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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 나도 나를 잘 모르겠지만
1부 각자의 그늘 안에서 순정 · 인프제 관찰 일지 이헤 · 사랑할 때 내 얼굴은 소원 · 마음의 상미기한 이택민 · 몸에 새긴 말 정재이 · 당신은 모르실 거야 2부 수많은 선택의 끝에 다다른 곳은 바로 지금 썸머 · 그대가 아는 것만큼 난 좋은 애가 아니에요 강민경 · 삶 위에서 균형 잡기 장혜영 · 이면지에 쓴 글 진수빈 · 얼굴들 김예진 · 인프제의 사랑 3부 사람은 기쁘고 아프다 박수진 · 사람이 무서운데, 사람을 좋아해요 오수민 · 회복의 이름 이새란 · 두 달의 법칙 정모래 · 좋은 사람이라서요 정현지 · 프리즘 인프제 플레이리스트 저자별 추천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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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자적 인프제, 회색지대에 갇힌 선의의 옹호자. 극점을 향하던 화살표가 가운데를 향하고 있다는 것은 내 성향의 채도와 선명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뜻일 테다. 전보다 다채로워진 내 모습이 결국 알파벳 네 자리의 조합으로 국한되는 건 아쉽지만, 나는 나의 모서리가 둥글어졌다는 사실이 좋다.
--- 「정재이, 당신은 모르실 거야」 중에서 어쩌면 마음의 고민을 누군가에게 소리 내어 꺼내는 것보다, 고요히 돌봐주는 시간이 더 확실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실은 누군가에게 소리쳐 말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리 깊지 않은 곳에, 얇디얇은 손수건 한 장으로 덮어둔 그곳에 내 진심이 있다고. 휘이 하고 바람이 불면 금세 날아갈 그 가벼운 마음이 여기에 있다고 말이다. 그리 다정하지만도, 밝지만도 않은 내 마음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줄 수 있겠느냐고 묻고 싶다. --- 「썸머, 그대가 아는 것만큼 난 좋은 애가 아니에요」 중에서 다시금 이면지를 펼친다. 업무 내용이 잔뜩 인쇄된 종이 뒷면. 뒤집힌 글자들이 어른어른 비치지만, 더 진한 볼펜으로 속엣말을 써 내려가 본다. 나만의 고유한 필체가 한 면을 가득 채우도록. 작은 소음도 들리지 않는 이 고요한 공간에서 나는 불씨를 기다리는 마른 장작처럼 앉아 있다. 내 안에 작은 알갱이가 언젠가는 이 두껍고도 견고한 석상의 벽을 뚫고 나와 불씨가 되어주길 바라면서. --- 「장혜영, 이면지에 쓴 글」 중에서 “어느 순간 삶 전체가 무대로 보였다. 나 자신이 관객의 기대에 맞춰 배역을 바꿔가며 살아가는 연극배우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주저하는 마음은 예쁘다. 망설이는 발걸음은 아름답다. 말과 행동을 주저하고 망설인다는 건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하는 이들에게 찾아오는 버퍼링이겠지.” “이제는 어딘가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 애쓰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로 했다.” “언제부터 ‘좋아하는’ 감정이 그리도 복잡한 인과를 가졌던가?” “지금 이 모습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줄 한 사람을 기다리기도 하면서. 이따금 문을 두드리고 찾아와 이토록 복잡하고 모순적인 나를 토닥거리는 이의 가슴에 잠시 기대기도 하면서.”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