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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이야기
1. 진국인 아이 2. 루베르 의상실 3. 신기한 와펜 그해 루베르 : 잃어버린 이름 4. 촌스러움의 대명사 그해 루베르 : 유일한 희망 5. 유행에 빠른 아이 그해 루베르 : 탄생 예언 6. 훼방꾼 그해 루베르 : 어두운 마음의 소리 7. 다시 만난 스승과 제자 뒷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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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년 전. 여학당에 처음 온 아이가 물었다.
“네 이름은 뭐니?” “내 이름은 루베르야. 존, 마이클, 바이올렛처럼.” 이제 막 아홉 살이 된 루베르가 당당하게 말했다. 루베르는 다섯 살 때부터 자신을 ‘루베르’라고 불렀다. --- p.6 “아니 대체 깍두기를 왜 국에 넣냐고. 으, 나였으면 비명 질렀다. 꺄악!” 앞서 걸어가고 있던 같은 반 채히가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채희와 팔짱 낀 소담이가 못 말린다는 듯 웃었다. 진국이는 한숨을 내쉬며 채희에게 성큼 다가갔다. 분명 자신이 잘못한 게 맞다고, 곧 사과할 거라고 설명하려고 했다. 그런데 조심스럽게 들려온 소담이 말에 걸음을 늦췄다. “근데 진국이 진짜 착하긴 한데, 좀…… 촌스럽지 않아? 하는 말이나 행동이나. 어쩔 땐 꼭 우리 할아버지 같아.” --- p.20 “갈색 점프 슈트? 이 옷은 마음에 들기는 한데……, 나한테 어울릴까? 그러니까 내 말은, 이런 스타일은 안 촌스러워?” 진국이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서 네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건 그 옷이잖아. 안 그래? 그리고 걱정 안 해도 돼. 그 옷을 입기만 하면 넌 네가 원하는 스타일로 바뀔 수 있을 거야. 옷 잘 입는 아이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 p.34 루베르가 보석에 글리는 것인지 보석이 루베르를 끌어당기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보석을 바라보는 루베르의 눈이 점점 보석을 닮아 가는 건 분명해 보였다. 끓어오르는 욕망을 차갑게 굳혀 더 맹렬하고 강인하게 만들 듯, 루베르는 그 어느 때보다 확신에 찬 얼굴로 보석을 집어 들었다. 그 순간 루베르는 가슴을 쥐어뜯으며 비명을 질렀다. --- p.80 태율이가 달려와 비틀거리는 진국이를 붙잡았다. “진국아! 괜찮아?” “아, 으응. 고마워, 태율아.” “이런 걸로 고맙단 소리 들으니까 민망한데?” “응?” “진국이 넌 친구들 일이라면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도와주잖아.” ‘내가……?’ 태율이가 교실로 들어가고, 진국이 눈에선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잊고 지낸 자신의 모습이 언뜻 머릿속에 스쳤다. 태율이 덕분에 마음에 드리운 비구름이 조금은 걷힌 듯했다. 진국이는 할 수 있는 한 빠른 걸음으로 나아갔다. “선생님, 저 좀 도와주세요.” --- p.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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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진국이는 공룡을 좋아하고, 다리가 불편한 형 진성이를 살뜰히 챙기는 다정한 남자아이다. 하지만 어느 날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착하긴 한데 좀 촌스럽고 할아버지 같다’라는 말을 듣고 난 뒤부터 자신의 말투와 옷차림이 자꾸만 신경 쓰인다. 인기 많은 반장 태율이처럼 멋진 모습으로 바뀌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 시작한 그날 밤, 진국이 앞에 신비로운 루베르 의상실의 문이 열린다.
의상실의 주인 루베르가 진국이에게 건넨 것은 고고학자가 입을 법한 짙은 갈색 점프 슈트. 와펜에 원하는 스타일을 그려 올리면 머리부터 옷차림, 분위기까지 그 스타일로 바뀐다는데……. 정말로 점프 슈트를 입자 순식간에 스타일이 바뀌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날부터 진국이는 반 친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국이의 다정했던 모습들은 하나씩 사라진다. 과연 진국이는 이 점프 슈트를 계속 입어도 괜찮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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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는 순간,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되는 옷.
