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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감각
굿즈에서 뮷즈까지, 국중박 기획자의 시선
김미경
문학동네 2026.09.23.
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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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핵심에 집중하는 법

유물, 엄선된 오브제
‘기억’을 ‘일상’으로 데려오는 방식
고유한 의미를 존중하되 새로울 것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대표 상품이 된 까닭
뮷즈, 나에게 온 보물
브랜딩은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
기획자에게 필요한 두 가지 시선

2부 공간과 경험, 유산과 미래를 잇는 방법

국립중앙박물관과의 첫 만남
감정과 기억이 반응하는 장소
선택할 이유, 스토리의 힘
20대, 박물관에 줄 서다
협업을 통한 연결과 확장
시즌 상품과 프리미엄 라인
양보할 수 없는 최선의 선

3부 존중과 균형, 지속이라는 가치

보는 눈, 해석하는 눈, 응용하는 눈
처음부터 지켜온 원칙
공모, 전통을 아끼는 이들의 무대
시간을 들여 가고 싶은 곳
오래가기 위해 지켜야 할 마음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25년 경력의 마케터이자 상품기획자. 웅진식품에서 브랜드 매니저를 거쳐 마케팅팀장으로 일하며 ‘아침햇살’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의 음료 브랜드 마케팅 경력을 쌓았고, 삼양그룹에서 ‘세븐스프링스’ ‘믹스앤베이크’ 등 외식사업 마케팅을 총괄했다. 2016년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합류해 현재 상품사업본부장으로서 박물관상품 브랜드 ‘뮷즈MU:DS’를 이끌고 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비롯해 취객선비 3인방 변색 잔, 까치호랑이 배지 등 다양한 박물관 상품을 기획하고 발굴하며, 유물에 담긴 이야기와 아름다움을 오늘의 물건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으로 잇는 일을 해왔다. 직접 상품을
25년 경력의 마케터이자 상품기획자.
웅진식품에서 브랜드 매니저를 거쳐 마케팅팀장으로 일하며 ‘아침햇살’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의 음료 브랜드 마케팅 경력을 쌓았고, 삼양그룹에서 ‘세븐스프링스’ ‘믹스앤베이크’ 등 외식사업 마케팅을 총괄했다. 2016년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합류해 현재 상품사업본부장으로서 박물관상품 브랜드 ‘뮷즈MU:DS’를 이끌고 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비롯해 취객선비 3인방 변색 잔, 까치호랑이 배지 등 다양한 박물관 상품을 기획하고 발굴하며, 유물에 담긴 이야기와 아름다움을 오늘의 물건을 통해 사람들의 일상으로 잇는 일을 해왔다. 직접 상품을 기획하는 한편,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창작자를 발견해 제작 과정과 론칭을 지원하기도 한다.
‘자유로운 영혼’ ‘호기심 천국’이라는 말을 별명처럼 듣고 살았다. 계획대로 가는 것보다 뜻밖의 발견을 좋아하고, 이성적인 것보다 마음이 움직이는 것에 끌린다. 오래된 것을 좋아하지만 오래된 방식까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것일수록 오늘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이유를 찾아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 믿음이 뮷즈를 가능하게 했다. 어제의 것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바라보며, 미래에도 뮷즈가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한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52쪽 | 140*200*20mm
ISBN13
9791141617240

책 속으로

내가 생각하는 감각은 지금 사람들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흐름과 자신이 다루는 것의 본질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내는 능력이기도 하다.
---p.9 프롤로그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약 43만 점의 유물이 있다. 물론 관람객이 전시실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유물은 만 점 남짓으로, 전체 소장품 중 극히 일부다. 모든 유물에는 길게는 5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내려온 우리 선조들의 삶과 이야기, 기술과 감각이 담겨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그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이 모여 있으니, 요즘 어휘를 빌려 말하자면 수천 년의 시간을 거쳐 선별된 거대한 ‘편집숍’이라고 할 수 있을까?
---pp.18-19 「유물, 엄선된 오브제」 중에서

