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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1. 출산준비물―소비자 육아의 진화 2.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생아를 만나요 3. 산후조리―산모 돌보기 4. 모두가 한 팀―아빠, 할아버지, 할머니의 육아와 공동육아 5. 뭘 주면 좋을까―아기를 맞이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 6. 편안하게 안아줘요―아기 옷 입히기의 역사 7. 그럼 시작해볼까―처음 젖을 먹일 때 8. 수유에도 요령이―수유의 노하우 9. 수많은 젖병들―대리수유, 분유수유, 젖떼기 10. 아기 돌보기―목욕, 옷 갈아입히기, 기저귀 갈기 11. 작은 눈물방울―울음에 관한 모든 것 12. 아기의 잠―세계의 아기들은 어떻게 잘까 13. 물질보다 마음이―아픈 아기에 대한 주술의 의미 14. 인간적인 치유―아기 상태를 호전시키는 실질적인 기술 15. 행복한 말하기―아기의 옹알이 16. 아기가 자라요―독립을 향해서 <한국의 창> 옛날 옛적 우리 아기들을 키운 내력은(정대련)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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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기를 울타리 안에서 지내게끔 한 것은 매우 잔혹한 업적이다. 아기는 도저히 울타리 침대에 적응하지 못한다. 오히려 옮겨져 다니고픈 욕구가 점점 더 뚜렷해질 뿐이다. 흔들거나 노리개젖꼭지를 주어서 달래는 행위는 엄마와 아기가 신체적으로 좀 더 가까이 연관되었던 시절에 대한 회상이다.”(전 라이프치히대학교 소아과과장 알브레히트 파이퍼)
아기용품에 끌리기 시작하면 새로운 선택에 맞닥뜨리게 된다. 천년을 이어온 육아법이 베이비 바운서나 아기침대를 처음 보면서 바뀌는 것이다. 선택은 거꾸로 자기 의심을 불러온다. 서구의 부모들이 지난 백년의 경험에서 배웠듯이, 이런 의심의 해독제는 돈을 더 많이 쓰는 것이다. 결국 방 하나 가득 플라스틱 장난감을 채워넣고 문간에 안전 울타리를 장치한 부모가 ‘최고의’ 부모가 된다.(제1장, 출산준비물) 동남아시아 라오스의 먀오족은 태반을 ‘윗도리’라고 부른다. 인간이 걸치는 첫 번째이자 가장 좋은 옷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삶의 여행을 거슬러 윗도리를 묻은 지점까지 간다고 한다. 그리고 이 소중한 보호복을 입고서 숱한 모험을 거친 뒤, 하늘 너머로 가서 그 조상들과 만난다는 것이다. 그 영혼은 언젠가 다시 아기로 태어난다. 때문에 미국에 이민한 먀오족 부모들은 의사들이 태반을 버릴 때 알 수 없는 가슴통증을 느낀다고 한다. 의사들은 태반에 담긴 중대한 영적 의미를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먀오족 엄마들에겐 감히 태반을 내다버린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다.(2장-아기가 태어났어요) 예를 들어 네팔의 시골에서는 공동체의 모든 성원들이 돌아가면서 임신한 여인에게 날마다 마사지를 해준다. 인도 전역에서는 소녀들이 어릴 때부터 마사지를 배워서 엄마 등 가족들에게 종종 마사지를 해준다./ 산모의 건강과 회복을 위해 정성을 쏟는 문화에서는 산후 마사지가 가장 확실한 처방이다. 말레이에선 산후 사흘 동안 마을 산파가 엄마에게 한 시간씩 하루 세 번 마사지를 해주는데, 젖이 잘 나오도록 하기 위해 가슴 부위에 특히 신경을 쓴다. 말레이 여자가 출산 후 3주 동안 받는 마사지는 놀랍게도 모두 스무 차례나 된다고 한다. 산후우울증의 간단한 예방법으로는, 아기를 계속 품에 안고 지내는 것이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아기에게 일찍 수유를 할 수 있었던 엄마들은 산후에 기분이 더 좋았다”고 한다./ 모유수유가 산후우울증을 완화시키는 이유는 호르몬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아기가 젖을 많이 빨수록 엄마를 뿌듯하게 해주는 호르몬인 옥시토신 수치가 높아진다. 우리가 보아왔듯, 전체적인 출산 후의 장면은 퍼즐 조각으로 그림을 맞추는 것과 같다. 호르몬을 따져도, 엄마는 아기를 안고 아기와 붙어 있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또 아기는 신체로나 감정으로나, 엄마에게 반응하고 엄마를 흥분시키도록 만들어졌다.(3장, 산후조리) 전통문화에서는 아이와의 지속적인 접촉이 좋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언젠가 동생이 태어나면 그 강한 신체적 관계가 끊어지기는 하겠지만, 이들은 영원한 유대감이 만들어졌음을 알고 있다. 영아기의 접촉은 평생의 내적 안정감을 키워준다. 