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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주역
삶의 맥락을 읽는 감응의 인문학
한기정
뮤진트리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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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7
1부 주역의 기본 개념 15
1장 감응의 철학20
2장 변화의 문법 32
3장 괘의 해석 70
4장 괘의 전개 86
5장 열두 벽괘의 서사 100
6장 동양의 상징과 서양의 논리115
7장 하도와 낙서 124
8장 주역 해석의 방법론 133
9장 주역의 현대적 해석 143
10장 회복의 철학 152
2부 감응의 원리와 윤리 159
1장 기미와 응 163
2장 철학과 문학 속의 감응 173
3장 때와 바름의 원리 190
4장 감응의 네 얼굴 196
5장 군자 ·소인론 203
6장 감응을 네 개의 층위로 읽는 법214
3부 변화의 시대를 위한 주역의 사유 231
1장 첨단 기술 시대와 건괘의 인물들235
2장 과잉의 불안 243
3장 의지의 철학 248
4장 결정의 철학 254
5장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 262
6장 여백의 철학 269
7장 감응의 미래 281
8장 '미제 '의 철학 292

부록 주역 64괘 총정리 297
맺음말 다시 접어두는 법 390
감사의 말 393
참고문헌 395

저자 소개 1

책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인간 사유의 깊이를 탐구하는 인문학 애호가이자 작가.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와 사상을 다룬 《셰익스피어를 읽자》와 《멘토 셰익스피어》를 지었고, 작곡가 헨델의 삶과 영국 문화 예술을 깊이 있게 조명한 《런던의 헨델》을 번역했다. 오랫동안 셰익스피어와 《주역》을 삶의 화두로 삼아 동서양의 지혜를 사유하며 고전의 독창적인 해석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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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96쪽 | 504g | 140*210*25mm
ISBN13
9791161111643

책 속으로

현대에 『주역』은 삶을 견디고 조율하고 창조하게 하는 책으로 읽힐 수 있다. 『주역』은 우리에게 정답을 주지는 않지만 흐름을 감지하는 감각, 복잡한 세계에서 중심을 잡는 힘, 상황과 관계를 읽는 지성, 나와 세상이 만나는 때와 위치를 이해하는 능력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주역』은 세상의 리듬을 읽게 해주는 가장 오래된 미래학이라고.
--- p.9

『주역』은 태생적으로 독서를 위한 책이 아니다. 게다가 그 문장들이 하나의 정답으로 고정되지도 않는다. 『주역』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무수히 많은 얼굴로 우리를 마주한다. 셰익스피어 외에도 동서양의 철학과 문학, 예술의 파편들을 『주역』의 개념에 겹쳐놓는 이유는 『주역』을 박제된 고전이 아닌, 인간 사유의 보편성을 탐구하는 살아 있는 방편으로 읽고 싶기 때문이다.
--- p.11

인간은 변화를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변화에 응답할 수는 있다. 그리고 괘는 바르게 응답하는 데 필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괘는 운명을 예언하는 도구가 아니라, 변화를 읽고 대응하는 인간에게 주어지는 안내 신호에 가깝다.
--- p.54

명리학은 반복되는 패턴과 구조를 보여주고, 『주역』은 그 패턴이 지금 어떤 방식으로 흔들리고 있는지를 말한다. 그러므로 명리학은 구조의 언어에 가깝다. 강점과 취약점, 유리한 시기와 조심해야 할 흐름을 통해 인간에게 주어진 조건을 드러낸다. 그 구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명리학이 제공하는 통찰은 삶을 바꾸려는 의지보다는 쓸데없는 저항을 줄이려는 지혜에 가깝다. 반면 『주역』은 구조보다는 응답을 강조한다.
같은 괘, 같은 효라도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길과 흉이 달라진다.
--- p.131

난해한 동양 철학이나 점술로 알려진 『주역』을 현시대에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주역』 독서법은 '리듬을 읽는 기술 혹은 예술'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 리듬은 하늘과 땅의 관계만을 뜻하지 않는다. 감정의 속도, 관계의 미세한 온도, 선택의 시점, 과잉과 결핍의 흔들림 등 『주역』의 64괘는 생활의 모든 과정에서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 p.143

우리가 기계에게 맡길 수 없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주역』의 대답은 단순하다. 맥락을 읽는 일, 때를 가늠하는 일, 그리고 아직 결정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일이다. 감응은 이런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가장 오래된 감각이다. 그리고 지금 다시 가장 필요해진 감각이기도 하다.
--- p.287

『주역』도 삶의 도구다. 삶이 어렵기 때문에 『주역』이 필요한 것이지, 삶의 근원을 설명하기 위해 『주역』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본래 『주역』은 그 어떤 책보다 더 자유롭고 열려 있다. 『주역』은 우리에게 원리를 강요하지 않으면서 원리를 이해하게 하고, 현실을 가볍게 붙잡는 법을 알려주며 감응을 듣게 하고 리듬을 회복하게 한다. 점의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감응의 시대, 맥락과 리듬의 시대다. 『주역』은 인간으로 하여금 시간과 함께 걸어가게 만드는 책이다. 앨프리드 황의 말대로 "『주역』은 미래를 맞히는 책이 아니라 미래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
--- p.148

『주역』을 읽는다는 것은 괘의 고정된 의미를 누구나 이해하도록 해석하는 일이 아니라, 흔들리는 내 삶을 괘에 비추어 보며 나만 읽을 수 있는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일이다.
--- p.286

『주역』의 마지막 부분에 남겨진 '미제 '의 서사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악보의 마지막 마디를 비워 연주의 여운을 남기는 의도된 여백과 같다. 기술이 우리에게 목적지를 강요할 때, '미제 '는 강을 건너는 행위 그 자체에 머물 것을 요구한다. '미제 '는 무능이 아니라 기술이 침범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아직 건너지 않았기에 우리는 매 순간 흐르는 물결을 살필 수 있고, 정해진 답이 없기에 세계의 기미와 자유롭게 공명할 수 있다.
--- p.295

『주역』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우리가 마주하는 진실은 명확하다. 삶은 대답을 수집하는 과정이 아니라, 질문을 살아내는 과정이다. 비록 강 저편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일지라도, 내 가슴속에서 심장이 뛰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강을 건너고 있는 것이다.
--- p.296

출판사 리뷰

“인공지능이 모든 답을 앞당기는 시대, 『주역』은 왜 아직 묻고 있는가.”