유물은 단순히 기획의 소재, 혹은 모티프가 아니다. 그 안에는 이미 역사적 가치와 의미, 그리고 조형미가 담겨 있다. 국가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박물관에 있는 많은 유물은 이미 미적으로 완벽하다. 수백, 수천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어져온 형태와 비례, 문양과 균형은 그 자체로 완결된 미감을 이룬다. 그런 유물을 활용해 또다른 물건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결국 이미 완벽한 아름다움 위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p.33 「고유한 의미를 존중하되 새로울 것」 중에서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표 상품이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라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 큰 의미로 남은 것은 대표 상품 하나를 얻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만들며 앞으로 어떤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세웠다는 점이었다. 유물의 형태보다 본질을 먼저 이해할 것. 수많은 가치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공감할 하나의 핵심을 찾을 것. 그리고 그것을 오늘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번역할 것.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그 기준이 상품으로 구현된 첫 사례였다.
---p.62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대표 상품이 된 까닭」 중에서

브랜딩은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전달할지, 그들이 무엇을 기억하게 만들지를 정하는 일이다. 마케터로서 거쳐온 곳을 돌아보니, 웅진식품에서는 브랜드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고, 삼양그룹에서는 기존의 브랜드를 성장시키며 경쟁력을 갖추는 일을 했다. 그리고 여기, 박물관에서는 문화유산으로 브랜드 경험을 창조하고 있다. 모두 다른 영역이지만 내가 늘 고민해온 것은 하나, ‘사람들에게 오래 사랑받는 존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였다.
---p.74 「브랜딩은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 중에서

브랜드는 사람의 인생과 닮았다. 어느 날 하나의 이름으로 세상에 태어나, 이름에 어울리는 개성과 철학을 형성해나가고, 사람들과 좋은 경험을 쌓아가며 관계를 맺는다. 그 관계가 깊어질수록 브랜드는 신뢰를 얻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는다. 즉, 마치 한 명의 사람처럼 상품과 공간, 서비스, 디자인, 이야기까지 서로 다른 요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비로소 사람들의 뇌리에 어떤 이미지로 각인된다. (…) 결국 브랜드란 사람들의 기억에 축적된 경험의 총합이다. 그러므로, 사람들과 오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 존재 이유를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전해야 한다. _「브랜딩은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
---p.77

박물관상품 기획자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나는 언제나 유물이 가진 핵심 가치, 다시 말해 그 유물의 ‘에센스’를 찾으려고 한다. 어떤 유물은 형태가 아름답고, 어떤 유물은 그에 얽힌 역사가 강력하고, 어떤 유물은 상징성이 분명하다. 그러한 가치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핵심을 찾는 일이 상품기획의 출발점이 된다. _
---pp.93-94 「기획자에게 필요한 두 가지 시선」 중에서

유물을 고른다는 것은 결국 두 개의 시선을 동시에 갖는 일이다. 하나는 박물관의 시선이다. 이 유물이 어떤 역사와 의미를 갖는지, 무엇을 대표하는지, 왜 중요한지 살피는 시선. 다른 하나는 생활자의 시선이다. 이 유물이 오늘의 책상 위에, 식탁 위에, 가방 속에 혹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어떤 방식으로 놓일 수 있을지를 상상하는 시선. 박물관상품은 이 두 시선이 만나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p.95 「기획자에게 필요한 두 가지 시선」 중에서

2025년 여름,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풍경이 펼쳐졌다.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박물관 앞에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아침 9시부터 길게 늘어선 것이다. 지하철 이촌역에 내려 나들길을 통과해 나와 박물관 거울못을 오른편에 두고 계단을 올라오면 고요하고 여유로운 공터가 펼쳐진다. 그런데 박물관의 첫 장면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남산타워가 저멀리 절묘하게 걸린 너른 마당에 사람이 꽉 들어찼다. 사람들의 웅성거림,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확인하는 움직임으로 넘실댔다. 주목할 것은 이 장면이 하루이틀이 아니라 여름 내내 이어졌다는 점이다.
---p.130 「20대, 박물관에 줄 서다」 중에서