아기를 안는 것은 무조건적 사랑을 전달하는 지극히 물리적인 방법이다. 서구의 많은 부모들은 아기를 데리고 나갈 생각만 해도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주렁주렁 짐을 들고 프라이버시는 처참히 망가지고, 허리는 끊어질 듯 아프고 우리의 생활은 아기가 다 접수해버린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아기 끼고 다니기(baby-wearing)의 실상은 중노동과는 정반대이다. 아기가 생후 9주가 되면 생후 9일 때보다 한결 부담 없이 느껴진다. 아기는 얌전한 관찰자가 되어, 실제로 간섭하는 일 없이 보거나 졸고, 또는 먹으면서 만족할 줄 안다.(6장, 편안하게 앉아줘요) 육아에서 현대의 지식이 고대의 지혜를 자신 있게 능가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초유이다. 언제든 새로운 지혜가 창조되어 오랜 지혜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다행이다. 초유를 바라보는 문화간의 긍정적인 믿음이야말로 육아의 지혜가 새 천년의 개정판에서 눈부시게 펼쳐 보일 승리의 한 장일 것이다.(7장, 그럼 시작해볼까) 가장 거추장스러운 장애물이 현대의 브래지어다. 수유용 브래지어는 후크와 단춧구멍, 방심하면 물리는 못 믿을 지퍼로 악명이 높으며, 수유를 무슨 금고털이 같은 일로 만들어버린다. 의료인류학자인 시드니 싱어는 여자가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문화에서만 유방암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예언자 마호메트는 언행록인 하디스에서, 엄마가 한 모금의 젖을 빨리는 횟수만큼 심판의 날에 보상받게 된다고 장담한다. 나아가, 10세기 코란 학자인 앗 타바리는 아기를 걱정해 밤에 깨어 있는 여자는 신의 이름으로 노예 70명을 해방시킨 자만큼 보상받으리라고 선언했다.(사진작가 파멜라 크리민스, 모로코에서 젖먹이 어마를 관찰하며)/얼마나 멋진 생각인가, 젖이 천국에서 영광을 안겨줄 선행이라니. 이슬람교의 율법은 수유 시간이나 밤중의 수유에 관해서 절대 인색하게 제한하지 않는다. 그 반대이다. 마호메트는 엄마의 젖 한 방울 한 방울이 영광을 더해줄 거라고 약속한다. 수유시간표란 특히나 서구적인 강박관념이다.(8장, 수유에도 요령이) 최근의 보고들을 보면 이 다국적 기업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모양이다. 그 예로 1992년 팔리스사는 영국의 병원을 대상으로, 병원에서 아기에게 오스터밀크를 먹이면 아기 한 명당 18파운드를, 그리고 퇴원하기 전 모든 엄마들에게 그 제품을 사용하도록 설득시키면 24,000파운드를 일괄 지불하겠다고 제안했다. 1998년에 방글라데시와 타이, 남아프리카, 폴란드 등 몇몇 국가의 여성 3,000명에게 실시했던 한 조사를 보면, 병원의 50퍼센트가 여전히 조제분유 샘플을 무료로 받고 있었으며 병원 종사자의 20퍼센트는 이들 분유회사들로부터 공짜 선물을 받았다고 한다. 이 모든 상업적 노력의 결과, 오늘날 전 세계 대다수의 아기들이 화학적으로 변형시킨 소젖을 먹고 있다. 1920년대에는 조제유의 품질이 크게 향상되어 서구에서는 당장 눈에 보이는 해가 없이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여도 될 수준에 이르렀다. 깨끗한 우유생산을 위한 클린 밀크(Clean milk) 캠페인과 저온살균법(pasteuriation)은 인공수유의 위생 위기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분유는, 모유수유를 했다면 구할 수 있었을 수많은 아기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9장, 수많은 젖병들) 일회용 기저귀가 간편한 만큼 처분도 간편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국과 미국 아기들의 엉덩이를 덮어주기 위해서 해마다 3백만 그루의 나무들이 베어져 나간다.(아기 한 명당 일 년에 다섯 그루인 셈이다). 영국의 부모들은 날마다 9백만 개의 기저귀를 버리면서, 온실 가스를 보태주는 메탄을 뿜으며 앞으로 5백 년 동안은 썩지 않을 쓰레기 더미를 만들어낸다. 북아메리카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오랜 삼림지가 우리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파괴되는 일이 없었다면, 보송보송한 펄프 밑 초강력 흡수 젤의 독성을 시험하기 위해 많은 동물이 희생되지 않았다면 또 얼마나 좋았을까.(10장, 아기 돌보기) 말할 것 없이, 아기는 자기 욕구를 알리기 위해 우는 것이다. 여러분의 육아법을 나무라거나 심판하려고 우는 게 아니다. 