷다가 바닥에 물방울이 떨어져서 올려다보면 내 몸에서 떨어진 땀이었다. 해를 정면으로 받은 정수리는 깜짝 놀랄 만큼 뜨거웠고 이마와 눈 밑, 인중으로, 목덜미와 등허리와 허벅지로 땀이 줄줄 흘렀다. 미끄덩거리는 팔을 손으로 문지르면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었고 고개를 흔들면 방금 세안한 것처럼 땀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렇게 온몸이 땀에 젖는 게 좋았다. 젖은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로 죽은 그를 그리워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나는 내 몸이 울고 있다고 느꼈다. 내가 지금 온몸으로 울고 있구나. 사람은 이렇게도 울 수 있구나 알았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