과거에는 민간 기업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돌아오는 질문은 늘 비슷했다. 하루 방문객 수가 몇 명인지, 20~30대 방문 비중은 얼마나 되는지 묻곤 했다. 그럴 때면 박물관이 여전히 젊은 세대를 겨냥한 공간으로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지금, 과거 10년을 돌아보면 우리가 만든 것은 단지 몇 개의 인기 상품만이 아니었고 우리 문화유산이 기업의 언어와 플랫폼을 통해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새로운 길을 함께 열었다.
---pp.140-141 「협업을 통한 연결과 확장」 중에서

좋은 재료의 사용, 긴 시간 손으로만 하는 작업 방식, 이름 있는 공예가의 협업, 적게 만들어 희소성을 높이는 것 모두 프리미엄을 구성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중 어느 하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단지 고가의 상품이 아니라 기다릴 만한 이유가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다. 손에 쥐는 순간 ‘왜 이 물건이 이렇게 만들어졌는지’를 이해하게 되고, 오래 사용할수록 가치가 더 깊어지는 브랜드.
---p.166 「시즌 상품과 프리미엄 라인」 중에서

우리가 만드는 상품은 그 이해에서 출발한다.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제작해 판매하는 게 우리의 일이지만, 결국은 유물을 다루는 일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하고 앞서 해야 하는 일은 유물을 이해하는 것이다. 다행히 박물관에는 유물을 오래 연구해온 큐레이터들이 있고, 그들이 추천하는 의미 있는 유물이 있다. 각 박물관으로부터 받는 추천 유물 관련 자료에는 유물의 역사와 스토리뿐 아니라 관람객의 반응, 이 유물을 상품화하면 좋을 이유까지 정성스럽게 담겨 있다. 이들은 단순한 내부자라기보다 상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협업자에 가깝다. 공동 기획자이자 가장 예민한 소비자이기도 하다.
---pp.184~185 「보는 눈, 해석하는 눈, 응용하는 눈」 중에서

가격은 언제나 상대적이다. 숫자 자체는 크게 의미가 없다. 그것이 어떤 경험을 동반하느냐에 따라 비싸지기도 하고, 오히려 싸게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사람들은 그 가격에 담긴 기대를 산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을 바꾸었다. ‘얼마나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 가격 안에서 어디까지 퀄리티를 높일 수 있을까’로. 가격이냐 가치냐가 아니라, 가격 안에서 지키는 품격에 대한 문제였다.
---p.200 「처음부터 지켜온 원칙」 중에서

사람들은 박물관상품을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어쩌면 국가대표를 보는 것과 비슷한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그 안에는 ‘이건 한국을 대표하는 물건이다’라는 무언의 기대가 담겨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원칙을 세웠다. 가능한 한 국내에서 만든다는 원칙. 이 원칙은 생산 방식을 선택하는 것 이상으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길지에 대한 기준이 되었다.
---pp. 207~208 「처음부터 지켜온 원칙」 중에서

뮷즈 브랜드를 만들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우리가 어떤 상품을 다루는 곳인지 기준을 세우는 일이었다. 한국적인 상품이라면 무엇이든 받을 것이 아니라,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을 바탕으로 한 상품으로 공모 주제를 좁혔다. 유물을 얼마나 충실하게 이해하고 해석했는지, 그것을 오늘의 쓰임과 감각에 맞게 얼마나 완성도 높게 풀어냈는지를 중심으로 살피기 시작했다. 그러자 외부 창작자와 제작업체에도 우리가 찾는 상품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p.215 「공모, 전통을 아끼는 이들의 무대」 중에서

한때는 ‘시간 내어 찾아가고 싶은 박물관’이 되는 것이 우리의 과제였다. 오랜 기간 동안 좋은 전시를 만들고, 공간을 바꾸고, 이야기를 더하고, 그 경험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상품을 만들며 사람들이 일부러 찾는 박물관으로 조금씩 자리잡았다.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의 변화를 지역으로 확장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되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시간을 들여 찾아가고 싶은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 동시에 우리가 만든 상품이 관람객에게 지역국립박물관과 유물에 대한 궁금증을 심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
---pp.237~238 「시간을 들여 가고 싶은 곳」 중에서