그저 인간적인 반응을 요구하면서 목소리를 울릴 뿐이다./ 데즈먼드 모리스는 예를 들어, 아기가 혼자 몸을 흔드는 것은 애정 어린 접촉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뜻이며, “모든 게 양호하지 않다는 신호로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11장, 작은 눈물방울) 우리가 자는 곳이 우리의 소속감을 바꾼다./ 같이자기란 실로 아기를 보호하는 행위이다./ 같이 자는 아기들은 덜 울고 더 많이 잔다./ 혼자 자는 아기들은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복잡한 의식을 거친다고 한다. 이것은 부모들이 알게 모르게 발전시킨 일종의 보상행위이다. 이런 부모들과 세계 나머지 대부분의 부모들과의 차이점은 하나뿐이다. 다른 부모들은 처음부터 같이 잔다는 것이다. 매일 밤 그들은, 밤새도록 아기가 울거나 아이가 걸어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같이 잔다. 물론 그들은 그것을 ‘같이자기’라는 기술적 용어로 부르지 않는다. 그건 그냥 자는 것이다. 밤에 아기를 데리고 자는 것, 그것이 수천 년을 이어온 당연한 관습인 이상, 기술적인 용어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12장, 아기의 잠) “엄마의 키스와 다정한 포옹, 둘 중 하나만도 상당한 치유력이 있으며, 이와 같은 절대적인 믿음과 신앙의 힘은 종종 통증을 억누를 만큼 강하다.”(병원 목사이자 작가 노먼 오턴) 서양 부모들은 아기가 아프면 의사나 의료 전문가에게 권한을 넘겨버린다. 아기는 분명 우리를 필요로 하지만, 우리는 심한 무기력감에 빠져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통문화의 부모들은 아기의 건강이 위태로운 순간에,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곤 한다. 그들은 위대한 용기와 임기응변을 끌어낸다. 초자연적인 진단과 치유법을 믿기 때문이다.(13장, 물질보다 마음이) 옛날 같으면 오랫동안 엄마의 관심을 붙잡아두었을 증상들은 진통제와 항생제로 억누르거나 바꾸어버린다. “그냥 하루 종일 내 딸과 같이 있었다. 정말이지 내가 한 일은 그게 전부다. 녹초가 되고 신경이 곤두섰지만 그러면서도 차분하고 안정된 느낌이다. 병을 앓는 내 아기를 돌본다는 것, 중요한 업무를 모두 털어버리고, 아이가 건강을 되찾도록 그 조그만 몸을 어르고 구슬리는 것은 일종의 영적 경험이다.”(캘리포니아의 작가 겸 엄마 발레리 슐츠) 피부접촉은 병든 신체가 안정을 되찾게 도와준다. 고른 숨을 쉬도록 촉진하고 신경을 안정시킨다. 수유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아기는 완벽한 환자식으로 기운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다정한 보살핌을 받은 기억이 유년기 경험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여 장기적으로도 이롭게 작용한다. 세상과 담을 쌓은 채 엄마의 품속에서 보낸 나날들. 그것은 우리들이 간직한 가장 소중한 기억일 것이다.(14장, 인간적인 치유)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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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고민하지 말자, 세상에 아기 키우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세계가 옛날보다 좁아진 지금, 우리는 모든 문화에서 최고의 것을 취해 우리의 삶에 적용할 수 있다.” 현대의 수많은 이론들, 육아의 질, 고지방 식단의 가치, 체벌의 효과 등 이론이야 어떻게 전개되든, 비난의 화살은 대개 부모들한테 돌아온다. 확실히 우리는 훌륭한 훈련기술을 잃어버린 것 같다. 밤에는 아기들한테 지나치게 옷을 껴입히고 낮에는 덜 입힌다. 슈퍼마켓에서는 아이 엉덩이를 때리고 소리를 지른다. 너무 자주 젖을 먹이는가 하면 아예 젖을 물리지 않기도 한다. 직장에 나가기 위해서 아이들을 방치하면서도, 나가 놀지는 못하게 한다.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주면서도 충분한 자유를 주지 않는다. 한마디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으며, 사회는 우리 손에 아이들이 맡겨져 있다는 사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이 책은 현대를 살면서 아이를 키워야 하는 모든 부모들을 위한 육아서인 동시에, 출산과 육아에 대한 문화인류학적 보고서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아이 낳고 키우는 모든 이에게 동서고금의 지혜와 정보와 함께 위안과 격려를 보내주는 책이라는 데 있다. 