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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변수
12. 전환 13. 약속 14. 조우 15. 경계 16. 편지 외전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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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실례.” 집사의 등 뒤로 나타나 문가에 삐딱하게 기대어 서서 가볍게 문을 두드리는 레이놀드 공자의 모습에 나는 경악 어린 얼굴을 했다. 오라버니 역시 조금 놀란 듯 무표정한 눈동자 위로 당황스러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쫓겨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체 그가 어떻게 여기에? 무척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그의 등장에 반가움을 느끼기에 앞서 황당함이 먼저였다. 예고도 없이 불쑥 눈앞에 나타난 레이놀드 공자를 바라보며 나는 멍청하게 두 눈만 끔뻑였다. 그런 나와 달리 그는 여유가 흘러넘치는 은빛 눈동자로 오라버니를 응시하며 빙긋 웃어 보였다. “내 개인적인 공간에까지 들어와도 좋다고 허락한 적은 없소만. 꽤나 무례하군, 크로시안 공자.” 말없이 레이놀드 공자를 노려보던 프리드 오라버니가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말했다. “게다가 지금은 객으로 방문하기엔 너무 늦은 시각이라 생각되지 않는지 묻고 싶군.”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다 움츠러들 정도로 레이놀드 공자를 향한 오라버니와 눈빛은 지독히도 차갑고 적대적이었으나, 당사자인 그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듯했다. “늦은 방문이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오늘 오후 늦게야 겨우 외출 허락이 떨어졌거든요.” 레이놀드 공자는 문에 기대어 서 있던 몸을 바로 세워 뚜벅뚜벅 우리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오더니, 약간의 거리를 남기고 멈춰 서서 미소 지었다. 눈곱만큼도 사죄의 기색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얼굴로, 죄송하다 말하며. “나의 리윤이 아카데미로 돌아오질 않으니, 제가 만나러 올 수밖에요.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 그러고는 그가 스윽 시선을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그 시선이 마치 왜 빨리 아카데미로 돌아오지 않았느냐며 질책하는 듯해 잘못한 것도 없는데 괜히 움찔해버렸다. 나도 모르게 방어 본능이 생겨나 오라버니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오라버니의 옷자락을 살짝 움켜잡았다. 그러자 또 무엇이 그리 기분이 나쁜 건지 레이놀드 공자의 눈동자가 돌연 미소를 지운 채 서늘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나의 리윤?” 적절한 때에 오라버니의 못마땅한 음성이 끼어들었다. 덕분에 레이놀드 공자의 뜻 모를 눈빛 공격에서 벗어난 나는 때 이른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크로시안 공자는 왠지 호칭이 너무 딱딱하지 않습니까?” 그건 정말 너무도 성급한 안도였으며, 폭풍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걸 깨닫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레이놀드 공자는 프리드 오라버니를 향해 웃고 있었다. 아주 즐거운 듯이. 그러나 그 미소 너머에 자기 것을 되찾으려는 맹수의 사나운 본능이 들끓고 있다는 것을 당시의 나는 몰랐다. 그때의 난 그저 폭풍전야의 기운이 흐르는 두 사람 사이에서 불안해하며 자그마한 소망 하나를 품고 있었을 뿐이니까. 나는 이 대화에서 빠지고 싶다는 아주 작고 절실한 소망을. “편하게 매제라고 불러주십시오.” 선전포고를 하듯 그가 프리드 오라버니를 향해 말했다. “처남.” 특히나 마지막 단어에 힘을 주면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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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윤, 진정하고 내 말 잘 들어. 진짜라니까? 내가 누구보다 저런 타입을 잘 알아. 저 남자도 아마 조금만 지나면 정신 차리고, 다시 예쁘고 쭉쭉 빵빵한 여자들 찾아갈걸? 이건 진짜 내 전 재산을 걸고 확신해. 신께 맹세도 할 수 있어.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지, 리윤? 이 오라버니가 다 널 걱정해서 하는 말이야.”
진심을 다해 청혼해온 레이놀드를 속이고 있는 리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정체불명의 남자. 그는 리윤의 외모를 헐뜯고 비난하면서 조각 같은 외모의 크로시안 공자가 청혼한 대상이라는 것을 믿지 못한다. 그렇게 속을 긁는 남자 앞에서 리윤은 잠시 썼던 가면을 내려놓는데……. 리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초조함을 억누르는 레이놀드 크로시안. 자신의 마음이 낯선 곳으로 흐르는 듯 해 혼란을 느끼는 카인 바투샤. 리윤이 무언가를 감추었다는 걸 알게 된 오라버니 프리드 아딘미르. 그리고, 리윤을 선택한 오라버니를 믿지 못하는 멜리사 크로시안. 리윤을 둘러싼 주변인들은 제각각의 사연을 품고 리윤을 주시한다. 점점 더 깊어지는 『아딘미르의 가시꽃』 3권. 많이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