상생은 누군가를 배려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를 시장의 동반자로 인정하는 일이다. 더 많이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오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문화유산 시장은 단기간의 유행으로 성장해서는 안 된다. 창작자와 장인, 기업과 박물관, 그리고 관람객이 함께 신뢰를 쌓아갈 때 비로소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좋은 상품은 한 번의 기획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건강한 시장은 신뢰가 쌓여야만 가능하다. 나는 좋은 상품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그런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p.243 「오래가기 위해 지켜야 할 마음」 중에서

출판사 리뷰

“마케팅 25년, 잘 팔리는 것에서 잘 남는 것을 묻기 시작했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국새 키링·취객선비 변색 잔…
오래된 것에서 지금의 취향을 발견하는 뮷즈의 기획법

*유홍준(국립중앙박물관 관장), 정명혜(큐레이터), 나난(작가) 추천*

“국중박 오픈 런을 만든 기획자는 어떻게 일할까?”
뮷즈 기획자가 처음 공개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획의 원칙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중박)은 2025년 연간 관람객 650만 명을 기록하며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에 이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힐 만큼 서울의 ‘핫’한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그런 국중박의 굿즈는 국중박의 인기를 가능하게 만든 한 축이다. 이제 사람들은 수백, 수천 년 전 유물에서 태어난 작은 물건을 가방에 달고, 책상 위에 놓고, 누군가에게 선물하는가 하면, 박물관상품을 사기 위해 오픈 런을 하고, 품절된 상품의 재입고를 기다린다. BTS, 블랙핑크 등 세계적인 케이팝 아티스트의 러브콜을 받는다. 한때 전시 관람 끝에 하나쯤 사는 기념품으로 여겨졌던 박물관상품이 지금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굿즈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 변화의 중심에 국립박물관상품 브랜드 ‘뮷즈(MU:DS)’가 있다.

『오늘의 감각』은 박물관 기념품이 품절템이 되기까지, 변화의 한복판에서 뮷즈를 만든 김미경이 처음으로 들려주는 마케팅, 브랜딩, 기획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웅진식품에서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을 국민음료로 자리잡게 하고, 삼양그룹에서 ‘믹스앤베이크’와 ‘세븐스프링스’의 메뉴와 서비스를 기획하며 F&B 업계에서 굵직한 경력을 쌓아왔다. 2016년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라는 공공기관에 합류한 저자는 “이렇게 아름다운 박물관의 유물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그 답을 찾아나갔다.

그 답으로서 탄생한 뮷즈는 단순히 과거 유물의 형태를 오늘의 상품에 입히지 않는다. 수천 년 전 ‘당대의 감각’을 찾아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의 ‘오늘의 감각’으로 번역한다. 반가사유상은 손바닥 위의 작은 오브제가 되고, 고려청자의 미감은 무선 이어폰 케이스의 바탕이 되며, 전통 자개소반은 무선 충전기로 변주된다. 이 책에는 ‘반가사유상 미니어처’가 어떻게 박물관의 대표 상품으로 성장했는지, ‘뮷즈’라는 브랜드 론칭이 왜 필요했는지, 젊은 세대가 박물관에 줄을 서기 시작한 변화가 어떤 계기로 생겨났으며 그 현상을 어떻게 읽었는지, 작가와 브랜드의 협업은 어떤 기준으로 이루어지는지 등, 저자가 현장에서 축적한 구체적인 사례가 실려 있다. 더불어 상품화 직전까지 갔다가 폐기한 아이디어, 내부에서 의견이 갈린 사례, 유머와 재해석의 선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등, 뮷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도 솔직하게 담았다.