아침부터 아이를 안고 시댁으로, 친정으로, 보모에게, 혹은 어린이집으로 뛰어야 하는 우리로선 육아가 마치 전쟁 같다. 옛날에도 이랬을까?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저자는 우리의 어깨를 토닥여준다. “혼자 고민하지 마, 세상에 아기 키우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아!” 핵가족 시대의 부모들에게 육아란 수행과도 같다. 또 아무리 첨단 문명시대에 산다 해도 아기 키우기는 기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문명이 끝 간 데 없이 발전한다 해도 여전히 아기 키우기는 사람의 직접적인 손길이 꼭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의 굴레 속에 살고 있다. 또한 끝없는 선택의 기로에서 어쩔 수 없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정보는 많고, 근본적인 잣대를 세우기엔 철학이 빈곤하다. 돌이켜보면 마냥 헤맸다는 느낌뿐, 우리가 과연 잘 해냈나, 잘 하고 있나 하는 회의만 밀려온다. 지은이 데보라 잭슨은 이렇게 좌충우돌하는 우리를 위로한다. 우리는 출산이라는 생물학적 사건을 통해 부모라는 지구촌 공동체와 연결되며, 인류는 지금껏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를 낳고 키웠으며 좀 더 나은 아기 키우기를 위해 고군분투해왔다고. 그리고 그는 세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채집하여 들려줌으로써 우리에게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조용히 잡아끈다. 세상 어디에도 올바른 방법은 없으며, 완벽히 잘못된 방법도 없다는 것, 그러니 느긋한 마음으로 세계의 관점을 접하다 보면 우리가 잃어버렸다고 걱정하던 육아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를 따라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신만의 육아관, 그 기준을 찾게 될 것이다. 아니,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미 나만의 육아관이 자신의 마음속에 편안히 자리잡고 있는 뿌듯한 광경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들 어떻고 좀 미숙하면 어떠리, 아기가 나를 믿고 사랑하는데.”(옮긴이의 말에서) * 이 책의 특징 1) 육아에 관한 주제별 문화인류학 백과사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드는 느낌은 ‘주제별 육아인류학 백과사전’ 같다고나 할까. 아프리카 열대우림부터 북극까지, 영국,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모든 대륙 다종다양한 사람들의 육아법이 아기의 발달에 맞추어 주제별로 소개된다. 인류학자, 조사원들의 생생한 관찰기록들, 마치 오지민족 다큐멘터리를 보듯이 소개되는 이색적인 관습들은 아기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무척 흥미로울 것이다. 또한 그것들은 출산과 육아를 둘러싼 그 문화의 믿음체계를 바탕으로 설명되기 때문에 어떤 편견도 없이 그것을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2) 출산에서 첫돌까지,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지혜와 정보의 보고 그렇다고 이 책을 그저 육아의 풍속-민속을 다룬 인류학 책으로 치부하기에는 이 책에 담긴 여전히 무척이나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육아의 지혜들이 안타깝다. 이 책은 수많은 민족의 문화와 관습을 출산준비물부터 출산, 산후조리, 축하의 방식들, 수유, 실제적인 아기 보기, 울음과 잠, 병과 치유, 말배우기, 그리고 성장 등의 주제에 맞추어 소개하고 있다. 서로 다르면서도 또 비슷한 육아관습들은 우리가 아기를 키우면서 겪게 되는 숱한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나가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더욱이 과학적으로 들여다보는 아기들의 행동은 아기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궁금증들을 풀어주고, 슬기롭게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3) 남의 일이 아닌 서구중심적?