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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1부 아직 이름 지어지지 않은 색 사람이란 독주/ 무지와 판단/ 집들이/ 빈 옷장/ 마음이 까매서 그래요/ 4월 14일, 날씨 비 조금/ 묵호의 일/ 식은 마음/ 어쩌면 사람 일이란 것도/ 아직 이름 지어지지 않은 색/ 이름 붙이는 순간/ 어떤 장면/ 과실과 과실/ 내 안의 우물/ 엉킨 이어폰/ 침묵의 이유/ 아홉번째 길/ 수양버들/ 발톱/ 깨져야 의의 있는 것들 2부 빛이 머문 자리 걱정을 끊어내는 사람들/ 빛이 머문 자리/ 먼지가 쌓이면/ 습관처럼/ 고민의 무게/ 느리게 달리기/ 여름 손수건/ 쉬어 가는 의자/ 나의 서빙일지/ 어느 나라의 야시장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마음체를 배워야 할 때/ 기다리는 방식/ 글자를 쓸 땐 건조한 마음으로/ 겨울은 거울을 닮아서/ 다 그런 거란다/ (무/화과/치/즈크/림바/게/트) 3부 나에 대해 몰랐던 사실 이 차가운 공간 속에/ 혼동/ 생의 구석/ 그것을 둘이나 가지고서/ 사대 욕구/ 웃지 않는 연습/ 나에 대해 몰랐던 사실/ 잠든 얼굴/ 누구나 한 번쯤은/ 인연의 가름끈/ 잘할 수 있다/ 진짜든 가짜든/ 단기 알바/ 우리는 어떤 향으로 기억될까 4부 소진의 형식 초록동색/ 중심을 찾아서/ 흔들리고 휘청이는 당신에게/ 품이 든 만큼/ 독립출판 코너/ 브로콜리밭 바라보기/ 시간에 시간을 덧대는 사람들/ 끝자락을 매만지는 일/ 과거에서 벗어나 보세요/ 시선과 태도/ 착각/ 온종일 짜파게티 생각을 했다/ 소진의 형식 |
李澤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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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마음이 들 때면 섣불리 내뱉기보단 먼저 침묵하고 생각하기로 한다. 결국 저 혼자 꼬여버린 일이 많아서 끙끙대며 묶인 줄을 풀어내다 보면 마음도 절로 풀려있다. 줄 이어폰이 주머니 속에서 엉켜버린 건 내 잘못도 이어폰 잘못도 아니다. 그건 그냥 주머니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 「엉킨 이어폰」 중에서 우리는 선택한다. 그 이전에 판단한다. 때로는 속단하고 때로는 예단한다. 쉽게 와전되고 쉽게 오해를 받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서 침묵은 도망이 된다. 말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고, 말한다 한들 듣지 않는다. 이미 그대들의 판단은 내려졌으므로. --- 「무지와 판단」 중에서 우리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빛을 보는 사람이다. 우리는 자신의 빛이 머문 자리를 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 「빛이 머문 자리」 중에서 오늘 나는 느리게 달리면서 나의 악한 면을 흘린 땀만큼 덜어냈다. 나는 잘하고 싶은 사람이면서 꾸준하고 싶은 사람이다. 둘 중의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느리게 가는 편을 택하겠다. --- 「느리게 달리기」 중에서 우리가 이렇게 얇은 종이를 사이에 두고 온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단순한 우연에 불과할까요. 당신은 이제 저의 이름을 알고, 저는 여전히 당신의 이름을 모르지만 살아가다 한 번쯤은 마주칠 것 같다는 이상한 확신이 듭니다. --- 「겨울은 거울을 닮아서」 중에서 몽당연필 위 지우개가 매끈하다 한 번도 사용된 흔적 없이 깨끗하다 말을 뱉어내고 늘어놓으며 침묵을 더럽히는 동안 어제를 한 번도 지워내지 않았구나 --- 「소진의 형식」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