수많은 히트 상품을 선보여온 과정에서 저자는 ‘오늘의 감각’을 이렇게 정의한다. “지금 사람들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아차리고, 자신이 다루는 것의 본질과 그 흐름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오늘의 감각』은 뮷즈의 성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기여해온 한 기획자가 지난 10년 동안 발견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고민하며 찾아낸 답을 담은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기획자에게 필요한 관찰과 판단에 관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박물관에 있는 유물들은 ‘그 시대의 감각’이 남아 있는 물건들이다. 당시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색과 형태, 귀하게 여긴 재료와 기술, 생활 방식과 취향이 그 안에 남아 있다. 뮷즈는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유물 속 ‘당대의 감각’을 현대의 사람들에게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건네는 일을 한다. 지금 잘 팔리는 색을 입히거나 인기 있는 무언가를 붙이는 것만으로 오래된 것이 오늘의 것이 되지는 않는다. 수백 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인지, 변하지 않는 핵심을 봐야 한다. 그 본질을 발견한 뒤 오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연결할 방법을 찾는 것. 나는 그것이 ‘오늘의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9~10쪽)

“오늘의 감각으로 바라보면 오래된 것에서도 내일이 보인다”
베테랑 마케터가 박물관에서 다시 배운 기획의 태도

기획의 원칙 1. 에센스를 찾아라
분야를 불문하고, 기획이란 무언가를 더하는 일이라기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가능성 중에서 무엇을 먼저 선택할지 결정하는 일이다. 1부 「핵심에 집중하는 법」에서는 저자가 밝히는 기획의 출발점을 다룬다. 김미경이 말하는 기획의 원칙은 절대로 놓치면 안 되는 ‘에센스’를 찾고 그것을 잘 보여주는 일이다. 유물을 상품으로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시대와 재료, 형태와 문양, 제작 방식과 역사적 의미 등 여러 정보와 요소 중 놓치면 안 되는 한 가지를 찾아내야 한다. ‘별 헤는 밤 유리컵’의 인기를 보며 20~30대가 원하는 가치를 발견하고, 유물과 상품을 함께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브랜드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브랜딩의 본질 등, 1부는 그 발견의 순간들과 그로부터 이어진 의미 있는 변화를 이야기한다. 무엇을 더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끝까지 남길 것인가? 새로운 것을 발명하기 전에 이미 있는 것에서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시장의 요구를 따라가기 전에 사람들의 마음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어떻게 알아차릴 것인가? 25년 동안 식품, 외식, 문화상품이라는 서로 다른 시장에서 상품과 브랜드를 만들어온 저자는 이 질문에 자신의 경험으로 답한다.

