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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 해제
제1 불국품(佛國品) 제2 방편품(方便品) 제3 제자품(弟子品) 제4 보살품(菩薩品) 제5 문수사리문질품(文殊師利問疾品) 제6 부사의품(不思議品) 제7 관중생품(觀衆生品) 제8 불도품(佛道品) 제9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 제10 향적불품(香積佛品) 제11 보살행품(菩薩行品) 제12 견아촉불품(見阿閦佛品) 제13 법공양품(法供養品) 제14 촉루품(囑累品) •부록 대승경전과 공(空)의 실천 |
鄭性本,성본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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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까닭으로 보적이여! 만약 보살이 정토를 깨달아 체득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그 마음을 청정하게 해야 한다. 보살의 마음이 청정하면 곧 불토가 청정하다.
보살의 마음이 청정하면 곧 불토가 청정하다(隨其心淨 則佛土淨)라는 설법은, 대승불법이 유심(唯心)의 정토라는 사실이다. 대승불교에서 설한 반야의 지혜는 유심의 실천으로 제시하고 있다. 보살이 그 마음을 청정하게 한다는 것은 번뇌 망심을 없애고 마음을 청정하게 닦는 수심(修心)이 아니라, 비본래의 중생심에서 본래 자성청정한 진여본심으로 되돌아가는 발심수행이다. --- p.86~87 유마힐이 말했다. “중생의 무지(無知), 무명(無明)에 의한 어리석음과 번뇌 망념의 애욕 때문에 나의 병이 발생했습니다. 일체중생이 이 병이 있기 때문에 나도 이 병이 든 것입니다. 만약 일체중생이 이 병이 없어지면, 곧 나의 병도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보살은 중생들을 위한 마음으로 생사에 윤회하며, 생사에 윤회하면 곧 이 병이 있습니다. 만약 중생이 이 병에서 벗어나게 되면, 보살도 역시 이 병이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어떤 장자의 집에 오직 한 아들이 있는데, 그 아들에게 병이 생기면 그의 부모 역시 병이 발생하고, 그 아들의 병이 나으면 부모의 병도 낫는 것과 같다. 보살도 이와 같이 모든 중생들을 아들처럼 사랑한다. 중생들이 병이 들면 곧 보살도 병이 들고, 중생들의 병이 나으면 보살도 병이 낫는다. --- p.301~302 그때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질문했다. “보살은 어떻게 수행해야 불도(佛道)를 깨달아 통달할 수 있습니까?” 유마힐이 말했다. “만약 보살이 일반의 상식(非常)을 초월한 비도행(非道行)을 실천하면 불도(佛道)를 깨달아 통달할 수 있습니다.” 문수사리가 또 질문했다. “보살은 어떻게 일반적인 상식을 초월한 비도행의 불도를 실천해야 합니까?” 여기서 ‘비도’를 행한다는 것은 악행이나 계율 파괴를 긍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중생이 살아가는 현실 속으로 들어가되 그 현실에 물들지 않고, 번뇌 속에 있으면서도 청정함을 잃지 않는 보살의 무애와 방편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법문이다. --- p.449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질문했다. “우리들은 모두 각자 불이법문에 대하여 설했습니다. 이제 그대 유마 거사가 불이법문에 대하여 설법해보시오. 어떻게 해야 보살이 불이법문을 깨달아 체득할 수 있습니까?” 그때 유마힐은 침묵하며(黙然) 말이 없었다. 문수사리가 찬탄하며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일체의 언어 문자와 언설의 말(語言)이 없는 경지, 이것이 진실로 불이법문을 깨달아 체득하는 것입니다.” 문수보살이 유마 거사에게 불이법문을 깨달아 체득하는 질문과 유마 거사가 묵연히 말없이 침묵한 일단의 대화는 『유마경』의 압권(壓卷)이 되는 중요법문이라고 하겠다. 불법의 근본은 언어 문자로 설명할 수도 없고 마음으로 사량 분별해서도 알 수 없는 불립문자의 경지를 침묵하며 온몸으로 여실하게 실행하여 개시한 것이다. --- p.5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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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한 『유마경』을 원문·교학·선의 관점에서 풀어낸 성본 스님의 역작
이번 『유마경 강설』의 중요한 가치는 바로 이러한 난해함과 위험성을 피해 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성본 스님은 오랜 불교학 연구와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전 원문을 면밀하게 읽으면서 각 품의 구조와 사상적 흐름을 체계적으로 밝힌다. 단순히 문장을 번역하고 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空)·불이(不二)·중도·보살행을 비롯한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이 각각의 경문 속에서 어떤 의미로 작동하는지 세밀하게 짚어 준다. 특히 『유마경』 특유의 역설과 파격적인 표현을 선(禪)의 입장에서 함께 조명함으로써 문자에 매이면 놓치기 쉬운 경전의 본뜻을 드러낸다. 교학과 선, 경전의 이해와 실제 수행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 속에서 해설한다는 점은 성본 스님 강설의 중요한 특징이다. 『유마경』은 몇몇 유명한 구절을 읽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경전이 아니다. 경전 전체를 관통하는 사상적 구조와 대승불교의 교학, 그리고 선의 역설적 언어를 함께 읽어야 유마거사가 던지는 파격적인 언어의 진의를 만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성본 스님의 『유마경 강설』은 오늘날 『유마경』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는 독자에게 보기 드문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강설서라 할 만하다. 『유마경』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정확한 길잡이가 되고, 이미 여러 차례 읽은 수행자와 연구자에게는 익숙했던 경문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깊이 있는 안내서가 될 것이다. 반드시 읽어야 할 부록 「대승경전과 공(空)의 실천」 이 책에서 특별히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글은 책 말미에 수록된 「대승경전과 공(空)의 실천」이다. 공(空)은 대승불교의 핵심 사상이지만 동시에 가장 많이 오해되어 온 개념 가운데 하나다. 공을 단순히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주의로 이해하거나, 모든 것이 공하므로 선악도 계율도 필요 없고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고 받아들인다면 대승불교의 본뜻과 정반대의 길로 가게 된다. 성본 스님은 이 글에서 대승경전이 말하는 공이 무엇이며, 공의 지혜가 실제 수행과 삶에서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밝힌다. 특히 『유마경』의 불이사상과 ‘행어비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함께 읽어야 할 글이다. 『유마경』이 말하는 깨달음은 세상을 버리고 다른 세계로 떠나는 것이 아니다. 번뇌가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번뇌에 물들지 않고, 중생이 살아가는 현실 속으로 들어가면서도 그 현실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다. 번뇌와 깨달음, 세간과 출세간, 수행과 일상이 둘이 아니라는 『유마경』의 세계. 성본 스님의 『유마경 강설』은 그 깊고도 파격적인 언어를 오독하지 않고, 대승불교와 선의 본래 정신으로 들어가게 하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안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