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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며 | 가을의 편안한 머무름
외로울 땐 편지를 씁니다 식탁 위 가을의 과일들 늦가을의 소소한 전리품 바다를 보며 느낀 것 밝고 따뜻한 곳에 머무르기 돌아오며 | 자연 속에 산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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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거란 말을 직역하면, 편안히 머무른다는 뜻입니다. 삶에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마음을 차분히 정박하고, 속세로부터 거리를 둔 채 충분히 느린 속도로 삶을 정비하는 시간이지요.
---p.5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보고, 지금에만 볼 수 있는 것들을 본다. 그런 것들을 재료 삼 아 자신의 생활을 가다듬는다. 그것이 이곳에서 깨달은 편안한 머무름을 위한 여행법입니다. ---p.12 사람은 다양한 것들을 길들이고 생명을 보살피고 배불리는 생활 속에서 숫자 뒤에 존재하는 생생한 온각을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요? 무엇인가에 따뜻하게 데워져 본 기억으로, 또는 무엇인가를 데워 본 기억으로 어떤 온도들을 읽고 해석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p.27 자연 속에 놓여 보고 무언가를 만져 보며 우리는 날씨를 읽고, 추상적인 감각을 구체적인 풍 경으로 기억해 갑니다. 따뜻함이라는 것, 온화함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나만의 기억으로 배워 갑니다. ---p.28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것은 시간을 내어보겠다는 뜻입니다. 마음에 드는지 아닌지 섣불리 판 단하기 전에, 대상이 어떤 모습이고 어떤 냄새가 나고 어떤 소리가 나는지 잠시 시간을 들여 관찰해 보는 것입니다. ---p.59 따뜻하고 조용한 자리를 찾는다. 그리고 그곳에 가만히 머무른다. 그렇게 하는 것은 응당 살 아가는 것을 긍정하는 모든 생명체의 본능이자 희망의 의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몸 안에 새 겨진 자연의 시스템의 하나로서, 치유하고 회복하고자 하는 능동적인 본능 말입니다. ---p.67 머무르는 것은 단지 머무르는 것입니다. 지금 존재하는 곳의 온기와 바람과 소리를 느끼며, 그저 ‘따뜻하다ʼ는 것을 아는 것입니다. 이곳이 한동안 내가 있을 곳이고, 편히 쉬어갈 곳이라는 것을 온전히 느끼는 것입니다. ---p.6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