물질적 육아관에 대한 문명비판서 저자는 서구인이지만, 이 책에서 어떤 편견도 서구중심적인 오만함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서구의 육아문화를 아기가 아닌 어른들의 편의를 위해 아기와 부모의 관계를 왜곡해온 역사라고 비판하면서, 산업화?핵가족화가 진행된 서구사회의 육아문제를 동서고금의 전통적인(그리고 훨씬 영적이고 질적으로 풍요로운) 육아문화를 살피며 풀어나가려 하고 있다. 그리고 첫 장에서부터 일관되는 저자의 문명비판적 시각은 어느새 똑같은 산업화?핵가족화의 환경에서 ‘육아를 가정의 틀에 가둔 채 경험이 부족해서 쩔쩔매는 부모를 모른 체하고,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부모에게 뒤집어씌우는’ 우리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리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역시 산업화, 핵가족화된 사회에서 아기를 키워야 한다. 육아용품들은 서구와 다를 바 없으며, 우리도 그들처럼, 별다른 경험 없이 육아책 몇 권 끼고서 아기 키우기에 돌입하게 된다. 운이 좋다면 노련한 지원군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비록 서구와는 달리, 아기를 많이 안아주고, 같이 데리고 자는 전통은 지키면서도, 전통 자장가나 전래놀이는 잊어버리고 서구식 자장가나 서구에서 수입한 교구에 의지하려 한다. 아이의 상태보다는 어른 체면 때문에 아이를 다그친다. 또 육아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 상술에 휘말리기도 한다. 우리 육아문화의 역사와 배경은 서구의 것과 다를지라도, 현재의 육아환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인다. 그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서구적 육아방법 중에서 아직 우리에게 침투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우리의 육아양상이 좀 더 서구적으로 변화하기 전에, 미리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길 것이다. 길이 아니라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길을 가기 전에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는 있지 않을까.”(옮긴이의 말에서) 4) 한국의 전통 육아문화를 알차게 정리한 정대련 교수의 ‘한국의 창’ 네다섯 군데에 한국의 전통적인 육아방식이 소개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쉬운 부분은 대부분의 외국 책들이 그렇듯, 한국의 예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뿌리와이파리는 이런 번역서에는 되도록 ‘한국의 창’을 두어, 독자들의 궁금증과 의문에 조금이라도 답하려고 애써왔다. 이 책에는, 교육철학을 전공하고 『외할머니의 육아법』을 비롯한 여러 책과 논문을 쓰면서 우리 육아문화의 이론과 현실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동덕여대 아동학과 정대련 교수가 150매에 이르는 ‘옛날 옛적 우리 아기들을 키운 내력은’을 써주었다. 이 글은 태교에서 출산 풍속, 백일잔치, 아기의 섭생, 아기놀이, 옹알이, 돌잔치에 이르는 과정을 개괄하며 우리 선조들이 아기를 뱃속에서부터 얼마나 정성을 다해 키워왔는지를 알차게 정리하고 있다. 지은이의 시각과 같은 맥락에서 우리의 전통적인 육아문화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정신적으로 풍요로웠는지를 되새겨볼 수 있는 훌륭한 글이다. 5) 동생에게 읽히려는 마음으로, 성실하고도 매끄러운 번역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물론 저자 데보라 잭슨의 풍부한 사례와 속 깊은 글에서 나오는 힘이지만, 결국 그것을 수많은 전문가와 전현직(?) 아기엄마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성실하게 매끄러운 우리말로 옮긴 옮긴이 오숙은의 공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정말 동생한테 읽히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임신 중이라 집중이 힘든 예비엄마나 아기 낳고 새 생활에 적응하느라 지친 엄마들, 아빠들이 틈틈이 읽을 수 있도록, 딱딱하고 어려운 부분들을 쉽게 옮기려고 애썼다. 공부하시는 분들이 보기에 못마땅한 부분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아기의 엄마아빠한테 읽히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옮긴이의 말에서) |