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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데가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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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민
책편사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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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당부의 말

1부 갈 데가 있어서요

우리는 모른 채 / 미지근한 심장은 언제쯤 / 같은 날, 다른 공간 / 죽음과 가장 가까운 맛 / 마른 사과 / 향으로 지르는 비명 / 얼마나 많은 힘을 주어야 하는 것이냐고 / 돼지고기 김치찌개 / 택시 안에서의 묘한 기류 / 괜찮아, 다음 버스 타면 돼 / 미완 / 부스러기 / 노킹 온 헤븐스 도어 / 흙길을 자처하는 여행가 / 갈 데가 있어서요

2부 기억이 저장되는 방식

기억이 저장되는 방식 / 무뎌지지 않도록 / 투박하게 단어를 썰어갈 뿐 / 퍼즐 조각 / 혼자만의 철학 / 완주만큼 소중한 것 / 모기향 / 밑빠진 고독 / 깡통을 타고 날으며 2 / 영월을 맞이하며 / 어깨를 툭 치는 / 야속한 여름 / 우리는 샛길 앞에서 / 추억을 감는다 / 장마가 오는 사이 / 어떤 계절을 살아가는 걸까 / 나는 내가 어렵고 가을은 가을이 쉽다

3부 우린 국경선을 밟지 않고 국경을 넘었다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 헬싱키나 탈린 같은 곳으로 / 섬은 지구가 만들었고, 언덕은 바람이 만들었다 / 새벽을 거닐다 / 팔짱 낀 사람 / 감정의 모행성 / 시처럼 음악처럼 / 발음이 뭉개지는 계절 / 소란 / 방백 / 지금처럼만 살으라 / 부스 안 사람들 / 우린 국경선을 밟지 않고 국경을 넘었다 / 마지막 페이지 / 어려울수록 펜을 쥐겠습니다

개정판을 펴내며
책을 펴내며

저자 소개 1

李澤珉

사색을 즐기지 않습니다. 매일 새벽 사색을 당합니다. 문득 떠오른 생각과 불쑥 찾아온 마음을 글로 남기는 것을 즐겨합니다. 1인 출판사 〈책편사〉를 운영 중이며, 펴낸 책으로는 『고민 한 두름』 , 『불안 한 톳』, 『공허 한 거리』, 『첨벙하고 고요해지면서』, 『갈 데가 있어서요』, 『라이딩 모드』, 『혼술도감』, 『쓸모와 내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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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120*188*20mm
ISBN13
9791198956880

책 속으로

-길이라는 게 사실 생각해 보면, 미래가 아닌 과거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 길을 지나오고 나서야 그 길을 지나온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걸음을 내딛지 않고서 흔적을 새길 수 없고, 길을 나서지 않고서 길이라 부를 수 없었다. 길은 처음부터 길이 아니었다.

-삶이 하나의 여행인 것처럼 오늘의 태양도 진다. 여행의 쓴맛도, 인생의 신맛도 모두 지나갈 일이다. 끝내고 싶지 않던 여행이 마무리되고, 보내고 싶지 않던 북해의 석양이 저물듯, 흘러가지 않을 것 같던 시절도 모두 지나간다. 오늘 저녁,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자. 저것은 태양의 몰락이 아니다. 하늘을 바라보는 당신 내면의 심지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실수를 웃어넘겨 보자. 어차피 지나간 일이고, 태양은 반대편에서 다시 떠오르기 마련이니까.

-기억은 두 가지 방식으로 저장된다. 하나는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을 당시의 기억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기억들이 자는 동안 머릿속에서 기억의 퍼즐을 맞추는 것이다. 전자는 강렬하고, 후자는 집요하다. 그래서 당신이 잠든 사이, 제 스스로 맞춰지는 퍼즐 조각에 의해 기존의 기억은 잠식되고 만다. 처음의 기억은 희미해지고, 조각된 기억으로 재배열되어 삶 속에 방치된다.

-우리가 좀 더 순수하게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좀 더 서툴게 여행을 대했으면 좋겠다. 좀 더 담대하게 시간을 흘려보냈으면 좋겠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희망을 품은 채 아직은 깜깜한 길거리로 발을 내디딘다. 불안은 잠시 내려놓고, 용기를 내어 한 발짝 떼어 본다. 새벽길을 나서는 모든 그대에게, 나의 문장들이 작은 빛이 되어주길 소망한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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