그러나, 인기를 얻을수록 진짜 내 모습이 지워진다?! 남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닌 ‘내 모습’을 지키는 법 루베르가 건넨 점프 슈트에는 놀라운 능력이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종이에 그려 점프 슈트에 달린 빈 와펜에 올려 두기만 하면, 순식간에 그림 속 스타일로 모습이 바뀌는 것! 진국이의 달라진 모습에 아이들의 시선도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옷을 갈아입듯 매일매일 스타일을 바꾸며 인기 있는 아이가 된 진국이. 하지만 그럴수록 진국이의 점프 슈트는 점점 원래의 색을 잃고 배추흰나비의 번데기처럼 딱딱하게 굳어 가고, 옷을 반복해서 입고 벗을수록 다정하고 상냥했던 진국이의 모습 역시 조금씩 사라진다. 공룡을 좋아하는 것도, 빨간색을 좋아하는 것도, 친구와 형을 먼저 생각하는 다정한 마음은 어느새 희미해지고, 대신 인기 있는 친구처럼 말하고 입고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진국이. 처음에는 옷차림만 바꾸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어느새 진국이는 다른 사람의 기준과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평가하며,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아이로 바뀌고 만다. 에스엔에스(SNS)에서 인기몰이 중인 디저트, 최신 기종의 휴대 전화, 모르면 소외될 것 같은 인기 게임 등…… 유행과 평가에 끊임없이 노출되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진국이의 모습은 결코 낯설지 않을 것이다. 『밤의 옷장 루베르 의상실 3. 인기를 갈아입는 옷』은 ‘다른 사람에게 더 멋져 보이고 싶다, 인기 있고 싶다’는 어린이들의 자연스러운 마음에서 출발해, 타인의 시선에 무작정 자기 자신을 맞추려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단순히 ‘유행을 좇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남의 시선에 나를 계속 끼워 맞추다 보면 정작 자신이 좋아했던 것과 나를 나답게 만들어 주었던 소중한 마음까지 놓칠 수 있다는 사실을 진국이의 변화를 통해 전하고 있다. 진국이와 처음 만났을 때, 루베르는 “넌 좀 벗을 필요가 있겠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야기가 흐를수록, 이 말은 루베르의 의도와는 다른 의미를 품게 된다. 진국이가 끝내 벗어야 하는 것은 점프 슈트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관심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갈아입었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친구를 돕고 형 진성이를 아끼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사랑할 줄 알았던 진짜 진국인 아이, 진국이는 과연 남들의 시선으로 덧입었던 모습을 벗어 던지고 다시 ‘진짜 나’를 마주할 수 있을까? 딱딱한 허물처럼 굳어 가는 점프 슈트 앞에서, 진국이가 내리는 마지막 선택이 더 기대가 되는 이유다. ♥ 마침내 드러나는 루베르의 백여 년 전 과거! 왜 루베르는 아이들의 ‘어두운 마음’을 모으는 걸까? 이번 『밤의 옷장 루베르 의상실 3. 인기를 갈아입는 옷』에서는 진국이의 이야기와 함께,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 있던 루베르의 과거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 루베르가 오래 묻어 둔 어릴 적 기억은 자신의 원래 모습을 잃어 가는 진국이의 시점과 묘하게 교차한다. 103년 전 일제 강점기의 조선. 부모 없이 학당에서 살아가던 어린 루베르는 선교사 바이올렛에게 재봉틀 다루는 법을 배우며 처음으로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어른을 만난다. 하지만 이후 욕심 많은 여관 주인의 양녀로 들어가면서 루베르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여관에서 고되게 일하며 가장 믿고 의지했던 사람에게 크게 실망한 루베르는 진짜 자신답게 살기 위해 여관을 탈출하려다, 그 과정에서 어두운 예언의 존재와 마주한 것이다. 1권과 2권에서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등장해 아이들을 의상실에 불러들이던 루베르가 왜 어린이들의 욕망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마음이 어두워지는 순간을 왜 그토록 기다렸는지에 대한 이유가 비로소 이번 3권에서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루베르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진국이의 점프 슈트와 함께 과거의 한 인물이 다시 루베르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랫동안 멈춰 있던 루베르의 시간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백여 년 동안 묻어 두었던 과거와 마주한 루베르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밤의 옷장 루베르 의상실〉 시리즈의 이야기는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 소망을 이루어 주는 옷에서, 그 ‘대가’를 묻는 이야기로 더욱 확장되는 동화, 〈밤의 옷장 루베르 의상실〉 시리즈 〈밤의 옷장 루베르 의상실〉은 어린이들의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소망과 욕망을 ‘옷’이라는 소재로 풀어 낸 판타지 시리즈다. 앞선 2권에서는 비교의 잣대 속에서 상대의 장점을 빼앗고 싶어 하는 쌍둥이 자매를 통해 타인의 시선이 자존감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 주었다면, 이번 『3. 인기를 갈아입는 옷』에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겉보기에 멋진 아이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현실이 되면서, 이를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반 친구들의 관심을 얻을수록 오히려 자신의 좋은 모습을 잃어 가는 진국과, 타인의 검은 마음을 모으며 100년 넘게 자신의 저주에서 벗어나려 한 루베르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면서, ‘욕망을 이루는 일’과 ‘나를 온전히 지키는 일’ 사이의 갈등을 더욱 깊이 있게 보여 준다. 특히 이번 3권에서는 루베르의 과거와 저주의 기원이 본격적으로 밝혀지면서 각 권의 주인공인 어린이의 에피소드와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루베르의 큰 이야기가 처음으로 맞물린다. 〈밤의 옷장 루베르 의상실〉 시리즈를 읽어 온 독자에게는 루베르라는 인물을 더 깊이 있게 알게 되는 중요한 전환점이자, 이 시리즈를 처음 만나는 독자에게는 ‘원하는 소망을 이루어 주는 옷’이라는 매혹적인 설정과 함께 미스터리한 서사를 즐길 수 있는 권차가 될 것이다. 『밤의 옷장 루베르 의상실 3. 인기를 갈아입는 옷』은 유행과 인기 속에서 쉽게 흔들리는 어린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눈에 멋진 모습보다 먼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벗어야 할 허물과 끝까지 지켜야 할 ‘나다운 모습’을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하는, 이 시리즈에서 가장 깊고도 위험한 세 번째 옷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