고대의 난해한 경전으로만 여겨졌던 『주역』을 문학, 철학, 예술의 언어로 재해석한 『독서 주역』이 출간됐다. 저자는 20년 이상 셰익스피어의 작품들과 『주역』을 사유해온 지식을 바탕으로 『주역』을 점복의 도구가 아닌 ‘변화의 맥락과 감응을 읽는 지성’으로 새롭게 복원한다. 특히 셰익스피어 희곡 속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선택을 『주역』의 괘에 대입해 풀어냄으로써, 책에 흥미를 더한다. 『독서 주역』은 “주역을 쉽게 설명한 책”이 아니라 “주역을 읽는 새로운 시선을 가진 책”이다. 셰익스피어의 인물들을 주역의 눈으로 읽어본 저자의 오랜 경험이 그 시선을 탄탄하게 받쳐준다.

왜 지금 『주역』인가.

『주역』 하면 흔히 점괘와 길흉을 떠올린다. 실제로 『주역』은 오래전 점을 치는 데 사용되었던 텍스트에서 출발했지만, 수천 년 동안 동양의 사상가들이 인간과 세계의 변화, 그 변화에 대응하는 삶의 태도를 사유해온 고전이기도 하다. 핵심에는 64개의 괘가 있다. 각각의 괘는 고정된 운명이나 미래를 말하기보다, 인간이 놓일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수천 년의 고전 『주역』이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수많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미리 아는 능력만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언제 나아가고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AI는 답을 빠르게 준다. 그러나 맥락을 읽고 때를 가늠하고 아직 결정하지 않을지 판단하는 일은 대신해줄 수 없다.

『독서 주역』은 바로 이 지점에서 『주역』을 다시 읽는다. 『주역』을 미래를 예언하는 점서占書가 아니라 변화의 맥락과 삶의 리듬을 읽는 책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인간은 변화를 통제할 수 없지만 변화에 응답할 수는 있다. 그리고 『주역』의 괘는 그 응답을 위한 단서를 제공한다. 이 책이 말하는 『주역』의 지혜는 미래를 맞히는 데 있지 않고,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응답하는 데 있다.

‘주역에 관한 책’에서 ‘주역으로 읽는 책’으로.

기존의 『주역』 관련서는 원문과 괘사·효사를 풀이하거나, 64괘가 지닌 의미를 현대의 생활과 연결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주역』의 세계를 안내해왔다. 원문을 충실하게 읽고 전통적인 해석을 이해하는 일도, 『주역』을 현실의 삶에 적용하는 일도 모두 중요한 공부다.

『독서 주역』은 그와 조금 다른 길을 택한다. 『주역』의 의미를 하나의 정답으로 고정하지 않고, 다른 시대와 다른 인간의 삶에 겹쳐 읽어보는 것이다. 저자는 『주역』의 핵심 개념인 ‘기미幾微’와 ‘감응感應’을 중심에 놓고, 인간의 관계와 감정, 선택과 망설임, 때와 자리의 문제를 살펴본다. 『주역』의 괘를 설명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문학과 철학, 예술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주역』을 다시 읽는다. 그래서 이 책에서 독자는 64괘의 의미를 외우는 대신, 한 사람의 삶을 하나의 괘에 비춰보고 질문하게 된다. 같은 상황에서도 누가 어떤 자리에 있는가에 따라 선택과 결과가 달라지고, 같은 괘라도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길과 흉이 달라진다. 『주역』을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읽는 하나의 언어로 경험하는 것, 이것이 『독서 주역』이 제안하는 새로운 독법이다.

셰익스피어를 『주역』으로 읽어본 사람의 시선.

이 책의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인물들을 주역으로 읽어본 사람이다. 정보는 넘치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시대,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저자는 복잡한 현대의 삶을 『주역』의 괘와 셰익스피어 작품 속 복잡한 인간의 삶 위에 겹쳐놓는다. ‘기미’와 ‘감응’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셰익스피어의 인물들이 겪는 갈등과 선택을 『주역』의 괘와 연결한다. 『주역』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결국 인간을 제대로 읽는 일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그 가능성을 셰익스피어의 인물들을 통해 탐색해왔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욕망과 사랑, 권력과 배신, 망설임과 결단, 몰락과 회복을 오가는 수많은 인간이 등장한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인물들을 통해 기존 『주역』 관련 책들과는 다른 『주역』의 독법을 보여준다. 셰익스피어뿐 아니라 동서양의 문학과 철학, 예술을 『주역』의 개념 위에 겹쳐놓는 것은 『주역』을 박제된 고전으로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다. 오래된 괘의 문장과 오늘의 인간 사이에 새로운 대화를 만들어내는 것. 그렇게 『독서 주역』은 『주역』을 ‘해석해야 할 고전’에서 오늘의 삶을 읽게 하는 살아 있는 책으로 되돌려놓는다.

『주역』을 읽는다는 것은 괘의 고정된 의미를 해독하는 일이 아니라, 흔들리는 내 삶을 괘에 비추어 나만의 문장으로 다시 읽는 일이다. 그래서 『독서 주역』이 던지는 마지막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괘의 문장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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