기획의 원칙 2. 다양한 접점과 관계를 만들고 확장하라
온라인에서의 비대면 접촉이 일상이 된 만큼, 팝업스토어, 체험형 부스 등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브랜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략이 되었다. 이는 박물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오늘날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박물관을 경험한다. 국중박만 해도 열린마당 너머 남산타워가 보이는 건축의 웅장함을 감상하고,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상설전과 기획전을 관람한 후 거울못 주변을 거닐고, 국중박 한정 메뉴를 판매하는 카페를 방문하는 그 모든 행위가 합쳐져 박물관 경험이 된다. 저자가 ‘작은 오브제’를 만들기 시작한 이유도 박물관 경험을 일상에서도 이어줄 연결고리를 고민하며 내놓은 하나의 대답이었다. 전시실에서 본 유물을 상품관에서 만나고, 상품관에서 구매한 상품을 일상에서 사용함으로써 박물관 경험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청자 키링을 보고 원래 청자의 형태와 색을 궁금해하다가 그 유물을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 것처럼, 작은 물건 하나가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문이 될 수도 있다. 「2부 공간과 경험, 유산과 미래를 잇는 방법」에서는 기업에서 통하던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박물관에 적용하며 관람객들이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 연령대별, 시즌별, 타깃별 상품을 기획한 과정, 케이스티파이, 오리온, 한국야구위원회(KBO), BTS 등 기존 박물관에서 보기 어려웠던 협업을 처음 시작하고 그 영역을 확장해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기획의 원칙 3. 양끝의 가치에서 균형을 잡아라
박물관상품의 기획과 마케팅은 일반 기업과 달리 이윤보다는 공공의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 3부는 소비 회전이 빠른 식품 마케팅과 명확한 타깃을 상정하는 외식 사업 브랜딩을 거쳐 박물관에서 일하며 배운 ‘존중과 균형, 지속이라는 가치’를 말한다. 저자는 공공성의 핵심이 존중, 균형, 지속에 있다고 본다. 오늘날 뮷즈가 인기를 끌게 된 데 K-컬처에 대한 국내외 사람들의 관심이 증가한 문화적 배경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결괏값 뒤에는 오랫동안 살아남은 유물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큐레이터, 과거의 미감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국내 제조업체와 외부 기획자 등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그에 더해 열정을 가지고 진지하게 이 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이 있다. 저자는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반짝하는 유행으로 지나가지 않도록 이들의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보존과 새로움, 전통과 현대, 의미와 상품성, 박물관과 시장, 공공성과 수익성, 그 사이에서 매 순간 균형을 잡으면서도 ‘지속성’이라는 기준을 지키는 일은 국중박 기획자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태도다. 비단 박물관상품 영역뿐만 아니라 이러한 태도는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브랜딩 영역에서도 필수적일 것이다. 이렇게 『오늘의 감각』에는 식품 마케팅,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브랜딩, 박물관상품 기획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여러 사람들과 협업하며 단단히 다져온 기획자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 우리는 그것이 ‘최선의 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은 단순한 금지선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가깝다.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풀거나 상업적으로 접근하면 문화유산의 본질은 흐려진다. 반대로 원형에만 머무르면 지금의 삶과 연결되지 못한다. 그 사이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173쪽)

추천평

국립중앙박물관은 줄여서 국중박이라 하고, 국중박의 문화상품관에서 판매되는 굿즈는 뮷즈(뮤지엄+굿즈)라고 부른다. ‘국중박의 뮷즈’는 한국인들에게 이제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생활 오브제가 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문화상품이 되었고, 그 명성은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 런던 영국박물관까지 전해졌다. 이 책은 국중박 뮷즈의 기획자인 김미경이 하나의 박물관 상품을 탄생시키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창작 자술서’다. 저자의 고뇌와 상상력이 어떻게 뮷즈로 구체화되었는지를 실감나게 전한다. 많은 분이 책에서 받은 영감으로 또다른 도전을 해나가기를 희망하며, 서슴없이 일독을 권한다. -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 관장)
박물관의 전시기획과 상품기획은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문화유산과 오늘의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게 할 것인가라는 한 질문에서 만난다. 이 책은 뮷즈의 성과보다 그 성과를 만든 판단과 과정을 조명한다. 또다른 뮷즈를 꿈꾸는 기획자들에게 이 기록이 자신의 질문을 시작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정명희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 『멈춰서서 가만히』 저자)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는 진정성을 지키면서도 시대와 고객의 변화에 맞춰 새로워져야 한다. 축적된 가치를 새로운 고객 경험으로 연결하는 뮷즈의 기획 방식은 모든 브랜드가 참고할 만한마케팅 ‘해법(解法)’이다. - 최정혜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 『AI와 일하는 기술』 저자)
국립중앙박물관의 뮷즈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기까지, 그 중심에 김미경 본부장이 있었음을 가까이에서 목격했다. 과거의 유산과 오늘의 사람을 다시 잇는 일, 그 특별한 시선을 이 책에서 만나보길 바란다. - 나난 (현대미술 작가, ‘롱롱타임플라워 초충도 에디션’ 협업 작가)
낯선 시도를 세상 밖으로 꺼내준 뮷즈와의 협업은 창작자로서,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짜릿하고 뜻깊었다. 오랜 기물들에서 고유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작품의 유쾌한 변용에도 열려 있는 그의 감각을 이 책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 김지예 (아이즈 대표, ‘취객선비 3인방 변색 잔’ 창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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